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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채권보다 수익률이 좋은가? (Do Stocks Outperform Treasury Bills?)

Summary

- 헨드릭 베셈바인더 교수의 “주식 수익률이 채권보다 나은가?” 논문 분석

- 전체 증시를 구성하는 기업 중 4%만이 전체 시장 인덱스의 수익률을 견인한다는 연구 결과

- 수익을 이끌 4% 기업을 찾아낼 능력이 없다면 분산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패시브 전략을 택해야 함

 

© MarketWatch

 

| 주식 수익률이 채권보다 나은가?

논문 한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2018년 5월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의 금융학과 헨드릭 베셈바인더(Hendrick Bessembinder) 교수가 작성한 논문이다. 제목은 “주식 수익률이 채권보다 나은가?”로 어그로성이 매우 다분하다. S&P 500과 나스닥을 보면 당연히 답은 “그렇다”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마치 “해는 동쪽에서 뜨는가?” 혹은 “어린이와 어른이 싸우면 누가 이기는가?”와 유사한 수준의 질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이 논문의 결과는 우리의 직관과 정반대다. 대다수의 주식 수익률은 실제로 채권 수익률과 비슷하거나 나쁘다고 한다. 도대체 어느 나라의 주식을 뜻하는 것일까? 여기서 말하는 주식은 미국의 주식을 뜻한다. 러시아, 브라질, 혹은 기타 개발도상국의 주식이 아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러운 의문이 든다. 대다수 주식 수익률이 채권 수익률과 유사하거나 낮다면 S&P 500 지수가 보여주는 크나큰 수익률은 도대체 무엇으로 설명 가능한가? 논문에 따르면 1926년 이후 전체 증시를 구성하는 기업 중 4%만이 전체 시장 인덱스의 수익률을 견인해왔다. 다소 충격적인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96%는 무엇이란 말인가?

논문이 시사하는 바는 단순히 4%가 전체를 이끌었다는 통계적 결과물이 아니다. 논문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굉장히 심오하며 의미심장한 영역으로 이끈다. 동시에 투자의 양대 산맥인 액티브와 패시브 전략 모두에게 사상적 근간을 제공한다. 전자와 후자의 해석이 모두 논리적으로 타당하기 때문이다.

 

  1. 한 줌에 불과한 4%만으로 지난 S&P 500과 나스닥의 수익률을 만들어 냈다면 4%만을 선별적으로 골라 투자하면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 나는 투자자로서 4% 기업을 찾는데 집중할 것이다.
  2. 한 줌에 불과한 4%을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와 같다. 나는 전체 시장을 매수해 4%를 찾아야 하는 극도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분산투자를 하겠다.

 

결론적으로 어떤 투자 전략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만 남는다.

베셈바인더 교수의 논문을 지금부터 이해해 보자.

 

| “1926년부터 2016년까지의 결과”

베셈바인더 교수는 미국의 NYSE, AMEX 및 나스닥 거래소를 포괄하는 CRSP(Center for Research In Securities Prices)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 (1) 개별 주식의 1달짜리 수익률과 (2) 1달짜리 미국 정부의 국채 금리를 기반으로 논문을 작성했다. 데이터를 돌린 날짜는 1926년부터 2016년까지다(~90년).

개별 주식의 1달짜리 수익률은 가령 삼성전자가 10월 한 달 동안 5% 오르면 말 그대로 5%의 값을 의미한다.

1달짜리 미국 정부의 국채 금리는 미국 정부에게 1달 동안 돈을 빌려주면 얻을 수 있는 이자율을 뜻한다. 그런데 보통 이자율은 연율화로 표현하기에 1M 국채 금리가 12%라면 실제 수익률은 12달로 나누어 1%가 된다.

가령 아래 차트에서 07년도에는 1 Month 국채 금리가 ~5% 수준에 있는데 실제 이자는 5/12로 0.42%가 된다.

 

© Bloomberg

 

논문이 밝힌 결괏값은 개괄적으로 다음과 같다.

 

비교 대상 : 개발 주식의 1달 치 수익률 vs 1달짜리 미국 정부의 국채 수익률

1926-2016년 사이 CRSP 데이터 베이스에 등록되었던 상장 기업의 개수: 25,300개

채권에 대비해 25,300개의 주식 종목이 창출한 상대적인 부의 크기(2016. 12월 기준): 35 Trillion USD(~4경 원)

 

25,300개의 주식 종목은 지난 90년 동안 채권 이자율에서 벌어드린 부의 크기 대비 35 Trillion USD를 초과로 일궜다. 훌륭한 성과다. 여기까지만 보면 주식은 채권 보다 우월하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다만 디테일한 영역으로 내려가면 예상과 달리 매우 다른 결과들이 도출된다.

