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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연간 60억 국회 특활비 폐지키로 합의

헤럴드경제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여야가 연간 60억원 가량의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완전히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지난 8일 특활비는 유지하되 양성화하겠다는 개선안을 내놓은 것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뒤늦게 특활비 폐지로 방향을 틀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서 “특활비 문제에 여야 간 완전히 폐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특활비 폐지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기득권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제도의 일면을 걷어낼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오늘 참 국회에 새로운 역사 쓰게 된 거 같다”며 “1당 2당 재정 현실과 여러 여건이 3, 4당과 다른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걸로 알지만 이렇게 국회 개혁 시금석 된 특활비 문제 결단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회 특활비는 크게 교섭단체 활동비 등의 의정 지원, 위원회 운영지원, 의회외교, 국회사무처 기본 경비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지급돼 왔다.


최근 참여연대가 공개한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지출 현황을 보면 특활비 대부분이 의원들의 ‘쌈짓돈’처럼 사용돼 온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를 가장 많이 받은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황우여 전 원내대표와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박지원 전 원내대표였다. 두 사람은 각각 6억2341만 원과 5억9110만 원의 특활비를 받았다.


특활비 폐지 논란을 두고선 여야 5당 가운데 정의당이 가장 먼저 폐지를 당론으로 내세웠다. 이후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거대 양당도 특활비 폐지’에 동참하라고 줄기차게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특활비 전면 폐지 대신, 영수증 처리를 핵심으로 한 특활비 투명화 방안에 합의하는 데 그쳤다. 합의에는 특활비 예산 중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특활비는 폐지하고 내년부터는 특활비를 업무추진비, 일반수용비, 기타운영비, 특수목적 경비로 전환해서 양성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특활비 폐지에 미온적인 거대 양당이 기득권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민주당과 한국당도 결국 소수 야당처럼 특활비 폐지 대열에 뒤늦게 동참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익 차원의 의회외교, 의원 연구모임 등 필수불가결하게 지급된 특활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 상황이다. 특활비 명목의 예산이, 사라지는 대신 운영비 예산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 제도개선 소위에서 특활비 폐지 이후 문제를 논의할 전망이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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