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 투자하기 |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대체자산으로 편입하기
Summary
-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게 된 이유
- 자산 배분 투자시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아무리 커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면 전체 변동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
- 포트폴리오 백테스팅 결과로도 비트코인 5% 편입시 위험 대비 수익률 개선이 매우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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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배분 투자 패러다임 변화 자산 배분 투자는 각 자산들의 상관관계를 이용하여 변동성을 줄이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기하 수익률을 향상시켜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장기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기대 수익률 자체는 위험자산에 올인하는 것보다 줄어들 수 있지만, 위험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해서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는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 패시브 투자를 통해 투자자는 시장에 스트레스 없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고, 결국 시장의 과실을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전통적인 자산 배분 투자는 10% 내외의 CAGR을 거두는 것이 보통이다. 총통화(M2)는 통화량을 측정하는 지표로 협의통화(M1)에 저축성예금을 합한 것이다. 기축통화 달러의 전년 대비 M2 증가량은 평균 5%였다. 그래서 자산 배분 투자를 통해 달러의 통화량 증가로 인한 구매력 하락을 헤징하고도 5% 이내의 추가 수익을 내어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 과거 미국의 닷컴 버블 위기와 금융위기 때 달러의 전년 대비 M2 증가량이 10%까지 증가한 적이 있지만 경제가 정상 궤도일 때는 평균 5% 전후로 유지하였다.
1981년부터 2022년까지 기축통화 달러의 전년 대비 M2(총통화) 증가율 그래프. 달러는 40년 동안 전년 대비 M2 증가율이 평균 5%에서 10%였다. © fred.stlouisfed.org
그러나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가 시행됐다. 2021년 전년 대비 M2 증가량은 25%를 넘어섰고, 과거 경제 위기 구간인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다시 정상화한다고 해도 2020년 이전의 전년 대비 M2 증가량을 다시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연방준비이사회(Fed)가 급하게 유동성을 회수한다고 한들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저항이 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달러의 M2는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한 상태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연준(Fed)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이 시작돼도 높은 수준의 M2가 당분간 유지되어 화폐 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자산 배분 투자자는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를 어떤 식으로 보존해야 할까?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CAGR을 목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걸맞은 자산 배분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자산의 탄생 2020년 비트코인은 가상 자산이라는 하나의 신생 자산군으로 인정받으며 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았다. 2020년 말 국내 대표 가상 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기준 1BTC가 600만 원대로 저점을 찍은 후 3,200만 원까지 5배나 올랐다. 2018년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이 원화 마켓 기준 고점 대비 -80% 하락하며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진 이후 다시 고점을 돌파하자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불러온 것이다.
비트코인은 탈 중앙화된 개인 간 거래(transaction)와 가치 저장(store of value)을 바탕으로 통화의 디지털화라는 거대한 흐름의 주인공이 됐다. 효용성이나 성장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비트코인은 미국의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하나의 신생 자산군(asset class)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저명한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억만장자인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가 2020년 5월 리포트에서 중앙은행의 무분별한 양적완화로 인한 화폐 인플레이션을 헤징(hedging) 하는데 최적인 자산이 비트코인이라고 발표한 것을 전후로 자산군으로서의 비트코인이 재평가됐다.
오늘은 미국의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게 된 투자 논리를 다뤄보려 한다.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을 일정 비중 편입해서 자산 배분하면 포트폴리오의 CAGR(연 복리수익률)과 Sharpe Ratio(위험 대비 수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간단히 살펴보겠다.
비트코인이 자산 배분에 적합한 이유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다스리면 기하평균 수익률이 올라가서 장기투자에 유리하다고 했다. 요점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이 아무리 커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A라는 자산의 CAGR이 200%이고 MDD(최대 손실 폭)가 -80%라면 A 자산을 총자산의 100%로 편입할 경우 전체 포트폴리오의 MDD는 -80%로 극단적으로 높을 것이다.
그런데 A 자산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50% 비중만 편입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보유하면 A 자산이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어림잡아 (CAGR는 100%, MDD는 -40%로) 절반으로 줄어든다. 포트폴리오 비중의 10%만 편입하고 90%는 현금으로 보유하면 포트폴리오의 CAGR는 20%, MDD는 -8%로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자산의 90%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10%만 A 자산에 투자해도 20%의 연 복리 수익률을 예상할 수 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보았듯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ETF <EWY>와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 <TLT>를 60:40 포트폴리오로 30년간 투자할 경우 얻은 수익은 CAGR 9.84%, MDD -40%였다. 이와 비교하면 말도 안 되게 우수한 투자 성적이다. 그리고 예시로 들었던 A 자산이 바로 최근 새로운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가상 자산 ‘비트코인’이다.
