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래 풍상씨' 신동미 "연기 슬럼프 왔다가 인생캐로 이겨냈죠"
팝인터뷰①
사진=스타하우스 제공 |
신동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연기한 덕에 인생 캐릭터를 얻은 것에 대해 동의했다.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는 최고 시청률 22.7%를 기록하며 역대 기록을 세웠다. 주중 드라마로는 KBS에서 무려 3년 만에 20%를 넘은 드라마란다.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 씨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아드레날린 솟구치는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전달해준 드라마. 신동미는 그 안에서 풍상의 행동에 답답하면서도 끝내 마음 약해 모든 것을 내거는 간분실 역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신동미는 "이렇게까지 흥행할 줄 정말 몰랐다. 사실 저희 배우들은 13%만 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렇게 큰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누구 하나 안 좋은 사람들이 없었다. 10년 만에 즐겁게 촬영했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만 있으면 항상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더라"라며 기쁜 마음을 내비쳤다.
신동미는 간분실 역으로 동생들만 생각하며 가족을 뒷전으로 생각하는 남편 풍상과 속만 썩이는 동생들 때문에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다. 그렇지만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듯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신동미의 재발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동미는 "정말 저와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접점을 찾아갔다면, 이제는 하나가 된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캐릭터의 감정 소모가 컸던 만큼, 굉장히 힘들었다고도 고백했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매회 우는 신이 있어서 힘든 것도 있었다. 물론 저희가 감정노동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징글징글하게 감정의 끝을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사진=스타하우스 제공 |
신동미에게 '왜그래 풍상씨'는 연기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신동미는 드라마 시작 전부터 두려움에 떨며 도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품 시작 전 슬럼프가 왔었던 듯 했다. 신동미는 "저 스스로 산을 매번 넘었던 것 같다. 제 한계에 도전하면서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엔 매번 울면서 덜덜 떨었다. 민낯에 대한 공포도 있었다. '저 여자, 너무 예의없는 것 아냐?'라는 시선이 있을까 두려웠다. 어떻게 봐주실지 몰랐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너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신동미가 연기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부딪히는 모습에 문영남 작가도 칭찬했단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문영남 작가에게 인정 받았을 때 신동미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본 리딩을 처음 하는거라 두려움 속에 갔다. 하필 작가님 옆자리더라. 너무 두려웠는데, 첫 1부 리딩이 끝나고 작가님이 제게 '분실, 내가 되게 반대했었어. 네가 어려 보여서 반대했었어. 근데 리딩을 하고 보니 목소리가 너무 좋아. 끝까지 잘해보자'고 하셔서 안심됐다. 저를 믿어주셨기에 분실에 대한 캐릭터를 그렇게 써주신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신동미는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인생캐'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신동미는 간분실 역이 인생 캐릭터라는 것에 동의할까. 신동미는 웃으며 동의한다고 했다. "인생캐에 대한 기준이 다르겠지만, 드라마에서 깊이 있게 가져가는 게 쉽지 않다. 정말 다 쏟아낸 것 같고 근 3년간 울 것을 다운 것 같다. 저한테 되게 의미 있는 캐릭터인 것 같다. 저 스스로 한 계단을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작품을 하기 전에 연기에 대한 슬럼프가 왔었다. 그래서 연기에 자신감이 없어서 떨기도 했다. 정말 힘든 작품이었는데, 바닥부터 시작하면서 저 스스로 이겨낸 것 같다. 하하."
[헤럴드POP=김나율기자]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