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작은갤러리
여행에 감성을 불어넣다.
무채색 마음에 무지갯빛 감성을 불어넣는 제주의 작은 갤러리들.
이 쯤에서, 여행지가 더 궁금해졌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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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재 이지연 작가가 거로마을을 직접 걸어다니며 그린 전시가 열리고 있다. 2 김범진 관장의 외가를 개조하여 만들어 구조가 독특하다. 3 작은 공간이지만 이 공간을 가꿔나가는 사람과 작가의 열정으로 가슴이 벅차다. |
문화공간 양은 거로마을, 김범진 관장의 외가에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에게는 별다를 것 없던 곳이 시간이 흐르자 특별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10년 동안 거로마을은 그의 마음 한편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김연주 기획자를 만나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계획이 섰고 6개월이라는 준비 끝에 문화공간 양이 문을 열었다. “양”이라는 한 글자 속에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첫째는 ‘저기요’ 하듯 말을 걸 때 제주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예술에 말을 걸다, 거로마을에 말을 걸다라는 의미가 있다. 둘째는 외할머니의 성(姓) 양씨를 나타낸다. 외갓집인 이유도 있지만 여성이라는 소수자의 의미로, 꼭 여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모든 소수자와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셋째는 문화공간 양을 이끌어가는 두 사람을 의미한다.
현재 문화공간 양에서는 이지연 작가의 개인전 ‘걷고 걷어 그리며 그리다’가 열리고 있다. 작가가 마을 어르신과 함께 6개월 동안 마을 곳곳을 걷고, 보고, 들으며 마을 지도를 완성했다. 단순 지리정보가 아닌 마을의 옛날과 오늘이 담겨있어 뜻깊다. 지금은 없어져 버린 나무와 집, 마을 공동 공간들이 막연한 기억에서 생생한 그림으로 돌아왔다. 전시에서는 지도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마을 분들에게 들은 이야기 중 작가의 마음에 와 닿았던 장면을 그린 그림을 볼 수 있다. 전시를 보고 나면 걸으면서 들은 수많은 이야기 중 일부를 걷어내고 거로마을을 그리워하며 그렸다는 걷고 걷어 그리며 그리다의 의미가 진하게 다가온다.
전시 외에도 관객과 마을 사람, 그리고 작가들을 위한 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처음에는 이 공간을 의아하게 생각했던 마을 사람들도 덕분에 거로마을이 따스한 곳이 되고 있다 할 만큼 문화공간 양은 마을에 완벽하게 스며들어 온기를 더하고 있다. 문화공간 양은 길게 쓰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그러니 부디 전시도 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기회가 된다면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보길 바란다.
문화공간양 / 제주시 거로남6길 13 / 064-755-2018 / 10: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www.culturespaceyang.com
1 그림책 원화 전시와 그림책의 이해를 돕는 설치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2 2015년 그림책 창작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그림책. 3 차와 함께 세계 각국의 그림책의 세계에 빠져보자 |
그림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어린 시절 그림책을 보며 깔깔대며 즐거워했던 기억,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품에 안고 잠들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놀이, 친구, 학교, 공부… 다양한 이유로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그림책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가슴 속에 그림책을 품고 평생의 친구로 삼은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이다. 그들이 힘을 합쳐 그림책을 보고 즐길 수 있는 ‘그림책갤러리 제라진’을 만들었다.
그림책갤러리 제라진에서는 현재 ‘탐라의 탐나는 그림책’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제라진에서는 그림책 전시와 함께 창작에 관련된 창작프로젝트 꾸준히 진행하는데 이번 전시는 2015년 창작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시민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다. 그림책에 대한 강의를 듣고 직접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려 약 30개의 그림책이 탄생했다. 중학생부터 80세가 넘은 할머니까지 다양한 연령의 사람이 작가로 참여한 만큼 형식도 내용도 다양해서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빨리 쓱쓱 넘겨볼 것이 아니라 그림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지 고민도 해보면서 세심하게 보다 보면 그림책 구석구석 숨겨진 깨알같은 장치들에 절로 웃음이 난다. 그림책뿐만 아니라 원화와 작가들이 그림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만든 설치물까지 전시된다.
그림책은 더 이상 아이들만 보는 책이 아니다. 아주 어린 아가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그림책갤러리 제라진도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언제라도 편안하게 그림책을 읽으며 쉬거나, 전시를 보고, 제라진에서 마련하는 창작에 대한 강좌나 작가 초대 등에 참석하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그림책갤러리 제라진 / 제주시 관덕로 6길 11, 2층 / 064-757-2014 / 10:00~18:00(점심시간 13:00~14:00) 매주 월요일, 일요일 휴관 / blog.naver.com/gerazine
1 생생한 음악공연과 전시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공간. 2 오래된 그릇의 아름다움이 생생하게 와 닿는다. 3 제주전통가구 살레, 발밑에 자유롭게 놓인 그림. 사소한 것도 놓치지 말자. |
애월읍 광령리에 마당이 넓은 이담갤러리가 있다. 집으로 사용하던 건물 중 1층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이다. 어느 날 이곳에 놀러 왔던 지인들이 ‘이렇게 경치가 좋고 아름다운 곳을 독점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를 하자 늘 예술과 제주를 사랑했던 한상금 대표가 ‘아! 이 집을 갤러리로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겠다’며 무릎을 탁 쳤고 그래서 이곳에 이담갤러리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지금 이담갤러리에서는 ‘하늘이 내린 보물, 사발’전이 열리고 있다. 고려청자와 조선시대 사발을 제주출신 김순겸 작가의 방짜유기를 소재로 한 그림과 함께 전시하여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모든 예술품은 가까이서 보고 느끼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깨지기 쉬운 물건인데도 불구 케이스가 없고, 또 직접 사용할 때 아름답다는 생각에 때로는 그릇에 물을 담기도 하고 잎사귀를 띄우기도 한다. 작품의 배치도 때때로 달라져 여러 번 찾아도 지루하지 않다. 다음 전시는 정말 옛날 그대로의 옹기를 주제로 할 예정이다. 제주에서 만들고 오래도록 사용해 손때가 그대로 남은 것들로 제주의 삶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음악 공연도 자주 열린다. 갤러리 안 커다란 피아노를 활용한 공연과 바이올린, 국악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비록 공간은 좁지만 울림이 좋아 공연자들도 만족하고 공연자의 숨소리와 움직임을 하나하나 세세히 느낄 수 있어 관객들도 만족하는 좋은 무대다. 음악 공연과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더욱 좋다.
이담갤러리는 기쁠 이(怡), 이야기 담(談)을 사용한다. 손님들이 친구 집에 놀러 온듯 편안하게 전시를 보며 좋은 이야기, 즐거운 이야기만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는 이름이다. 비가 오는 날엔 빗소리가 은은하게 들려 좋고, 날이 좋은 날엔 푸름이 아름다워 좋다. 오다가다 슬며시 언제라도 부담 없이 들러보자.
이담갤러리 /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서로 6609-1 / 064-747-7847 / 11:00~16:00
에디터 / 김지은
포토그래퍼 / 오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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