2023년 주식시장에서 가치주와 성장주 전망
SUMMARY
- 장단기금리역전이 일어나고 금리 사이클은 고점을 앞둔 현재
-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첫 번째 예방적 금리 인하 때 경제 위기가 발생
- 위험자산을 최대한 줄이고, 달러·미국채·금 등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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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시장을 돌이켜보면 지난 글에서 연방준비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상 금리 고점에 이르게 되었을 때 어떤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줄이면 좋을지 다뤄보았다.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시장의 다양한 매크로 변수를 투자에 적용시킬 때, 정보의 홍수 가운데 앞으로 실전투자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정보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9년의 연준의 기준금리 흐름을 복기해 보고 당시 어떤 투자를 하면 가장 효율적이었는지 생각해 보겠다. 당시 연준 의장도 지금과 같은 제롬 파월이었다. 미국은 2018년 12월에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이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2019년 연준은 7월과 9월, 10월에 연달아 기준금리(baby step, 0.25%)를 인하했다.
당시 2020년부터 미국 경제가 침체될 거라는 전망으로 미국 장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었고, 2018년 12월 3일에는 미국채 5년물과 3개월물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제 위기와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전조로 알려져 있다. 2019년 8월 14일에는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도 역전했다.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는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이다. 시장의 채권수익률 하락 현상은 이미 앞으로 일어날 경기 침체를 예고하고 있었다.
2018년 ~ 2019년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표기한 코스톨라니 달걀 그래프. 각 FOMC 별로 미국 기준금리의 진행 상황을 달걀 그림으로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제 위기의 신호탄? 2019년 7월과 9월에 연준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시행하겠다는 것이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일시적’이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 다시 올릴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2019년 3회의 ‘예방적’ 기준금리 인하를 마친 후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기준금리를 0.50% 내리는 ‘Big Cut’을 단행하며 경제 위기와 경기 침체 구간으로 공식적으로 진입했다.
필자의 경우 2018년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난 직후부터 위험자산 비중을 50% 이하로 줄이고 안전자산(장기 미국채 ETF, TLT)과 금을 꾸준히 모았다. 그러나 2019년 연준이 금리 인상은 일시적이라는 것을 강조했고, 결국 위험자산 비중을 목표치보다 더 줄이진 못했다. 그래도 안전자산이 60%, 금 비중은 15%인 상태서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에 2020년 3월 코로나19 위기로 미국과 국내 주식 시장이 -40% 가까운 괴멸적인 피해를 입는 구간에도 손실 없이 포트폴리오를 지킬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은 2020년부터 시작한 유튜브 영상에 업로드하며 기록한 적이 있다.
어떻게 필자는 거의 모든 투자자가 손해가 났던 2020년 3월 하락장을 피할 수 있었을까? 더불어 2018년 하락장에서도 필자의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수익이 났었다. 이 모든 것은 시장의 소음과 페이크에 속지 않고 가장 중요한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자산 배분하여 위기를 미리 대비했기 때문이다.
시그널을 보내 이제 다시 위의 코스톨라니 달걀 그림으로 돌아가 보자. 2019년 7월로 돌아가 보면 연준이 미국의 기준금리를 더 올리지 못하고 조금씩 내리면서 일시적이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이때 최선의 선택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2019년 말은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2018년의 하락장을 마무리하고 신고가를 향해 가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TQQQ’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곤 미국 주식을 하는 국내 투자자가 많지 않았다. ’(나스닥 1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ETF)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직전에 연준이 예방적으로 금리 인하를 하면 직전 금리 인상기와 금리 고점 시기보다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주식시장은 버블의 마지막 지점을 향해 상승한다. 각종 매체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로 긍정적인 기사가 넘쳐나고 시장에는 수익을 본 투자자가 많아지며 자산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인다.
이 당시로 돌아간다 해도 뉴스와 시장 분위기에 따라 투자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랬던 거처럼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2020년 3월 주식시장의 하락장을 그대로 맞았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2019년 하반기 시장에는 정답이 있었다. 바로 장단기 금리 역전, 연준의 금리 사이클의 위치와 방향이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이렇게 내 자산을 지킬 수 있는 나침반의 신호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소음은 잊어버리고 시장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해야 한다.
시장이 주는 힌트 시장이 보내는 신호는 근본적인 원리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거시적인 변수만 일치한다면 일관된 흐름을 가진다. 2023년은 2019년과 다르게 기준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오르는 ‘인플레이션 금리 사이클’ 안에 있다. 반면, 2019년은 1980년 이후 40년간 지속됐던 기준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내려가는 ‘디플레이션 금리 사이클’ 속에 있었다. 그래서 2023년 시기를 코스톨라니 달걀로 살펴보면 단기적인 기준금리 사이클 내에서 2019년과 상당히 유사하지만, 과거와 비슷한 프렉탈을 가지고 시장이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2023년 이후 금리 사이클에서는 각 사이클마다 기준금리 고점과 저점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각 사이클의 길이가 과거 40년보다 짧을 수 있으며 기준금리 저점이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제로 금리와는 거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점을 제외하고 다시 코스톨라니의 달걀을 보며 현재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겠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위기 이후 주요 FOMC 마다 기준금리의 위치와 방향을 표기한 코스톨라니 달걀 그래프. 현재 우리는 2020년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막바지에 있고 금리고점(A)를 앞두고 있다.
