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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드라이빙, 공간 그리고 감성의 플래그십 ‘캐딜락 CT6 플래티넘’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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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CT6는 분명 매력적이고 강렬한 존재다.

글로벌 시장에서 캐딜락 브랜드는 빠른 변화와 신규 라인업, 그리고 슈퍼 크루즈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의 혁신을 이어가며 ‘고루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의 생존성을 위함이다. 실제 캐딜락은 뷰익과 함께 주 소비층의 평균 연령대를 빠르게 끌어 내리고 있으며 여느 때보다 더욱 열정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캐딜락 코리아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캐딜락 코리아의 수장이 된 서영득 대표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서 ‘AMG 브랜드’ 및 AMG 브랜드의 역동적인 활동을 이끌었던 이력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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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의 변화는 플래그십 세단인 CT6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는 ‘리본(Reborn)’을 내세운 CT6는 기존보다 더욱 길어진 5,227mm의 전장은 플래그십 세단의 여유를 드러내는 것 갖지만 막상 1,880mm의 전폭과 1,473mm의 전고가 어우러지며 대담하고 역동적인 세단의 비례를 그려낸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3,109mm로 여느 플래그십 세단의 ‘롱 휠베이스’ 사양에 필적하며 공차중량은 1,941kg으로 동급의 경쟁자에 비해 100~200kg 가량 가벼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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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칼라-라이크가 만드는 변화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한다면 언제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면서도 어느 정도는 클래식한, 그리고 또 여유로운 존재감을 뽐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고풍적인’ 디자인이 아닌 ‘고루한’ 디자인이 연출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캐딜락 CT6는 지금까지의 플래그십 세단과는 완전히 다른 ‘결’을 선보이고 있다. 몇 년 전 캐딜락이 선보였던 ‘에스칼라 컨셉(ESCALA concept)’의 디자인 키워드를 새롭게 적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캐딜락은 ‘에스칼라-라이크’ 디자인의 시작을 알렸고, 이는 내년에 데뷔할 XT6와 CT5, CT4 등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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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을 떠올리게 하는 대담하고 큼직한 프론트 그릴과 깔끔히 다듬어진 크레스트 엠블럼, 그리고 에스칼라-디자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헤드라이트 유닛은 플래그십 세단이 아닌 여느 스포츠 세단에 적용해도 ‘역동성의 표현’이 우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대담하게 그려진 바디킷이 더해져 그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측면의 경우에는 이 차량이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리는 긴 전장과 긴 휠베이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전고가 아주 낮은 편은 아니지만 전장과 휠베이스가 워낙 길어 유독 낮게 보이는 프로포션이 무척 인상적이다. 여기에 깔끔하게 다듬은 도어 패널과 실루엣을 갖췄고, 네 바퀴에는 고급스러운 감성이 드러나는 알로이 휠을 더해 플래그십 세단의 감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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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은 다시 한 번 에스칼라-라이크 디자인이 고개를 든다. 날렵하고, 강인하게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적용하고, 트렁크 게이트의 상단 부분을 마치 립 타입의 스포일러처럼 다듬어 스포티한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참고로 차체 하단 양끝에는 듀얼 타입으로 다듬어진 트윈 머플러 팁이 자리해 고성능 세단의 감성을 드러내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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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로 빚어낸 공간

과거 GM은 섀시 개발에 있어서 상당히 공을 들였고, 그로 인해 실내 공간의 여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캐딜락을 비롯해 GM의 다양한 차량들이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시작으로 소재의 발전, 그리고 섀시 개발에 대한 꾸준한 노력의 발단을 통해 이전보다 한층 여유롭고 넉넉한 공간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인 받은 것이 바로 캐딜락 CT6라 할 수 있다. 듀얼콕핏을 다듬은 깔끔하고 넓은 공간감이 돋보이는 대시보드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여러 소재를 활용해 구성하여 플래그십 세단에 걸맞은 감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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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우수한 해상도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쾌적한 시야의 디스플레이 패널 계기판과 버튼과 터치, 그리고 다이얼을 적당히 조합한 센터페시아 및 센터터널을 마련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무선 충전 기능과 이를 위한 홀더의 형상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캐딜락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UE는 더욱 깔끔하고 간결해진 그래픽 테마와 기능적으로 한층 개선된 매력을 뽐내며, 내비게이션 역시 우수한 만족감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CT6만을 위해 구성된 보스의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은 장르와 음원의 특성을 가리지 않고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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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아쉬움이 없다. 캐딜락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들 정도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시트가 제공되며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두 넉넉해 체형을 가리지 않고 누구라고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한다. 여기에 동급에서 가장 뛰어나다 평할 수 있는 마사기 기능까지 더해지니 그 만족감이 더욱 우수하다.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2열 공간에 대한 여유는 확실히 챙기는 모습이다.