자산 배분 투자는 위험 대비 수익 극대화를 추구한다. 위험 대비 수익이 높으면 대체로 변동성과 MDD 대비 CAGR이 높다. 한편 포트폴리오 내에 속한 개별 자산의 기대수익률은 전체 포트폴리오의 장기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있다. 그래서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을 편입한 후 최적의 위험 대비 수익률을 찾으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CAGR을 높일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포트폴리오의 자산군 간에 상관관계가 낮고 변동성이 커야 전체 포트폴리오의 기하평균 수익률이 높아진다.
비트코인 포트폴리오 백테스팅 ‘portfoliovisualizer.com’ 사이트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간단히 백테스팅 해볼 수 있다. 전에 다뤘던 미국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QQQ>와 미국 장기 국채 ETF인 <TLT>를 60:40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기본으로 하고 <TLT> 대신 비트코인을 1%를 추가한 경우와 5%를 추가한 경우를 나눠서 각 포트폴리오의 CAGR과 변동성, MDD, Sharpe Ratio를 비교해 봤다.
포트폴리오 1은 <QQQ> 60%와 <TLT> 40%, 포트폴리오 2는 <QQQ> 60%와 <TLT> 39% 그리고 비트코인 1%를, 포트폴리오 3는 <QQQ> 60%와 <TLT> 35% 그리고 비트코인 5%를 비중으로 편입했다. 2014년에 1만 달러를 투자해서 2021년까지 7년간 1년 주기로 리밸런싱(특정 주기로 정해진 비중에 맞춰 매매하는 것)을 시행했다고 가정하고 백테스팅을 해봤다.
2014년부터는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 호황이었고 특히 2019년부터는 나스닥 지수의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더 우수했다. 그래서 2014년부터 2022년 1월 10일 현재까지 <QQQ> 60%와 <TLT> 40%로 구성한 포트폴리오 1(파란색)는 CAGR이 16.18%나 되고 최고 성적을 거둔 해는 36.3%의 수익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최악의 해에는 -0.71%밖에 손해가 나지 않았다. 최근 10년간은 미국 주식(특히 나스닥 지수)의 시대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 좋은 성적이다. MDD는 -10.48%로 양호했으며 Sharpe Ratio도 1.47로 높은 편이다. 시작 시 1만 달러였던 투자금은 7년 후 3만 3,198달러로 3.3배나 증가했다.
포트폴리오 2(붉은색)는 포트폴리오 1에서 <TLT>를 1% 줄이고 비트코인을 1% 추가했다. <QQQ>는 60%로 같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의 비중을 1%만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CAGR은 18.11%로 2%나 증가했다. 가장 좋았던 해는 39.18%로 3% 정도 수익이 늘었지만, 최악의 해는 -1.41%로 -0.7% 정도 더 손해가 났다. 그래도 연 18.1%의 복리수익률을 기대하는 포트폴리오에서 최악의 연간 손실이 -1.4%였다는 것은 지극히 우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MDD는 -10.77%로 포트폴리오 A 대비 조금 더 늘었고 Sharpe Ratio는 1.58로 증가했다. 비트코인을 1%만 편입해도 기대수익률이 늘고 변동성과 MDD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위험 대비 수익률이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포트폴리오 3(노란색)는 포트폴리오 1에서 <TLT>를 5% 줄이고 비트코인을 5% 추가했다. <QQQ>는 60%로 같다. 비트코인 5% 추가로 CAGR는 24.85%로 8% 이상 늘었다. 최상의 해는 86.38%의 연간 수익률을 거둬서 포트폴리오 1과 2와는 차원이 다른 결과를 보여줬지만, 최악의 해는 -4.22%에 그쳐 조금 더 손해가 났다. 달러 기준 MDD -73%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5%나 편입했는데 포트폴리오 3의 MDD는 -11.93%로 포트폴리오 A 대비 -1.5%만 늘어났을 뿐이다. Sharpe Ratio는 1.64로 더 높아졌다. 투자금은 7년 후 5만 9,000 달러를 넘어 5.9배 불어났다. 이렇게 비트코인을 5%만 포트폴리오에 편입해도 위험 대비 수익률 개선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비트코인이 기관투자자들의 자산 배분 투자의 대체자산으로 재평가된 이후 일반적인 컨센서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5%까지 편입했을 때 위험 대비 수익 개선이 우수하다고 한다. 하지만 5% 이상 편입 시에는 포트폴리오의 성격에 따라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과 MDD를 높여서 안정적인 투자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에게는 자산 배분 투자 시 비트코인을 총자산의 5% 내외로 편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존 자산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월가의 금융기관, 헤지펀드, 보험사, 연금기관, 억만장자 등이 비트코인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있는 배경지식을 알아봤다. 현명한 자산 배분으로 MDD가 -73%에 달하는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2022년 1월 현재의 기축통화 달러의 M2 증가량을 보면 화폐가치 하락을 헤징하는 것만으로도 20%의 가까운 CAGR을 필요로 한다. 주식과 채권 위주의 기존의 자산 배분 투자 방식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CAGR이다. 비트코인을 대체자산으로 일정 부분 편입하여 현명한 자산 배분으로 기대수익률과 위험 대비 수익률과 높이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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