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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여정의 결실 – 비트코인 ETF #1

Summary

- 최근 비트코인 선물 ETF의 상장은 비트코인이 주류자산으로 인정받음을 상징

- SEC의 이번 결정과 함께 금융 생태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

- 대표적으로 그레이스케일의 ETF 전환 신청, 비트코인 실물 ETF 등장, 퇴직연금 채택 가능성 등이 꼽힘

 

© CoinDesk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선물 ETF”

 

| 2021.10.19

역사적인 날이다. 드디어 8년여의 여정 끝에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가 출시됐다. 실물 비트코인 ETF는 아니지만 이와 유사하게 움직이는 선물(Future Contract) 기반의 비트코인 ETF가 상장됐다. ETF의 이름은 BITO(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로 Proshares라는 운용사가 상장시킨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ETF다.

 

| 비트코인 ETF가 가져올 지각변동

 

© CNBC “윙클보스 형제”

 

주류 세계로 편입한 비트코인 비트코인 ETF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시도된 상품이다. 최초는 2013년 억만장자 기린아 윙클보스 형제였다. 윙클보스 형제는 SEC(증권거래위원회)에 최초로 비트코인 ETF 상장을 신청했고 SEC는 거절했다. 이후 Vaneck과 같은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SEC의 문을 거듭 두들겼으나 비트코인 ETF 상장의 문은 좁았다. 거절의 가장 큰 사유는 극심한 변동성이다. 투자자 보호를 최선의 가치로 내세운 SEC 입장에선 이런 상품은 허용할 수가 없었다. 윙클보스 형제가 최초 SEC 상장 심사를 신청했을 2013년 당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1,000 USD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환경이 변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나 개인 투자자에서 기관 투자자로 확대됐다. 테슬라와 트위터와 같은 주류 테크 기업들이 비트코인 대열에 합류했다. 더불어 코로나를 기점으로 진행된 주요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법정 화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자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트코인에 친화적인 개리 겐슬러(Gary Gensler)가 2021년 SEC 신규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MIT 대학에서 실제로 블록체인으로 강연을 한 전례가 있을 정도로 이쪽 분야의 전문가다.

그리고 2022년 10월 19일, 8년의 여정 끝에 드디어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가 상장했다. 비록 실물 ETF는 아니지만 BITO의 상장은 비트코인 생태계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지금까지 음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이 이번 상장을 통해 주류 자산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이 화폐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거리가 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이 하나의 자산이냐에 대해선 더 이상 반론의 여지가 없게 됐다.

이번 SEC의 결정과 함께 비트코인이 주류 자산으로 편입되며 생태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① 그레이스케일의 ETF 전환 신청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을 실제로 홀딩하고 있는 400억 USD 규모의 펀드를 운용한다. 비트코인을 직접적으로 담지 못했던 기관 투자자들은 지금까지 그레이 스케일 펀드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대표적인 예가 돈나무 누나로 잘 알려진 Cathie Wood다. Ark 운용사의 상품 중 하나인 ARKW ETF에선 비트코인에 대한 간접 투자로 그레이스케일 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 펀드는 지금까지 기관투자자들에게만 허용됐으나 ETF로 전환될 경우 보다 광범위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확장될 수 있다.

 

© Ark Invest “ARKW ETF Holdings”

 

② 비트코인 실물 ETF의 등장 가능성 실물과 선물 투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바로 수탁 업무다. 후자인 선물은 Future Contract라는 파생상품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선물형 ETF란 선물 파생 계약에 투자하는 ETF로 자산을 수탁하는 의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하지만 실물형 ETF로 가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물 자산을 수탁하고 관리해 주는 수탁사(주로 은행)의 업무가 추가된다. 즉 실물형 비트코인 ETF로 가게 되면 금융 기관에서 가장 보수적인 은행이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BITO의 등장은 실물형 ETF로의 첫 번째 관문으로 해석되며 실제 실물형 ETF가 등장하면 비트코인 생태계는 더욱 확장될 여지가 있다. Financial Times에 따르면 이미 일부 운용사, Proshares의 경쟁사인 Invesco의 경우 선물형 비트코인 ETF를 건너 뛰고 바로 실물 비트코인 ETF를 준비 중이다.

 

③ 퇴직연금 401k가 움직인다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는 401k라고 불리는데 우리나라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제도와 유사하다. 즉 가입자 본인의 선택으로 본인의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선물 계약은 파생이기 때문에 파생형 ETF는 퇴직연금 투자 대상에 제외될 수 있으나 실제 실물형 ETF가 나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즉 비트코인 투자가 미국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투자 대상 중 하나로 채택될 수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Proshares의 CEO Michael Sapir는 Financial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BITO 상장에 대해 ETF를 통해 비트코인 투자가 401k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계좌 등 광범위한 고객들에게 제공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2013년 윙클보스 형제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돌고 돌아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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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자산운용사 상품팀 금융인. ETF와 지수에 대해 모든 걸 설명하겠습니다. “It started out as a product, and it became an industry” (일개 상품으로 시작한 ETF는 이내 그 자체로 산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