3,109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 덕분에 190cm에 가까운 성인 남성도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는 여유가 마련된다. 시트의 푹신함은 조금 부족하지만 캐딜락 특유의 탄탄하면서도 안정된 느낌은 명확히 전달된다. 여기에 마사지 기능과 2열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도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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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넉넉한 공간에 비해 적재 공간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골프백 4개에 대한 의지가 강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433L의 트렁크 공간은 경쟁 모델과 비교를 하더라도 조금 작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공간의 형태가 깔끔한 편이라 사용성이 좋고, 적재 공간의 조명 또한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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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 엔진과 다단화 변속기의 조합

캐딜락이라고 한다면 으레 8기통 엔진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 CT6의 데뷔 초에는 V6 엔진 만이 마련된 상태였고, 고출력의 V8 사양이 없는 걸 가리켜 ‘V8 사양도 없는데 무슨 플래그십이냐?’라고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보닛 아래 자리한 V6 3.6L 엔진은 최고 출력 334마력과 39.4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10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한다. 동급 대비 가벼운 만큼 가속력도 우수한 편이며 공인 연비 또한 복합 기준 8.7km/L를 달성했다.(도심 7.5km/L 고속 10.9k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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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을 더욱 강조하는 플래그십 세단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한다면 전체적인 체격이나 고급스러움도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운전석의 즐거움과 가치보다는 2열 공간의 편안함과 만족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캐딜락 CT6는 조금 다르다. 2열 공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1열의 운전자를 위한 준비도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이는 550마력 V8 4.2L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CT6의 고성능 버전인 ‘CT6-V’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실제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크롬 코팅을 한 마그네슘 패들 시프트나, 모터스포츠에서 가져온 ‘리어 뷰 카메라 미러 2.0’, 그리고 캐딜락 최고의 무기 중 하나인 ‘MRC(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등이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CT6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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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정숙한 편이다. 가솔린 엔진이기 때문에 시동과 함께 거친 숨을 내쉬는 것 외에는 진동과 소음을 손쉽게 차단한다. 하지만 기어 시프트 레버를 당기고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순간 ‘동급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내왔던 캐딜락의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고성능 사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V6 엔진은 맹렬히 회전하며 자연흡기 엔진과 넉넉한 배기량의 여유를 한껏 과시한다. 3,000RPM 이하에서는 그토록 부드럽고 정숙하던 엔진은 RPM의 상승에 따라 더욱 날카롭고 시원한 사운드를 내지르며 발진 가속과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의 여유를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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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단 변속기도 기본적으로는 부드러운 감성을 제공한다. 변속 속도나 변속 질감은 물론이고 변속과정에서 충격을 훌륭하게 억제하며 플래그십의 여유를 뽐낸다. 하지만 이는 잠시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RPM을 풍부하게 활용하며 스포츠 드라이빙에 충분한 반응과 수동 변속 시의 운전자 의지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그 와중에도 ‘변속 충격’은 느껴지지 않아 드라이빙의 정교함은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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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이 길고, 휠베이스가 길며 가볍다고는 하지만 공차중량이 제법 나가는 편이라 차량의 움직임이 다소 둔할 것 같다고 생각되지만, 최근의 캐딜락의 퍼포먼스는 서킷과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다듬어진 만큼 움직임에 거침이 없다.


조향의 반응이 반 템포 여유를 제시하며 일상에서는 부드러움을 표현하지만 주행의 템포를 올리면 정교한 피드백과 차량의 체격과 무게를 한층 가볍게 느끼게 하는 특유의 감성이 더해지며 드라이빙의 자신감을 더욱 높인다. 게다가 후륜 조향까지 갖췄으니 그 움직임에는 거침이 없다. 덕분에 미국차가 코너링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손쉽게 타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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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상황에서는 여유로움을 겸비한 단단함을 통해 1열과 2열 공간에 만족감을 제시한다. 덕분에 클래식한 플래그십 세단보다는 ‘트렌디한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제공한다. 취향에 차이가 있겠지만 덕분에 VIP를 위한 의전 차량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오너십을 발휘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1/1,000초라는 가공할 속도로 기민하고 정교한 서스펜션 조율 능력을 갖춘 MRC의 도입으로 스포츠 모드에서 CT6는 어지간한 스포츠 세단들이 선사하는 단단하고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상황에 따라 ‘댐핑의 여유’를 더하며 드라이빙의 가치를 한껏 끌어 올리며 드라아빙의 매력을 한층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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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특별한 기술이나 소재가 아닌 ‘기본기’를 강조한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은 어떤 상황에서도 강력한 제동력과 그러한 제동력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도로에서의 여유로운 주행이나 스포츠 드라이빙, 그리고 나아가 산길과 서킷에서도 ‘차량의 가치’를 한껏 과시하는 특별함을 자아낸다.


좋은점: 합리적인 가격, 대담한 디자인과 공간 그리고 인상적인 두 타입의 드라이빙


아쉬운점: 미국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편견, 그리고 시장에서의 부족한 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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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매력적인 플래그십 세단, 캐딜락 CT6

캐딜락 CT6는 2.0L 터보 사양의 저렴함과 넉넉함이 치명적인 매력 중 하나였다. 하지만 화장을 고치며 2.0L 터보 사양이 삭제되는 바람에 그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캐딜락 CT6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강렬하다. 완성도 높은 섀시 위에 자리한 매력적인 파워트레인 구성, 그리고 젊음을 말할 수 있는 드라이빙과 VIP를 위한 공간과 배려, 그리고 감성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게다가 국산 플래그십 세단보다 저렴한 가격까지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 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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