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버섯만 피하면 될까? 여름철 야생독버섯 주의보
우리나라 자생 버섯 중 먹을 수 있는 버섯은 얼마나 될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생 버섯 1,900여종 중 식용 버섯은 400여종으로 단 2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10종 중 단 2종만이 독성이 없는 식용버섯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덥고 습해 버섯이 잘 자라는 7월부터 산행이 많은 10월 사이에 야생 독버섯 섭취로 인한 중독 사고가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독버섯의 치명적인 균독소 ‘아마톡신’
식용버섯과 생김새나 서식지, 발생 시기 등이 비슷한 독버섯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우산광대버섯, 알광대버섯, 흰알광대버섯, 개나리광대버섯은 치명적인 균독소인 ‘아마톡신(amatoxin)’이 있어 잘 살펴야 한다. 그중에서도 알광대버섯 한 개에는 성인 남성 1~2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는 양의 아마톡신이 들어있다. 아마톡신의 치사량은 0.1mg/kg으로 만약 80kg의 성인 남성이라면 아마톡신 치사량이 8mg이 된다. 알광대버섯 한 개체에 약 10~15mg의 아마톡신이 있으므로 그 위험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체내에서 들어온 아마톡신은 12~24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호흡기 자극, 두통, 현기증, 메스꺼움, 호흡곤란, 기침, 불면증, 설사, 위장 장애, 허리 통증, 빈뇨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증상이 심한 경우 간과 신장의 세포가 파괴되어 간부전이나 급성신부전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겉모양으로 독버섯 판단 어려워
모양과 색깔로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구별할 수는 없다. 달걀버섯은 매우 화려하게 생겼지만, 식용버섯이며, 독우산광대버섯은 주름버섯(식용)과 유사한 흰백색의 소박한 버섯이지만 맹독성(아마톡신) 독버섯이다. 버섯의 종류와 특징이 다양해 모양과 색깔이 독버섯을 구별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독버섯은 세로로 찢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잘못된 정보이다. 버섯은 원래 세로로 팽창하면서 빨리 자라기 때문에 독버섯인 큰갓버섯, 흰갈대버섯을 비롯한 버섯 대부분이 세로로도 잘 찢어진다.
땅이 아닌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은 식용이라는 것도 틀렸다. 독성이 강한 화경버섯, 붉은사슴뿔버섯 등은 독버섯이지만 나무에서 자생한다.
독버섯을 열을 가해 요리하면 독성이 없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독버섯의 독소는 가열하거나 조리한다고 해서 파괴되지 않으므로 어떤 방식으로든 섭취해서는 안 된다.
곤충이나 달팽이가 먹은 흔적이 있는 버섯은 식용 가능하다는 속설 또한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
대표적인 독버섯의 특징은?
독버섯인 흰알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은 식용 흰주름버섯과 모양이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성숙한 흰주름버섯의 주름살은 독버섯인 광대버섯류와 달리 뚜렷한 암자갈색을 띠며 대 아래쪽에 대 주머니가 발달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
맹독성인 개나리광대버섯도 식용버섯인 노란달걀버섯과 구분하기 어렵다. 노란달걀버섯은 독버섯인 개나리광대버섯과 달리 갓 둘레에 뚜렷한 홈이 있고, 치마 모양의 턱받이가 담황색을 띤다.
버섯 섭취 후 이상증세, 즉시 병원 찾아야
독버섯을 이미 섭취해 이상증세가 나타날 때에는 빨리 구토하게 하며 바로 응급의료기관에 신속히 연락하여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정확하나 진단과 치료를 위해 먹고 남은 버섯을 병원으로 가져가 의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 공원식 과장은 “검증되지 않은 야생버섯 섭취는 치명적인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느타리, 팽이, 영지, 표고 등 농가에서 생산한 안전한 버섯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sunnyk@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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