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진 스타자동차 회장 "주차장에 드러누운 소방관 보니 눈물"
울산 주복 화재 소방관에 전시장 내줘
1000만원 어치 식사 제공도
휴식 취한 소방관들 감사 인사
유재진 스타자동차 회장 |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 스타자동차의 유재진(사진·71) 회장은 지난 9일 새벽 울산 전시장 상황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소방관들이 전시장 옆 주차장에서 탈진에 가까운 상태로 드러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거운 장비를 벗지도 못한 채 주차장 바닥이나 벽에 기대 쪽잠을 자고 있었다.
전날 밤 11시 경 근처 33층 규모 주상복합 삼환아르누보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큰 불과 함께 유독 가스가 발생해 수민 90여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수백명이 대피하는 등 급박한 상황이었다.
유 회장 역시 전날 밤 화재로 발생한 불똥이 전시장 옥상으로 튀었다는 소식에 현장을 살펴보러 꼭두새벽부터 전시장에 나왔다. 화재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강한 바람에 소방관들은 화재 진압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영업을 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전시장 영업을 포기하는 대신 1300여명의 소방관들의 휴식 장소로 제공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또한 소방관들에게 300인분의 한우국밥과 빵, 음료 등 1000만원 어치의 식사도 지원했다. "의자도 없이 아스팔트 위에서 컵라면으로 한끼를 때우는 모습을 보니 가만 있을 수는 없었다"는 게 유 회장의 설명이다.
인근 마땅한 화장실도 찾을 수 없어 고생을 했던 소방관들은 유 회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유 회장 역시 소방관들 한명 한명 손을 잡으며 "화마를 잡기 위해 노력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화재는 이날 오후 2시 50분 쯤 발생 16시간여 만에 완전히 불길이 잡혔다. 하지만 스타자동차의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현장에 나왔던 임직원들은 모두 힘을 합쳐 화재 현장의 잔해물을 치우는 등 주변 정리에 나섰다. 다음날부터 스타자동차 전시장도 영업을 재개했다.
유 회장은 "소방관 분들 덕에 불을 끌 수 있어 더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