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가서 힘 자랑도 꽃 자랑도 말라” 쑥섬 여행 [함영훈의 멋·맛·쉼]
380종 꽃섬 된 쑥섬(애도) 100선 첫 명예
영종도, 퍼플섬, 세종호수 등 29곳, 첫 선정
서대문형무소, 흰여울문화마을, 병산서원,
예산황새공원,옥정호도 관광100선 첫 진입
[헤럴드경제=함영훈 여행선임기자] 박치기 왕 김일, 세계복싱챔피언 유제두, ‘두개의 산소탱크’ 맨유 박지성이 태어난 ‘파워 고흥’, 성녀 마리안느·마가렛의 40년 소록도 헌신이 보여준 ‘정신승리 고흥’, 초강력 추진체를 가진 한국 최초 유인우주선 발사 장소 고흥에 가서는, “힘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이제는 “꽃 자랑 하지말라”는 말도 덧붙여야 할 판이다. 해안선 길이 3.2㎞ 밖에 되지 않는 쑥섬(애도)의 산꼭대기 고원에 온갖 기화요초가 다채로운 자태를 뽐낸다. 우주선 나로호가 발사된 나로도에서 배로 5분이면 닿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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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음력 동지섣달, 꽃 볼까 싶지만 2월들어 동백과 수선화가 서서히 꽃을 피우고, 4계절 380여종의 꽃이 번갈아 섬을 장식한다.
▶고흥에선 힘 자랑, 꽃 자랑 말라= 별주부전 ‘범 내려 온다’를 연상케하는 범꼬리 닮은 ‘꽃범의 꼬리’가 피고, 요즘 인기끄는 국악발라드 처럼 우아하게 ‘상사화’도 반길 것이다.
꽃잔디, 꽃양귀비, 노랑 금어초, 빨강금어초, 금계국, 튤립, 락스퍼, 수레국화, 사포나, 알리움기간티, 이베리스, 리나리아, 코스모스, 돌갓꽃, 상사화, 황화코스모스, 천일홍, 디기탈리사, 철포나리, 송엽국, 매리골, 무궁화, 베르가못, 루드베키아, 맥문동, 비비추, 백일홍, 칸나꽃, 갯패랭이꽃, 참나리꽃, 글라디올러, 노랑 기생꽃, 빨강기생꽃, 다알리아, 접시꽃, 청화국화, 지니아, 수국, 에키네시아, 한련화, 라벤더, 바질, 멜라포디움, 매화, 매실, 노랑코스모스 등 열거하기가 숨이 차다.
3무(無)의 섬, 개와 닭, 봉분무덤이 없다. 건강 수종 후박나무 등이 지키는 정글 같은 몬당길은 제주의 곶자왈을 닮았는데, 더욱 신비스런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랑의 돌담길~우끄터리 쌍우물 지나면 동백터널도 멋지게 나 있다.
선착장의 고양이 조형물을 지나 산길에 오르면 김상현-고채훈 부부가 조성해 놓은 별정원, 달정원, 태양정원(쉼터)이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교사-약사인 부부는 2000년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자’고 약속하고 쑥섬가꾸기를 지상과제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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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이 많아서가 아니라 좋아서 쑥섬= 식물학자·조경학자로 돌변해 상당한 연구개발 거친뒤 꽃씨를 심고 쑥섬에 맞는 꽃모종을 만들어서 가꾸었다. 평지에선 볼 수 없고 이 쑥섬 고원에 도달해야 볼수 있다. 하늘에서 보면 바다위에 시크릿가든이 떠있는 것이다.
2016, 2017, 2018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대한민국 가고 싶은 섬 33’에 선정되고, 2017년 전남1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더니, 이번에 한국관광 2021-22년 100선에 처음 진입했다.
쑥(艾:애)이 많아서가 아니라 쑥이 좋아서 쑥섬(애도)이라고 했다고 주민들은 설명한다. 쑥의 질이 좋아 쑥 미숫가루, 쑥차 등으로 웰빙을 나누고, 돌미역, 톳장아찌 등 로컬푸드의 건강성도 살아있다.
