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를 둘러싼 미신 혹은 리스크? #2
Summary
- ETF를 향한 비판 중 ETF가 자산들의 상관계수를 높인다는 주장은 일부 사실
- 그러나 ETF로 인해 시장의 효율성이 증가하고, 시장의 불균형이 해소되는 순기능도 있음
- ETF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인다는 비난 역시 ETF는 소유권만 거래할 뿐이므로 맞지 않음
- 이처럼 ETF를 둘러싼 논란은 코로나 위기와 맞물리면서 회의론자마저 돌아서고 있는 상황
© unsplash
| 2. ETF는 자산 간 그리고 증시의 상관계수를 높인다
"Higher Asset Correlation" ETF를 둘러싼 두 번째 비판은 바로 ETF가 자산들의 상관계수를 높인다는 점이다. ETF 운용사는 유입되는 자금을 기존 BM에 맞게 무지성 투자를 한다. Apple을 사고 Google은 사지 않는 액티브 투자가 아니라 Apple과 Google 모두 미국의 주요 기업이므로 BM에 포함되어 있으면 기존 비중에 맞게 그대로 매수하는 것이다. 반대로 ETF에 환매가 들어오더라도 운용사는 Apple을 팔지 Google을 팔지 고민하지 않는다. 비중에 맞게 둘 다 파는 것이다.
그러므로 ETF로 유입 / 유출되는 자금에 따라 ETF가 들고 있는 개별 자산들은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즉 액티브 운용만 존재할 때는 Apple이 Google보다 더 매수될 수 있거나 혹은 더 팔릴 수 있어 Apple과 Google은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ETF로 판도가 바뀜에 따라 Apple과 Google이 같이 움직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범 IT로 분류할 수 있는 Apple과 Google의 관계는 그렇다 하더라도 Apple과 전혀 관련 없는 가령 에너지 기업인 Exxon Mobile이 Apple과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ETF가 증시를 구성하는 기업들의 상관계수를 어느정도 높이는 것은 사실이다.
출처: BIS
위의 BIS(Bank of International Settlements) 분석에 따르면 특정 기업이 S&P 500 같은 지수에 포함될 경우 포함되기 전보다(200일 전) 포함된 후(200일 후)의 상관계수가 더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S&P 500 지수와 같은 시장 지수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ETF가 점차 많아진다는 것은 지수에 속한 기업들과 지수 전체의 움직임이 더욱 동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 여기에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형 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대규모 자금에 노출돼 거래량이 증가한다. 동시에 거래량 증가로 인해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가 낮아지며 시장의 효율성이 보다 증가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더 나아가 시장의 비대칭성 등을 기회로 투자하는 액티브 전략의 펀드에게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액티브 펀드들이 패시브 자금으로 마련된 높은 거래량과 낮은 시장 스프레드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트레이딩을 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자본시장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설사 이러한 패시브 자금의 무지성 투자로 인해 시장에 불균형이 유지되더라도 이는 기회를 탐색하는 일부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시장의 불균형은 즉각적으로 해소될 것이다(특정 기업의 주가가 과도하게 높게 유지된다면 이들은 매도를 할 것이고 반대로 주가가 펀더멘털 이하로 낮게 형성돼 있으면 매수를 해 주가를 상승시킬 것이다). 즉 액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들이 반대급부 역할을 해주며 ETF가 야기하는 높은 상관계수 이슈를 해소해 준다.
다만 사회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은 점차 감소한다. 이를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이라고 하는데 개별 종목에 대한 정보는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되어 있으므로 종목 분석을 통해 시장을 이기는 추가 이익을 내는 것이 극도로 힘들어짐을 뜻한다. 즉, 패시브 자금이 중심이 되는 ETF의 영향력 확대는 자본시장이 성장해 가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바보야, 문제는 ETF가 아니야 정말로 자산 간의 상관계수를 끌어올린 주체를 찾고자 한다면 이는 ETF를 지목할 것이 아니라 어쩌면 중앙은행(FED)을 지목해야 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대규모 QE가 실행되면서 USD와 그 외 나머지의 구도가 형성됐다. 이로 인해 달러가 오를 때는 모든 자산이 빠지고 달러가 하락하면 모든 자신이 오르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과 금이 같이 오르는 현상은 코로나 전까진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QE로 시장에 유동성이 너무나 풀린 나머지 이제는 금과 주식이 종종 동조해 같이 움직이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 3. ETF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
"ETF raises volatility" ETF의 등장 이후로 금융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비난이다. ETF의 구조를 상기하면 되려 반대임을 알 수 있다. ETF는 기본적으로 창고와 같다. 그리고 그 창고 안에서 오렌지와 사과와 같은 개별 종목들을 보유하는 구조다. 증시에 상장된 ETF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래가 되는데 이는 마치 ETF의 기존 소유자가 신규 투자자에게 창고의 권리 일부를 넘기는 것과 같다. 핵심은 이 과정에서 창고의 내용물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펀드에 환매가 들어오면 펀드의 매니저는 환매 대금을 마려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야 한다. 그만큼 매도 주문이 시장에 추가됨을 뜻한다. 반대로 펀드에 신규 자급이 유입되면 매니저는 해당 금액만큼 주식에 대한 매수 주문을 넣는다. 하지만 ETF는 소유권을 거래하는 구조이므로 ETF를 팔고자 하는 사람은 새로운 ETF 매입자에게 소유권만을 넘기는 것으로 모두 거래가 종료된다. ETF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해선 어떠한 매도와 매수가 일어나지 않는다. 기반이 되는 시장에 대한 거래를 최소화시키고 ETF 자체에 대한 소유권만 거래되는 구조이므로 ETF는 되려 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ETF로 유입되는 금액이 매우 크거나 혹은 유출되는 금액이 클 경우 설정과 환매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때 ETF는 일반적인 펀드와 같이 똑같이 자산을 사거나 매도해야 한다. 단 ETF의 사이즈 대비 그 규모가 미비한 daily 거래들에 대해선 ETF 구조 자체가 이를 모두 해소시켜주는 셈이다. 실제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영향 없이 말이다.
| "굿 바이 ~ 마이클 버리”
코로나 전에는 ETF가 다음 금융 시장의 버블이라는 말이 있었다. 우리에게 유명한 영화 빅 숏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대표적인 ETF 버블론자이다. 버리는 ETF를 08년도 금융 위기의 주역이었던 CDO와 같다고 했다.
출처: Barrons / Big Short의 주인공 Michael Burry
극심한 환경에선 ETF가 결국 파국을 일으킬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는 ETF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ETF에 대한 비난을 찾아볼 수 없다. ETF 회의론자들이 얘기하는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고 ETF를 거부해 왔던 하우스들도 이젠 본인들의 대표 펀드들을 ETF로 전환시키는 중이다. 글로벌 ETF를 지배하는 제왕들인 Vanguard, Blackrock 그리고 Statestreet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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