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까?(백화점에서 사고 싶은 제품은 왜 품절일까?)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분업이 상당히 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물건을 만들고 수출하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소비하는 구조였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물건을 만들 수 있는 특허, 재료, 아이디어 등을 보유했으며, 물건 판매로 인한 수익을 함께 누리는 지구촌 경제였다.
| 영국 물류망 문제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물류망에도 마찰적인 문제를 야기하는 중이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와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 운송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외국인 화물차 운전사에게 긴급하게 임시 비자를 발급하는 결정을 내린 상황이다. BBC에서 9월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화물차 운전사를 확보하기 위해 최대 5,000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단기 비자를 발급할 예정이다. 해당 비자는 12월 24일에 만료된다.
이는 트럭 운전사가 부족해지면서 마트의 진열대가 비고, 식당의 주요 메뉴가 빠지는 일이 벌어지자 물류 대란이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영국 정부의 조치였다. 유류 공급이 지체되면서 영업을 중단하는 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1% 수준이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기사도 함께 나왔다.
|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구 위성사진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business/2021/09/17/port-los-angeles-satellite/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business/2021/09/17/port-los-angeles-satellite/
2020년 중반부터 미국에서 상품 수요는 늘어났으나, 트럭 운전사, 선적 컨테이너 및 기타 장비가 부족해지면서 선박 하역 속도가 저하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선박들은 연안에서 기다리는 일이 지속되는 중이다.
LA-롱비치 항구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이 아시아에서 구매하는 제품의 주요 관문인데, 위의 위성 사진은 물류망에 생긴 문제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 항구, 철도, 공장까지 모든 것이 문제
출처 https://www.washingtonpost.com/business/2021/07/27/supply-chains-freight-rail-ports/
베트남, 방글라데시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공장을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었다. 또한 미국에서는 가장 큰 철도가 서부 해안에서 시카고까지의 선적을 제한하는 문제도 발생했었다. 미국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 라인에서 생긴 문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문제를 야기할 전망이다.
화물선은 컨테이너를 내리기 위해 며칠 동안 정박해야하고, 컨테이너 상자들은 기차나 트럭의 운송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미국의 내륙철도는 의류, 컴퓨터, 가구 및 가전 제품을 운송하는 주요 수단인데, 여기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는 쌓여가고, 운송과 하역은 지체되며, 컨테이너의 반환도 길어지는 복합적인 문제가 생겼다.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서 컨테이너는 기차 수송을 위해 코로나 이전에는 3.5일 대기했다면, 이제 12일로 그 기간이 길어졌다.
동남아시아나 중국에서 물건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많이 때문에 운송비 증가를 충당하기 위해 소매 가격을 올리게 되고, 물건 자체를 충분하게 공급하기 어렵게 된다.
| 지금 크리스마스 쇼핑을 하세요 : 미국인이 물류 대란에 대처하는 방법
미국의 소매업체들은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공급라인에 추가적인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는 말과 같은 말이다.
아래 그래프는 재고와 판매량과의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비율이 2라면 2달동안 판매할 재고를 비축한 상황이라는 말인데, 현재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살짝 고개를 들고 있다.
아래의 사이트에서 운임을 직접 찾아볼 수 있는데, 해상 운임이 생각보다 상승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호치민에서 부산으로 해상 운송을 생각한다면 컨테이너 박스 당 운임이 2019년 대비 3배 이상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해상물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말레이시아의 공급망 문제
말레이시아에는 반도체를 테스트하고 패키징하는 공장이 있으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말레이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6.8%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말레이시아는 반도체 무역의 7%, 전 세계 테스트 및 패키징 용량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말레이시아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하게 공장의 일부를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이는 생산망에 차질을 가져오게 되었다.
이러한 공급망 차질과는 별개로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력을 뽑고,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쇄회로기판(PCB) 생산도 증가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수많은 부품들이 함께 사용되기 때문에, 일부가 누락될 경우 제품을 완성하기 힘들어 배송이 더욱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 서울에 사는 직장인의 경험
아내 생일 선물로 다이슨 제품을 사려고 했었다. 한국에서 인기있는 아래의 색상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재고 자체가 전국적으로 없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핑크 색상은 구매할 수 있었으나, 지나치게 색이 밝은 것 같아서 에어랩이라는 제품으로 방향을 틀었다.
에어랩은 여성들이 긴 머리를 말릴 때 사용하는 제품인데, 한남동 지점을 방문했더니 어두운 색만 남은 상황이었다. 아래와 같은 색상의 제품을 구하기 위해 IFC 몰을 선택해서 제품을 구매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전국적으로 재고가 없는 상황은 생소하게 다가왔다. 물론 공급이 제한적인 명품이나, 독일 자동차는 그럴 수 있겠지만, 드라이기를 대기해서 사야한다는 사실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다이슨 에어랩의 제조국을 찾아보니 말레이시아였으며, V.S. Industry Berhad 라는 곳에서 제조했다. 아마 위에서 언급한 이유들(반도체 공급 제한, 공장 가동 제한, 해상 운송차질 등)로 인해 한국의 9월 배정 물량이 많이 않았을 것이다. 한국 지사에서 공급이 부족하다고 본사로 연락을 했을텐데, 본사는 생산기지인 말레이시아에서 문제가 생기니깐 신속하게 공급을 늘리기 힘들었던 것이다.
나이키의 경영진도 이런 상황을 알고, 4분기 전망에 대해 어려움을 표했을 것이다. 경제 회복 과정에서 마찰적 문제가 생겼는데, 어떻게 회복될까?
코로나 상태가 완화되면서 재화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로 그 흐름이 변하면 컨테이너 운송의 병목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으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지금도 늘어나고 있는 중이며, 위드 코로나 정책을 펼치는 국가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과정은 길어질 것 같다.
근데 프리미엄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가격을 많이 올리고 있는데, 이 가격은 소비가 정상화되면 다시 내려갈까? 한번 올린 가격을 기업 입장에서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투자자 유의사항: 이 콘텐츠에 게재된 내용들은 작성자의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외부의 부당한 압력이나 간섭 없이 작성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해당 글은 필자가 습득한 사실에 기초하여 작성하였으나,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투자 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 하에 최종 결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해당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투자자의 투자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소재의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