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뿌연 시야, 미세먼지 공습…시민들 ‘콜록콜록’
수도권, 밤새 비 내렸지만 먼지농도 여전히 높아
미세먼지 저감조치로 공공기관들은 차량 2부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6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남대로 일대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싸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7일 아침, 출근길에 나선 한 시민은 뿌연 하늘을 가리키며 “이쯤 되면 마스크도 무슨 소용일까 싶다”고 말했다.
밤사이 비가 내려 대지는 촉촉이 젖었지만, 전날 수도권을 뒤덮은 먼지를 걷어내기에는 역부족인 듯 도심 고층 건물들은 뿌연 먼지에 파묻혀 버렸다.
환경부가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7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회룡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날 오전 출근길 차량을 몰고 나온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운전에 애를 먹었다.
경기 안양이 직장인 김모(32)씨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줄 몰랐는데, 차를 몰고 도로에 나와보니 곧바로 느껴졌다”며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안경까지 꺼내쓰고 운전했다”고 토로했다.
수원시 내 버스정류장에는 많은 시민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하얀색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로 출근하는 이들은 광역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미세먼지에 대비해 마스크를 미리 챙겨둔 모습이었다.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정모(43)씨는 “집에서 수원역까지 버스를, 역에서 영등포까지 기차를, 또다시 직장까지 버스 혹은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며 “출퇴근을 할 때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해서 미리 마스크를 사뒀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7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북부청사 주차장이 차량 2부제로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으로 도내 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돼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운행이 가능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청사 입구에 청원경찰이 배치돼 2부제 위반 차량의 진입을 막았다”며 “비상저감조치가 생소했던 올해 초만 하더라도 2부제가 잘 지켜지지 않았는데, 몇 차례 거치면서 정착해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과 인천, 경기(연천·가평·양평 제외)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비상저감조치는 당일과 다음 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초과할 때 발령한다.
오전 8시 현재 경기도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남부권이 82㎍/㎥를 나타내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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