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수위 높은 인증샷은 가산점”…경찰, 일베 압색영장 신청
일베 ‘여친인증 대란’
지난 19일 일베에 올라온 여자친구 인증 사진 캡처. |
전 여친 나체사진 등 올리며 회원 인증… 댓글로 성희롱도
노출 심할수록 많은 반응…‘여친 인증 가이드라인’도 등장
경찰 “일베 압수수색 영장 신청…게시자 특정한다”
‘전 여친 몰카로 알몸 찍은 거 인증’, ‘여친 인증 막차 탄다’
지난 18일 새벽부터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는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 등을 몰래 찍은 사진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여자친구가 누워있는 뒷모습, 샤워하고 나온 모습 등 신체가 적나라하게 나오는 사진도 있었다. 이들은 여성의 사진을 찍으며 일베임을 나타내는 손가락 표시를 하며 일베 회원임을 인증을 했다. 여자친구와 전 여자친구의 불법촬영물을 올리는 ‘여친 인증’ 릴레이가 펼쳐진 것이다. 이에 경찰청은 20일 오전 일베 측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고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여친 인증 게시물이 올라오면 일베 유저들은 여성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성희롱 하기 바빴다. 노출 수위가 심하고 직접 찍은 게 확실해 보이는 사진일수록 ‘좋아요’를 의미하는 ‘일베로’ 숫자가 높았다.
다음날까지 여친 인증 릴레이가 계속되자 제대로 인증하라는 ‘여친 인증 가이드라인’도 등장했다. 한 회원은 ‘뒷자세를 찍고 엉덩이 부분에 일베 손인증을 하라, 허리가 잘록하고 긴 생머리는 2배를 주겠다’는 글을 올렸고 수백명의 회원들이 “제대로 인증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일베의 여친 인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베 회원들이 베스트 글이 되기 위해서 여성의 불법촬영물을 올리는 일은 수년 전부터 있었다. 여전히 온라인에서 ‘일베 여친 인증’을 검색하면 몇 년 전에 올렸던 선정적인 게시물이 발견된다. 실제 이번 여친 인증 사태에서 한 회원은 ‘여친 인증 시즌 되면 올리려고 간직해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여친 인증은 1차적으로 일베 회원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아 레벨(회원등급)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베 사이트 내 유저들은 활동 수, 게시글 반응에 따라 레벨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여혐, 남혐 등 온라인으로 번지는 혐오 현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친 인증 게시물에는 한국 여성을 비하거나 메갈, 워마드, 여성시대 등 특정 여성 커뮤니티를 거론하며 비난하는 글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일베의 여친 인증 사태가 알려지면서 여론은 들끓었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자이크도 없어서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사진도 많다. 혹시라도 사진이 올라 왔을까 두렵다”, “집에서 아내를 찍은 사진도 보인다”는 등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일베 여친 몰카 인증 사건을 수사하라는 글도 올라왔다. ‘경찰은 일베 여친, 전 여친 몰카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서 범죄자들 처벌하라’라는 청원 글은 현재 10만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이날 경찰이 여친 인증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다고 밝히면서 20일 현재 해당 게시물은 대부분 삭제된 상태다. 경찰이 “일베가 이를 방치하거나 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일베에 대해서도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일베 측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성 게시글을 모두 채증해 삭제 조치를 취했고 일베에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게시자를 특정해 엄정 수사하겠다”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s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