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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3억짜리 꽁치꼬리 조형물, 결국 고철 값에 ‘땡처리’

공항삼거리 스테인리스 ‘은빛풍어’, 3차례 유찰 끝 1420만원에 공매

한국일보

경북 포항시가 지난 2009년 3억원을 들여 남구 동해면 공항삼거리에 만든 조형물 ‘은빛풍어’ 주변에 7일 오전 철거 작업을 위한 철기둥과 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시가 3억원이나 들여 설치했다가 철거하기로 한 과메기 홍보용 조형물 ‘은빛풍어’가 3차례 유찰 끝에 고철 값에 팔려 혈세낭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은빛풍어는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3차례 유찰된 후 4차 공매에서 1,420만원에 팔렸다. 설치비의 20분의 1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조형물을 매입한 업자는 최근 철거작업에 돌입, 조만간 고철로 철강업체 등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은빛풍어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공항삼거리에 놓인 스테인리스강 재질의 대형 조형물이다. 과메기 홍보를 위한 것으로, 커다란 꽁치의 머리와 몸통은 땅에 박혀 있고 꼬리만 내놓고 있는 형상이다. 가로 11m, 높이 10m에 달한다.


포항시는 지난 2009년 전국 공모를 통해 설치했지만 초반부터 흉물 논란이 일었다. 꽁치 꼬리가 바닷물을 박차고 오른다는 설명과 달리 되레 처박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여론이 많았다. 역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포항공항 입구 조형물로는 최악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동해면 주민을 비롯한 상당수 시민들이 조형물을 철거해달라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포항시는 시민공청회와 경관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지난 6월 철거를 최종 결정했다.


요로에 제값을 받고 매각에 나섰지만, 예술적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감정평가에 따라 고철 값만 받고 매각에 이르렀다.


포항시 관계자는 “낙찰 받은 회사에서 해체와 이전, 복구까지 책임진다”며 “이번 주에 철거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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