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한 파스텔 꽃송이의 유혹… 6월 수국 명소는 어디?
초여름 '포토존' 전국 수국 명소
화담숲과 아침고요수목원은 수국 축제
제주에는 유료 공원 외에도 수국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해안도로을 끼고 있는 종달리 수국길이 대표적이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철쭉으로 봄꽃 잔치가 마무리되면 6월부터는 수국의 계절이다. 보라에서 진분홍까지 파스텔 색상의 탐스러운 꽃송이가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곤충을 유혹하기 위한 가짜 꽃(장식화)은 인간들에게도 매혹적이라 꽃송이는 점점 풍성하게 개량됐고, 전국 곳곳에 수국 명소가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의 대표 수국 명소를 꼽자면 경기 광주의 화담숲이다. 약 4,500㎡(1,360평) 규모의 ‘수국원’에 100여 종 7만여 그루의 수국이 심어져 있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와 짙푸른 신록 사이에서 꽃망울을 터트린 수국이 은은하고 환상적인 숲길을 만든다. 조밀한 꽃잎이 모여 부케를 이룬 큰잎수국, 고깔 모양 흰색 꽃이 만개하는 목수국, 커다란 다발로 풍성함을 자랑하는 미국수국, 소담스럽고 청초한 푸른빛의 산수국 등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신록과 어우러진 화담숲 수국. 곤지암리조트 제공 |
화담숲은 개화 시기에 맞춰 6월 1일부터 7월 초까지 수국 축제를 연다. 축제 기간 입장객 분산을 위해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하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이다. 현충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원한다. 6월 10일부터 19일까지는 ‘반딧불이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3일 오후 1시부터 화담숲 홈페이지를 통해 하루 500명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수국 전시회가 열리는 정원. 아침고요수목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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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전시회가 열리는 정원. 아침고요수목원 제공 |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도 6월 4일부터 한 달간 ‘시가 있는 산책로’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수국 정원에서 다양한 품종의 수국 전시회를 연다. 넓은잎수국, 떡갈잎수국, 미국수국, 산수국 등 약 120종을 볼 수 있다. 황금풍지초, 델피니움, 디기탈리스 등의 여름 꽃이 섞여 색감의 조화와 풍성함을 더한다. 곳곳에 띠 장식과 무드 등으로 ‘포토존’도 만들었다. 전시회 기간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유리용기에 식물을 담아 장식하는 테라리움과 마리모보틀 만들기 교실을 운영한다.
신안 도초도는 새로운 수국 명소로 뜨는 곳이다. 수령 70~100년 된 팽나무 700여 그루가 터널을 이루는 ‘환상의 정원’ 바닥이 6월이면 수국 융단으로 변한다. 도초도의 관문인 화포선착장에서 수로 둑을 따라 약 3.5㎞에 이르러 ‘팽나무 10리길’이라고도 부른다. 천천히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수국과 팽나무가 어우러진 도초도 '환상의 정원'. 신안군 제공 |
도초도 수국공원의 보라색 수국. 신안군 제공 |
수국과 함께 수레국화와 패랭이, 니포피아 등 주황과 푸른빛이 감도는 꽃을 함께 심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팽나무 10리길은 폐교 터에 조성한 수국공원까지 연결된다. 전통정원, 소리마당, 웰빙정원으로 구분된 공원에 산수국, 나무수국, 불두화 등 15종 3만 그루의 수국을 심고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다. 도초도는 영화 ‘자산어보’ 촬영지로 주목받은 섬이다. 언덕 위 초가 너머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액자 속 그림 같은 곳이다.
수국 명소가 많기로는 제주가 으뜸이다. 한림공원과 카멜리아힐, 휴애리자연생활공원 등 유료 공원 외에도 이름난 곳이 수두룩하다. 종달리·안성리·안덕면사무소·산방산 수국길이 있고, 송악산 둘레길과 절물자연휴양림, 보름왓도 각광받고 있다. 특히 종달리 수국길은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 있다. 자전거도로 겸 인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구조지만 도로변이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보통 6월 중순 만개하는데 때로는 7월 말까지 개화 시기가 늦어지기도 한다.
수국이 곱게 핀 제주 안덕면 카멜리아힐. 제주관광공사 제공 |
종달리 수국길과 이어지는 제주 구좌읍 하도리 수국길. 제주관광공사 제공 |
이 외에 충남 공주의 유구색동수국정원, 경남 고성의 그레이스정원, 전남 함평의 자연생태공원도 지역에서 알려진 수국 명소다. 부산을 대표하는 태종사 수국은 안타깝게도 당분간 즐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겨울 가뭄이 심해 5,000여 그루 중 약 80%가 고사했기 때문이다.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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