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L 터보 엔진으로 매력을 더한 기아 스토닉 1.0 T-GDI
기아 스토닉이 1.0L T_GDI 엔진을 품도 더욱 매력적으로 변화했다. |
기억을 돌이켜 보니 딱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색의 스토닉을 시승했다.
물론 그 때의 스토닉과 지금의 스토닉은 사뭇 다르다. 이전의 스토닉이 1.6L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었고, 지금의 스토닉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다운사이징'의 흐름에 발맞춘 1.0L T-GDI 엔진을 탑재한 '스토닉 T-GDI'였다.
작고 가벼운 차체에 더욱 가벼운 1.0L T-GDI 엔진을 품은 스토닉 1.0 T-GDI는 과연 기존의 스토닉과는 어떤 차이를, 그리고 또 독자적으로는 어떤 매력을 보일 수 있을까?
포지션이 명확한 기아 스토닉
기아 스토닉은 자신의 포지션을 명확히 한다. 세그먼트 내에서 차체 크기를 최대한 크게 연출하려는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작고 가벼운 차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실제 4,140mm에 불과한 전장은 물론 1,520mm의 낮은 전고를 갖췄다. 덕분에 SUV라기 보다는 '해치백의 지상고를 살짝 높인' 크로스투어러의 느낌이었다.
해치백과 소형 SUV의 그 어딘가에 위치한 것 같은 존재감은 여러 의미를 전달한다. 강점이라고 한다면 접근의 부담감이 적다는 것이다. 물론 브랜드 내에서 현대 코나가 정통 SUV의 형태를 갖추고 있기에 차별화를 이뤄내는 것도 있겠지만 이를 통해 자동차 자체가 낯선 이들에게 '진입 장벽'을 낮추고 부담 없이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앙증 맞은 기아의 디자인
디자인에 있어서는 여느 기아차 디자인과 유사하면서도 소형차만의 개성을 강조하려는 노력을 더했다. 보닛에 볼륨을 더하고 기아차의 고유의 프론트 그릴로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차량 좌우로 갈수록 살짝 끌어 올리는 라인을 더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했다. 측면은 클래딩 가드가 있으나 낮은 루프 덕에 세련된 해치백이라는 느낌이 더 강조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작은 차량을 되도록 크게 보일 수 있도록 볼륨감을 강조한 모습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스포티지와 비슷하여 기아차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차체 밖으로 돌출되는 연출을 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돋보인다. 이외에도 스키드 플레이트를 더해 SUV의 감성을 강조했다.
실용성과 사용성에 집중한 공간
작은 차체의 실내 공간은 거짓말을 조금 더 보태 '기아 모닝'과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세그먼트의 차이가 있는 만큼 스토닉은 조금 더 매력적이고 만족스러운 구성을 갖췄다. 특히 담백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덕분에 기능 및 활용성이 돋보였다. 정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고물리적인 버튼을 간결히 정리하여 공간의 여유를 강조하고 팝업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해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할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의 크기나 포지션 등 때문인지 소재의 구성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운 요소는 있다. 플라스틱의 건조함과 인조 가죽의 가벼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사용자의 기준을 충족시키게 된다면 판매 가격의 상승이 당연하니 타협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시보드 중앙이 디스플레이는 모닝 등에서 볼 수 있던 구조를 그대로 이어간다.
디스플레이 좌우에 버튼을 배치하고 다이얼을 적용해 사용성을 개선했다. 확실히 인포테인먼트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는 현대, 기아차의 강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내비게이션의 해상도 및 반응 속도 등이 상당히 우수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공조 컨트롤은 깔끔한 연출로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차체의 제한적인 크기로 인한 공간의 아쉬움이 제법 있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나름대로의 정성이 담겨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먼저 1열 공간에 대해서는 시트의 질감이나 착좌감이 다소 아쉬운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포지션이나 시야 등에서의 만족감은 좋은 편이다. 다만 체격이 큰 기자의 입장에서는 드라이빙 포지션을 제대로 맞출 경우에는 2열 공간의 활용성을 전혀 고려할 수 없을 것 같다.
적재 공간은 평이한 수준이다. 대신2열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에는 최대 1,157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체면치레는 가능하다.
