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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표정으로 도착해 해맑게 고기 구워먹었는데…안타까워”

강릉 펜션 참사

지역 주민들이 말하는 당시 상황

“고기 구워먹고 해맑아 보였는데…”

가족들 모인 아산병원은 ‘침통’

2시간 단위로 산소치료센터 오가

“들뜬 표정으로 도착해 해맑게 고기

[사진설명=사고가 발생했던 펜션 모습]

펜션 가스누출 참사로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태에 빠진 강원도 강릉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사건이 직접 일어났던 펜션 주변은 차량 통제가 이뤄졌고, 인근 지역 주민들은 안타까움에 혀를 찼다.


현재 펜션에 묵었던 10명의 학생 중 3명이 사망, 7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인근의 강릉아산병원ㆍ고려병원ㆍ동인병원으로 옮겨졌고, 동인병원에 있던 학생들이 원주기독병원으로 헬기운송되며, 현재 강릉아산병원과 원주기독병원에서만 학생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은 늦은 밤 2시간 간격으로 고압산소치료센터를 오갔다. 현재는 7명 모두가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가운데, 한 학생은 의식을 회복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사고 현장에서는 원인 규명이 이뤄지고 있었다. 내부에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들이 나왔다.학생들은 전날 오후 부모 동의하에 펜션에 입실했다. 오후 7시께 사온 고기를 구워먹는 바비큐(BBQ)파티를 즐겼고, 객실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소방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150∼159ppm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공기중 일산화탄소 농도(20ppm)보다 8배 가까이 높은 수치였다.


경찰은 브리핑을 통해 “가스보일러 배관과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서로 어긋나 있는 상태였다”며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알렸다.


아울러 사고현장을 목격했던 많은 주민들이 나왔다. 학생들이 입실하고, 병원으로 이송됐던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가슴아파했다.

“들뜬 표정으로 도착해 해맑게 고기

[사진설명=현재 학생 5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강릉아산병원]

사고 현장에서 만난 지역주민 최주섭(64) 씨는 “전날 오후 5시께 외출하고 들어오는데 학생들이 택시에서 내리는 것을 봤다”면서 “들뜬 모습으로 들어왔던 학생들이 그런 사고를 당한 것을 보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비닐하우스 딸기재배를 하는 이교섭(63) 씨도 “딸기 하우스에 머무르고 있는데, 119 구급차가 여러대 펜션 쪽으로 향했다”면서 “처음엔 훈련을 하나 싶었는데, 아이들이 실려나오는 것을 보고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다. 앞길이 창창한 친구들이 사고를 당하다니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병원에는 가족들의 오열과 침묵이 엇갈렸다.


학생 2명이 목숨을 잃은 고려병원은 침통한 분위기였다. 유족대기실에서는 “아이고, 아이고”하는 소리가 들렸고, 일부 유가족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이날 오후 9시께 강릉아산병원, 고압 산소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학생들이 센터 밖으로 나왔다. 기자들과 만난 피해학생 가족들은 침묵했다. 아직 아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지난 새벽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지만, 가족들에게 면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가 발생한 강릉시와 정부부처는 병원 인근에 10곳의 숙소를 마련해둔 상황이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피해학생의 친구들이 강릉으로 찾아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강릉교육청 차원에서 아이들이 받을 수 있는 심리치료를 제공한다든지 필요한 지원 조치를 모두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헤럴드경제(강릉)=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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