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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화 신고 노래하더니... '대관 기피' 상암경기장 뚫은 '이 가수'

임영웅, 2024년 5월 25~26일 공연... 트로트 가수 최초

한국일보

가수 임영웅이 지난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홈팀인 FC서울 경기에서 시축 행사에 참여해 관중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큰 우주가 되겠습니다'.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가수 임영웅 공연장 대형 스크린엔 이런 문구와 함께 푸른 잔디밭이 깔린 경기장 사진이 떴다. 서울 마포구 소재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경이었다. 그 뒤 스크린엔 '2024. 05. 25~05.26'이란 문구가 큼지막하게 등장했다. 객석에선 함성이 터졌다. 임영웅은 "꿈같은 곳에서 여러분과 함께하게 됐다"며 "가슴이 벅차오르고 기대가 된다. 그날까지 건강히 계시라"고 말했다.


임영웅이 내년 5월 25∼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연다. 소속사 물고기뮤직 관계자는 6일 "'아임 히어로' 투어 앙코르 공연 일환"이라고 밝혔다. 6만여 명을 동원할 수 있는 이 경기장에서 공연하는 트로트 가수는 임영웅이 처음이다. 최소 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아야 해 이곳에서 공연할 수 있는 가수는 극히 드물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독 공연한 가수는 1990년대 '문화 대통령' 서태지(2008)와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말춤으로 들썩인 싸이(2013)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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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이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와 FC서울의 경기 하프타임 때 노래하고 있다. 공연팀은 잔디 보호를 위해 모두 축구화를 신었다. 연합뉴스

임영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한다는 건 그의 관객 동원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걸 보여준다. 임영웅은 지난달 27~29일과 이달 3~5일까지 2주에 걸쳐 KSPO돔에서 6회 공연했다. 이 서울 공연에서 불러 모은 관객 수만 최소 6만 명. 임영웅의 이번 서울 공연 예매가 시작된 후 티켓 예매 사이트엔 1분 만에 370만 명이 몰렸다. 표 구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어려워 팬들 사이 임영웅의 대형 공연장 공연을 바라는 목소리가 컸는데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이 지난 9월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다음 무대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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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 시작 전 시축자로 나선 가수 임영웅이 그라운드에 오르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FC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그간 가수들에게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다. 잔디 보호를 위해 2017년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 후 K팝뿐 아니라 해외 가수의 단독 공연은 단 한 차례도 진행되지 않았다.


대관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경기장과 '축구 마니아'로 유명한 임영웅의 인연은 각별하다. 임영웅은 4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홈팀인 FC서울 경기 시축을 했고 그때 그의 팬 4만5,000명이 몰려들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유료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시즌 이래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임영웅은 시축 행사 출연료도 받지 않았다. 그는 댄서들과 함께 축구화를 신고 노래해 축구 팬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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