가볍고, 부담 없는 존재
스토닉 1.0 T-GDI의 보닛 아래 자리한 120마력과 17.5kg.m의 1.0L T-GDI 엔진은 작은 소형차를 이끌기에 충분한 선응이라 할 수 있다. 강력한 출력은 아니지만 발진 시의 느낌이나 가속 상황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제법 가벼운 편이라 운전자가 주행을 이어가기에 특별히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점도 없었다.
게다가 차량의 크기가 작으니 주행 중 차량의 상태나 움직임이 어떤지 명확히 느껴지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물론 엔진의 배기량이 작은 편이라 고속 이후의 영역에서는 다소 어딘가 아쉽고 또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느낌이 가득했다.
효율성에 대한 생각도 있었겠지만 1.0L T-GDI 엔진과 조화를 이루는 7단 DCT의 존재 또한 만족스럽다. 조금 둔탁한 반응을 보일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경쾌한 주행 감성을 이어가는데 큰 부족함이 없었다. 게다가 이러한 조합을 통해 리터 당 13.5km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다는 점 역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된다.
1년 전 기억과 직접적인 비교가 다소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기존 스토닉 디젤 모델에서도 느껴졌던 가벼운 차체에서 1.0L T-GDI 엔진이 더해지면서 차량의 움직임이 한층 가벼워진 기분이다. 그리고 낮은 전고, 무게 중심 덕분에 차량의 움직임이 마치 컴팩트한 해치백 모델을 타고 있는 느낌과 유사했다.
경쾌한 움직임의 스토닉 1.0 T-GDI
작고 가벼운 차체와 컴팩트한 엔진 덕에 스토닉 1.0 T-GDI의 움직임은 시종일관 가볍고 경쾌했다.
앞서 말한 가속감은 물론이고 스티어링 휠을 쥐고 움직일 때의 느낌도 가벼운 것이다. 차량의 움직임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일부 둔탁하고 흐릿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작은 차체가 노면의 반응과 주행에 대한 질감을 제법 직관적으로 제시한다.
물론 고급스러운 느낌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일상적으로 다루고, 편하게 주행을 하기에 딱 좋은 기분이다. 애초에 소형 SUV에게 풍요로운 주행 질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스토닉은 풍요로움 보다는 간편함 그리고 다루기 편하다는 느낌에 초점을 맞추며 이를 제대로 잘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스티어링 휠에 대한 부담도 덜하고 이에 대한 차량의 움직임도 불필요하게 무게를 잡거나 둔하게 표현되지 않는 점 역시 만족스러웠다. 물론 수준급의 스포츠카들과 같은 매력적인 조향감은 아니지만 일상에서 편하게 다루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 존재했다. 가장 큰 것이 역시 서스펜션의 포용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조금만 속도를 높여 코너를 파고들 때면 운전자에게 느껴지는 불안감이 제법 크게 느껴졌다. 이와 함께 타이어의 성능도 아쉽게 느껴졌다. 차량은 조금 더 버틸수 있을텐데, 타이어가 먼저 노면을 놓쳐 버리며 운전자를 당황시키는 경우가 더러 있있기 때문이다.
추후 스토닉 1.0 T-GDI를 구매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타이어 교체를 권하고 싶다.
한편 스토닉 1.0 T-GDI의 실용적인 구성은 만족스러운 효율성으로도 이어진다.
실제 자유로 주행을 통해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평균 88km/h의 속도로 35분 동안 50.3km를 달렸는데 이때 리터 당 20.7km의 효율성이 계측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공인 연비는 물론 14.9km/L의 고속 연비와 비교헀을 때에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치였다.
일상에서의 편안한 이동 수단으로서의 스토닉 1.0 T-GDI
스토닉 1.0 T-GDI를 타는 내내 '일상적으로 타고 다니기 좋은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이빙의 가치를 느끼거나 혹은 수준 높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구현하는 데에는 분명 아쉬움이 있지만 주행 내내 스트레스 없이 쉽게 다룰 수 있다는 매력, 그리고 기대 이상의 효율성을 낼 수 있는 특성 또한 스토닉 1.0 T-GDI에 관심을 갖게 만들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 '가볍게 즐기는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면 스토닉 1.0 T-GDI는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