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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벽’ 넘은 육군총장 남영신…군 개혁에도 새바람 일으킬까

헤럴드경제

신임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된 남영신 육군대장은 학군장교(ROTC) 출신으로는 사상 최초로 육군참모총장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육군사관학교 개교 후 육사 출신들이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육군참모총장 자리에 학군 출신 장교가 처음 임명된 것이다.

그는 지난해 4월 8일 육군중장에서 육군대장으로 진급해 군의 핵심 요직인 지상작전사령관에 임명되면서 이미 ROTC 출신 역대 4성장군 7명 중 1명으로서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4성장군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력 또한 독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령 시절 가장 험준한 최전방 부대로 불리는 강원도 양구 21사단 GOP(일반전초) 경계 담당 65연대장을 지냈다. 별 하나를 달고 준장이 되어서는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에서 제7공수특전여단장으로 장군 ‘커리어’를 시작했다.


소장이 되어서는 강원도 철원 소재 최전방 GOP 부대인 3사단장으로 보임됐다. 3사단장 역시 육사 출신이 사실상 독식하던 자리다. 그가 3사단장으로 오기 전과 떠난 후 3사단장은 거의 예외없이 육사 출신들이 맡고 있다.


소장이 되면 1차 보직에 이어 2차 보직을 맡은 뒤 전역하거나 중장으로 진급한다. 그런데 남 장군은 3사단장 이후 2차 보직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중장으로 진급해 또 한 번 주변을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2017년 9월 육군중장 진급과 동시에 육군 특전사령관에 오른다. 창군 이래 비육사 출신이 특전사령관에 임명된 것 역시 그가 처음이다.


그는 이듬해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논란이 터지자 기무사령관으로 부임해 사태 수습을 주도한다. 역시 비육사 출신으로서는 역대 3번째 기무사령관의 탄생이다. 그는 기무사 해체와 새 부대(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까지 책임지면서 역대 마지막 기무사령관 및 초대 군사안보지원사령관이라는 타이틀마저 얻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역대 기무사령관 중 4성장군으로 진급하는 ‘케이스’는 매우 희귀했다. 그랬기에 그의 4성장군 발탁을 예상하는 이 또한 드물었다. 그는 예상을 뒤엎고 대장으로 지난해 4월 서욱·원인철 육군 및 공군 참모총장 내정자와 함께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 군령권 서열 1위인 합참의장 다음 서열의 핵심 실세격 지상작전사령관에 임명됐다.


각 군의 참모총장은 군정권(군 인사권)을 행사하고, 지작사령관은 군령권(작전지휘통제권)을 행사한다. 지상작전사령부는 지난해 1월 9일 최전방 1군과 3군 사령부를 통합해 창설한 초대형 규모의 작전사령부다.


1962년생인 남 총장 내정자는 울산 학성고를 졸업하고, 부산 동아대 교육학과 81학번으로 학군장교(ROTC) 23기로 임관했다. 육사 41기인 서욱 신임 국방부 장관과 임관 동기다. 중령 시절, 1사단 11연대 3대대장을 할 때 서욱 현 장관이 1사단 11연대 2대대장을 했을 만큼 두 사람의 인연도 깊다.


신임 합참의장에 공군사관학교 32기(육사 40기와 임관 동기)인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이 내정된 것 또한 남 장군을 배려한 인사라는 분석 또한 나온다. 역설적으로, 남 장군 아들은 학군장교로 임관했다가 중위로 전역했다. 사상 가장 길게 재임한 아버지 학군 장교와 가장 짧게 재임한 아들 학군 장교라는 기록 수립 또한 의도치 않게 예정돼 있는 셈이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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