 

  1. 5개의 기업이 35 Trillion USD(~ 4경 원) 가량의 자산 가치 중 10%를 만들어냈다! : Apple, Microsoft, General Electric, IBM & Exxon Mobile
  2. 상위 90개의 기업(25,300개의 기업 중 상위 36%)이 4경 원 가량의 자산 가치 중 50%를 만들었다.
  3. 상위 1,092개의 기업(상위 3%)이 4경 원 가량의 자산 전체를 창출했다.
  4. 나머지 24,208개의 기업들(하위 96%)의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1달짜리 국채 금리에 불과했다(=채권 대비 추가적인 부의 창출이 없었다).

 

글로는 직관적인 이해가 힘들 수 있으니 그림으로 표현해 보자.

1개의 박스는 대략 50개의 기업이다. 단순화 시키기 위해 기업 수를 24,200으로 잡아 전체 박스 수를 깔끔하게 22 x 22 = 484로 맞췄다.

전체 부의 50%를 창출한 90개의 기업은 484개 박스 중 노란색 2칸에 불과하다. 모든 부를 창출한 1,092개의 기업은 2개의 노란 박스와 20개의 초록 박스를 포함해 22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462개의 회색 박스는 채권과 유사한 깍두기다. 전체 부의 10%를 창출한 최상위 5개 기업은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는다.

 

 

논문의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지난 90년 동안 4.3%의 주식만이 채권 보다 나은 수익률을 거뒀다. 이로 인해 우리의 직관과는 반대로 주식은 채권 보다 수익률이 좋다고 결론을 내리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왜냐면 지난 90년 동안 주식이 채권 보다 3.5 Trillion USD 만큼 부를 추가적으로 창출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소수의 종목이 대다수의 부를 창출한 것이다.

즉 주식의 보편적인 수익률은 채권과 유사할 수 있으나 소수의 종목에선 엄청난 수익률이 나타남을 뜻한다. 이를 통계학적으로 양의 왜도(positive skewness)라 한다. 이는 가운데에 집중된 일반적인 표준편차가 아니라 오른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분포를 뜻한다. 즉 대부분은 분포의 가운데에 있으나(~ 채권 수익률) 소수의 종목이 엄청난 수익률을 창출해 냄을 시사한다.

 

© corporate finance Institute

 

| “인덱스 기반의 분산투자”

논문의 저자는 액티브와 패시브 어느 한쪽을 일반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왜냐면 4%의 종목이 절대다수의 수익을 창출하는 점은 양방향의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분포의 오른쪽에 위치한 4%에 해당하는 종목을 찾을 능력과 자신이 있다면 당연히 액티브 전략의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 물론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4%를 찾을 능력과 운이 없다면 전체 100%를 모두 매수하는 전략을 택하면 된다. 왜냐면 역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오른쪽 끝의 4%의 종목들이 전체 증시를 견인하여 지난 90년 동안 채권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률 안겨다 줬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개별 주식이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겨다 주는 보장은 없다. 다만 개별 주식이 모여 형성된 주식 인덱스(KOSPI, S&P 500 혹은 NASDAQ)은 매우 높은 확률로 채권 보다 수익률이 좋다. 이것이 바로 논문의 결론이자 분산투자의 중요성이며 분산투자의 기반으로 투자하는 패시브 전략 혹은 ETF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인이다.

 

저자 베셈바인더 교수는 논문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 짓는다.

 

“The results in this paper imply that the returns to active stock selection can be very large, if the investor is either fortunate or skilled enough to select a concentrated portfolio containing stocks that go on to earn extreme positive returns. Of course, the key question of whether an investor can reliably identify in advance such “home run” stocks, or can identify a manager with the skill to do so, remains.”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이 논문이 시사하는 결론은 투자자들이 운이 좋거나 혹은 표준편차의 오른쪽 끝에 위치한 소수의 종목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엄청날 것이란 점이다. 물론 여기에는 한 가지 질문이 대동하는데 과연 투자자들이 홈런을 칠 수 있는 해당 주식을 사전에 발견하는 믿을만하고 지속적인 능력이 있냐는 점이다.”

 

베셈바인더 교수의 논문이 개개인의 투자 스타일 형성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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