꽃과 쑥, 나무, 고양이, 사람들의 이타적 마음이 공존하는 가운데, 거리두기 여행자에게 사방 다도해의 청정 풍경으로 안구정화를 시켜주는 작은 천국이다. ‘힐링파크 쑥섬쑥섬’의 입장료 5000원은 어려움 속에서도 섬을 지키고 가꾼 주민들의 섬 예술 업그레이드에 쓰인다.
소가 누워있는 와우형(臥牛形)이라 소의 해 신축년, 그곳에서 ‘마음 신축’ 쇄신의 의미를 더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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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퀘테레? 산토리니? 영도 흰여울!= 친퀘테레와 산토리니를 섞어놓은 듯한 부산 영도의 흰여울문화마을 역시 뒤늦었지만 이번에 100선에 올랐다. 한국전쟁 이후 바닷가 절벽 위에 조성된 소박한 마을로 지금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국내 산업관광지 13선 중 하나인 조선산업의 산실 영도 ‘깡깡이 마을’을 지나, 절영해안산책로 위쪽 언덕에 옹기종기 형성된 마을이다. 바다, 문화마을, 모자이크벽화, 흰색-파란색 집들 사색 풍경도 멋진데, 해송길, 피아노계단, 출렁다리까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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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 복원하다 사람의 삶도 좋아진 예산= 1971년 4월 충청도 어느곳에 황새 한쌍이 번식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 지 불과 이틀 만에 밀렵꾼(사법처리)이 이 황새 가족을 찾아 수컷을 사살하면서 한국 황새의 대가 끊겼다.
이에 예산군 민관, 대학 연구진, 조류 전문가 등이 황새복원프로젝트에 나섰다. 국경을 넘나들던 동일 원종 암수의 도입, 자연번식을 위한 황새 스쿨 개설과 함께, 친환경 농법 전면화, 하천생태 개선, 둠벙과 어도 복원 등 황새친화적 환경조성을 병행했다. 2015년, 부화, 자연적응스쿨, 관람 및 체험시설 등을 갖춘 황새공원이 완성되고, 멸종 45년만인 2016년 4월 방사된 황새가 야생 번식에 성공했다. 이미 예산을 떠나 중국, 러시아, 오키나와까지 간 식구들도 있다. 예산 황새공원도 한국관광 100선에 새로 들었다. 황새복원 노력이 인간삶까지 건강하게 해준 사례이다. 예산의 황새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올해엔 우리나라 전역에 황새가 텃새로 서식할 수 있도록 5개 지자체(김해시, 청주시, 고창군, 해남군, 서산시)의 방사장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천사섬 중 퍼플섬도 신규진입= 섬 개수 1004로 ‘천사섬’이라는 세계적 닉네임을 얻은 신안의 퍼플섬 박지도-반월도도 새로이 한국관광 100선에 올랐다. 천연 라벤더 등의 자생, 인공 색칠이 하모니를 이루며, 온 섬이 보라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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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 지붕과 다리를 보라색칠을 한 가운데, 머지않아 이른 봄엔 보라색 유채, 5~6월엔 라벤더, 9~10월엔 아스타국화가 퍼플색감을 이어갈 것이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 새 단장을 모두 마치고 육지의 벗들을 기다리는데, 여행이 시작되면 버킷리스트 리더보드 상단에 올려도 되겠다.
보라색 유채와 라벤더 정원, ‘900년 우물’이 있는 박지도의 바가지 조형물, 보라색 아스타 국화와 보라-파랑-핑크 수국 군락이 있는 반월도의 반달에 걸터앉은 어린왕자 조형물도 친근감을 더한다. 문브릿지가 최근 개통됐는데, 모든 단장을 마치기도 전에 독일, 홍콩 등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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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선정= 신규 ‘한국관광 100선’이 된 관광지는 29곳인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이날치의 퓨전국악에 맞춰 춤을 추었던 안동 병산서원 ▷주민과 과학자들의 40년 노력끝에 토종 황새를 복원하고 황새와 인간이 자연친화적 환경속에 공생하는 예산 황새마을·예당호출렁다리·음악분수 ▷슬로베니아 블레드호와 섬에 비유되는 임실 옥정호와 붕어섬, 구절초 지방정원 ▷서울 안산봉수대와 인왕산 호랑이바위의 호위 속에 신촌,봉원사,홍제원,독립문,영천시장,농업박물관을 낀채, 유관순 열사 등 살신성인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우뚝 서있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 뒤늦게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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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부 지방에선 ▷대한민국의 관문으로 세계 최고품질의 공항을 보유한 영종도 ▷가족들이 농촌체험, 청정생태, 자녀교육 등 효과를 한꺼번에 얻을수 있는 안성 팜랜드 ▷도시 출범 9년만에 관광100선에 오른 세종시 호수공원 일원이 눈에 띈다.
