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차서원 결혼에 쏟아진 악플, 타당한가

엄현경과 결혼 발표에 "작품 몰입 깬다"...일부 팬들의 비판적 여론

"'비의도적 연애담', 여전히 감사하고 소중해" 차서원 해명까지

한국일보

배우 차서원과 엄현경은 최근 열애, 임신 소식을 전해 축하를 받았다. 엄현경 SNS

무릇 배우란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한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최근 차서원을 향한 악플 세례를 보고 있자면 배우가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져야 할 책임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고민이 든다.


최근 차서원과 엄현경은 결혼과 임신 소식을 함께 전하며 새로운 배우 커플의 탄생을 알렸다. 앞서 방송된 MBC '두 번째 남편' 출연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드라마 종영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 결혼까지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현재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차서원이 전역한 뒤 치러질 예정이다.


임신과 결혼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함께 전해진 가운데 차서원 역시 "제게 늘 웃음을 주는, 그래서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이라 그 분(엄현경)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가겠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공개하며 세간의 축하를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에 축하의 목소리만 전해진 것은 아니었다. 차서원의 결혼 소식이 알려진 뒤 일각에서 차서원의 SNS를 찾아가 '악플 세례'를 남긴 것이다. 차서원의 결혼 발표에 대한 책망을 담은 악플의 이유는 그가 출연한 티빙 드라마 '비의도적 연애담'과 맞닿아 있었다.


차서원이 결혼 발표 전인 올해 3월 출연했던 '비의도적 연애담'은 남성 인물들 간의 사랑과 연애를 다루는 BL 장르의 드라마로, 차서원은 극 중 공찬과 멜로 연기를 펼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품을 향한 팬들의 몰입과 사랑에 힘입어 '비의도적 연애담'은 각종 플랫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국내 및 일본 등에서 팬덤을 모았다. 하지만 배우 개인의 결혼 발표에 있어 이는 오히려 독이 됐다. 차서원의 결혼 발표 이후 일부 팬들이 '결혼 발표로 인해 드라마 속 인물 관계에 대한 몰입을 깬다'라며 악플을 남기기 시작한 것이다. 해당 팬들은 드라마 속 모습과 현실의 모습에서 오는 괴리로 인해 작품에 대한 몰입을 깨는 것이 배우로서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며 차서원의 결혼 발표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결국 쏟아지는 비판 여론 속 '비의도적 연애담' 측까지 차서원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직접 쓴 편지에서 차서원은 "'비의도적 연애담'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맺은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 팬분들의 사랑, 촬영장에서의 행복한 추억까지 이 모든 것이 여전히 제게는 감사하고 소중한 순간으로 남아있다. 앞으로도 저는 변함없이 동생들을 응원하겠다"라는 생각을 전하며 성난 팬심을 달랬다.


물론 배우로서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미 종영한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이유로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배우의 개인사에 악플까지 남기는 것이 옳은 일인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 사건이다. BL 작품의 특성상 마니아 층이 탄탄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일부 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작품 출연 중 열애를 했고, 이후 결혼 소식을 전했다는 이유로 배우가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작품에 출연했다고 해서 배우의 실제 행보 역시 작품과 맞닿아야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과도한 요구다. 시청자들에게 아무리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도 작품 속 설정과 배우의 현실 생활은 분명히 별개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오늘의 실시간
BEST
hankookilbo
채널명
한국일보
소개글
60년 전통의 종합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