아직 2023년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 지점인 금리 고점(A)에 도달하지 않은 채 2023년 3월 기준 몇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남겨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고점이 어디고 언제까지 얼마나 이어질 건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완화적 스탠스가 예상되면 자산 시장 가격이 오르고, 긴축적 스탠스가 예상되면 자산 시장 가격이 하락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나타내는 물가지수의 진정 여부와 기준금리 인상 횟수 등과 같은 수많은 토론이 시장 참여자에게 유통되고 있다. 경제가 연착륙하냐 경착륙하냐, 아니면 ‘노 랜딩(No-Landing) 하느냐’ 등 의견도 분분하다.
정답은 이미 공개됐다 앞서 보았던 2018년~2019년 시기의 시장의 소음과 소리를 기억하고 2023년을 바라보자. 어떤 소리가 들리는가?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아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이미 일어났고 2023년 3월 현재는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차는 1980년 대 이후 최대로 벌어져 있다.
그리고 2023년 2월 FOMC에서 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되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박은 추세적으로 완화(물가지수의 인상 폭이 줄어드는 것) 되고 있다. 이는 금리 인상의 여력이 얼마 남지 않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2023년 어느 시점에는 금리가 고점(A)에 도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8년 12월 마지막 금리 인상 후 대략 7개월 정도 기준금리 고점을 유지하다가 기준금리를 예방적으로 내린 전력이 있듯이, 이번에도 일정 시간 기준금리 고점을 지속할 것이며 예상되는 시기는 대략적으로 2023년 하반기에서 2024년 상반기가 될 것이다.
이번 2월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로 원화 약세가 일어난 거처럼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이상 올릴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경제 체력이 현재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 벅차다는 것의 방증이기도 하다. 즉, 기준금리는 경제 체력이 최소한 현재 정도로 버텨줘야 유지할 수 있고 앞으로 인하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게 연준이 기준금리를 예방적으로 혹은 일시적으로 내리는 구간이 오면 정말로 경제 위기나 경기 침체가 멀지 않았다고 알 수 있다. 그럼 당연히 최소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첫 번째 예방적 기준금리 인하를 하는 시점에는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최대한 줄이고 경제 위기를 대비하여 달러(현금)나 미국채(안전자산), 금(대체자산)의 비중을 늘려두는 것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2년 사이에 경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는 지금 시점에서 모든 주식을 미리 현금화하고 안전자산을 보유하면 어떻게 될까? 지난 역사는 바로 지금부터 기준금리를 예방적으로 인하하게 되는 순간까지 버블의 마지막 상승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2019년은 2018년의 주식시장 하락 이후 상반기 반등이 일어났다가 조정을 받은 후 하반기에 재차 전 고점을 돌파하며 주가지수가 상승한 해였다. 연준의 기준금리가 경기 침체 우려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전 고점을 향하고 있었다. 2019년 한해 동안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약 22.3%), S&P 500 지수(약 28.9%), 나스닥 지수(약 35.2%) 모두 상승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의 상승세가 강했는데,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주들이 성장을 이끌었다.
2019년 연준의 기준금리의 방향성에 따라 곧이어 경제 위기가 발생함을 알고 있었다 해도 주식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았다면? 2019년의 반등장과 2020년 새해 시작 후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하던 시절 강력한 FOMO로 견디기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FOMO로 뒤늦게 매수하여 고점에 물리는 것보다 불안한 시장에서 조마조마하더라도 위험자산을 모아 가서 수익이 나고 더 이상 여유가 없는 타이밍(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는 구간)에는 이익 실현하거나 비중을 줄이는 방법이 더 탁월했을 것이다. (리스크를 극도로 꺼리는 투자자라면 경제 위기가 터질 때까지 투자를 쉬는 것도 방법이다. FOMO만 피해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INSIGHT 2023년은 미국의 기준금리는 고점을 찾고 유지할 것이다. 그리고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글의 논지를 잘 파악한 독자라면 지금 이 순간 어떤 스탠스로 시장을 바라봐야 하고, 가지고 있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다.
투자는 결국 확률적으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을 기준으로 투자자 각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베팅하는 확률 게임이다. 단순히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만들며 시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는 경험을 스스로 누적한다면 ‘수익’이라는 성공에 좀 더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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