최근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최상위를 기록한 세종시는 최근 비암사 극락보전이 보물 지정 예고되는 등 문화관광 분야에서도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최초 로컬푸드 개념으로 서울에 싱싱한 식재료를 당일 운송했던 전의시장,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실 앞으로 이식돼 살아남은 목신제(木神祭)의 원형상징 송원리 둥구나무, 미륵고사를 지내는 마을인 미곡리 민속과 운주산 트레킹 등 뉴노멀 여행지가 꽤 있다.
▶청년몰 위기 맞은 강화원도심 응원하기= 청년몰 ‘개벽2333’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강화는 원도심구역의 100선 진입으로 새로운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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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국내 해상케이블카로는 가장 길고 서해남부 다도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목포해상케이블카, 3대 철쭉 명산 중 하나로 가을에는 단풍과 함께 억새가 펼쳐지는 ‘황매산군립공원’ 등도 최초 선정지가 됐다.
아울러,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강화원도심, 철원한탄강유네스코지질공원, 청풍호반케이블카, 의림지, 아산외암마을, 태안 신두리해안사구, 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익산미륵사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부산송정해수욕장, 다대포, 대구 수성못, 제주천지연폭포가 새로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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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는 ▷이전의 100선 ▷최대 방문 관광지 ▷지자체 추천 중 선별한 198곳을 대상으로, 1차 서면, 2차 현장점검, 3차 최종 선정을 거쳤다. 자연 자원 51곳, 문화 자원 49곳이었다. 두 번 이상 선정된 곳(이번에 탈락한 곳 제외)은 71곳이다.
▶‘100선’ 제도가 시행된 이후 5회연속 선정된 곳= ▷5대고궁 ▷서울 남산타워 ▷수원화성 ▷양평 두물머리 ▷설악산 ▷남이섬 ▷태안 꽃지 ▷전주한옥마을 ▷보성녹차밭 ▷순천만습지 ▷부산 태종대 ▷불국사와석굴암 ▷울릉도와 독도 ▷하회마을 ▷창녕 우포늪 ▷해인사 ▷한라산 ▷제주올레길 ▷우도
▶4회=▷동대문디자인플라자 ▷에버랜드 ▷아침고요수목원 ▷강릉 커피거리 ▷대관령 ▷뮤지엄산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계족산 황톳길 ▷부여 백제유적지 ▷공주 백제유적지 ▷무등산 ▷내장산 ▷죽녹원 ▷오동도& 여수세계박람회장 ▷해운대 ▷감천문화마을 ▷경주 대릉원 일대 ▷부석사 ▷독일마을 ▷제주 성산일출봉 ▷제주 비자림
▶3회= ▷서울 홍대거리 ▷롯데월드 ▷소래포구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한국민속촌 ▷서울대공원 (서울랜드) ▷광명동굴 ▷DMZ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비발디파크 ▷장태산 자연휴양림 ▷청남대 ▷마이산 ▷태화강 ▷영남알프스 ▷반구대암각화 ▷거제 바람의 언덕
▶2회= ▷서울 익선동 ▷코엑스(스타필드) ▷화담숲 ▷제부도 ▷주문진 ▷간현관광지(소금산출렁다리) ▷만천하스카이워크&단양강 잔도 ▷대천해수욕장 ▷용두산·자갈치 관광특구 ▷부산 송도해수욕장 ▷대구 팔공산 ▷서문시장 ▷간절곶 ▷대왕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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