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포터 속 ‘투명망토’, 마법 아닌 현실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투명망토. 입으면 몸이 보이지 않는다. [출처 영화 해리포터]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머리만 둥둥 떠있는 영화 속 투명망토…현실에서 만난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주인공 해리가 꼭 지니고 다녔던 투명망토. 입으면 몸을 숨길 수 있어 해리와 친구들이 위기 상황에서 애용했던 물품이다.
이처럼 마법 세계에만 존재할 것 같던 투명망토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연구진이 투명망토처럼 빛을 숨기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고등광기술연구소 기철식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최근 빛으로부터 물체를 감추거나 입사하는 빛의 위상정보를 완전히 제거해 복원할 수 없게 하는 ‘광디렉분산물질(Photonic Dirac dispersion material)’을 개발했다. 향후 스텔스 기술, 전자기파 차폐기술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스텔스 전투기 [123rf] |
광디렉분산물질이란, 전자의 에너지와 파장의 관계가 원뿔 2개로 이뤄진 모래시계 구조의 물질이다. 그리핀(graphene)이 대표적이다.
사람이 물체를 볼 수 있는 이유는 물체에 부딪혀 반사된 빛이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명망토처럼 물체가 보이지 않게 하려면, 빛이 물체에 반사되거나 흡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개발된 광디렉분산물질은 유효굴절률이 거의 0에 가깝다. 연구진은 굴절률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구조물인 ‘광결정’을 활용해 투명망토현상과 같이 자연적으로는 불가능한 빛의 전파현상을 보이는 이론적 방법을 제시하는 데 성공했다.
이성구 박사후 연구원과 기철식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퓨리에-조화성분들과 광결정모드들의 방사손실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고 그동안 보고되지 않았던 고주파수영역에서 디렉분산특성, 연속준위속박상태, 파노공명 등을 구현하는 방법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스텔스 기술, 전자기파 차폐기술, 고효율 비선형소자, 고감도광센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투명 망토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전세계적으로 이어져왔다. 캐나다 위장복 제조업체 ‘하이퍼스텔스 바이오테크놀로지(Hyperstealth Biotechnology)’는 지난 2019년 빛의 굴절율을 이용한 ‘스텔스 시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캐나다 위장복 제조업체가 개발한 '스텔스 시트' [출처=하이퍼스텔스 바이오테크놀로지(Hyperstealth Biotechnology] |
특히, 국내 연구진들은 이같은 투명망토 물질을 개발하는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박남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음향 파동 물성을 자유자재로 구현해 빛과 소리를 반사할 수 있는 ‘가상화 음향 메타물질’ 개발했다. 또한, 2012년에는 김경식 연세대 교수와 스미스 미국 듀크대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이 ‘스마트 메타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스마트 메타 물질은 숨기려는 물체의 모양이 변해도 은폐 성능을 유지하는 속성을 지닌다.
한편, GIST 고등광기술연구소의 이성구 박사, 김성한 박사, 기철식 수석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포토닉스 리서치(Photonics Research)’에 5월 27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