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을 더하고 단점을 가린 대담한 존재, BMW X5 M50d
시승기
BMW X5 M50d는 이전보다 단점이 줄어든 존재가 됐다. |
BMW가 새로운 5 시리즈를 선보이며 고성능 모델이자, M 브랜드를 더욱 널리 알리는 ‘M 퍼포먼스’ 사양인 BMW X5 M50d를 함께 선보였다.
과거 M 퍼포먼스 모델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조금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 심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험치를 쌓은 X5의 본질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 발전하게 되었을지 궁금함과 기대감이 동시에 생겼다.
그렇게 BMW X5 M50d와의 주행을 시작했다.
새로운 BMW X5 M50d는 여전히 육중하고 우람한 체격을 자랑한다.
4,920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2,005mm까지 늘어난 전장은 도로 위에서의 강렬함을 드러내기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어지간한 성인 남성의 키라 할 수 있는 1,745mm의 전고와 2,975mm의 휠베이스 또한 부족함이 없다. 참고로 차량의 체격, 파워트레인 등으로 인해 공차중량이 2,380kg로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육중한 존재감을 뽐내다
길고 넓고 높은 체격은 대담하게 드러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차량의 체격 자체가 워낙 큰 편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느끼는 볼륨감이나 그 위압감이 상당하다. 게다가 새로운 X5에 적용된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이러한 체격적인 존재감을 더욱 강조하는데 큰 힘을 더하는 요소라 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BMW의 디자인이 최근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적어도 SUV 디자인에서는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한 것 같다.
전면 디자인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여느 BMW들과 같이 더욱 크고 대담하게 그려진 키드니 그릴에 있다. 고성능 모델인 만큼 무광의 디테일을 더하고 하나로 구성된 스케일을 통해 시각적인 매력, 볼륨감을 한층 키우는 모습이다. 차량 자체가 큰 편이라 그런지 크기를 키운 키드니 그릴이 ‘과장된 느낌’이 크지 않은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측면을 본다면 대담하고 거대한 체격과 함께 한층 세련된 실루엣이 더해진 것이 보인다. 특히 2열 도어 뒤쪽으로 이어지는 라인의 처리가 무척이나 이색적이면서도 거대한 체격의 SUV를 드러내기 적합한 모습이다. 네 바퀴에는 M 엠블럼을 더한 휠과 큼직한 브레이크 캘리퍼가 자리해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의 경우에는 조금 신선하다. 아무래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이 기존의 X5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균형감도 우수하고, 또 스케일을 강조한 트렁크 게이트와 고성능 모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리어 범퍼 및 머플러 팁의 적용을 통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개성이 부족한 공간
BMW X5 M50d의 실내 공간을 보는 순간 드는 생각은 간단하다.
하나는 ‘최근의 BMW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라는 것과 ‘그럼 BMW X5 M50d만의 매력은 없는 것일까?’라는 것이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소재, 그리고 표현 등에 있어서 5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어 BMW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지만 ‘M 퍼포먼스’의 매력을 느끼기엔 조금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M 엠블럼을 더한 스티어링 휠이나 팝업 방식의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호화롭게 구성된 센터터널은 분명 시각적인 매력을 한껏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400마력에 이르는 걸출한 출력을 가진 호탕한 SUV만을 위한 특별한 무엇이 더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게 사실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넓은 화면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선보인다.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다양한 기능이 모두 우수한 한글화 및 뛰어난 하드웨어 스펙 덕에 뛰어난 만족감을 제시한다.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도 견고한 모습이라 전체적인 만족감이 높다.
다만 센터페시아의 고광택 패널들이 햇살과 만나는 순간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주행 시야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공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다. 기존의 X5 및 X5 M50d가 공간 활용이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새로운 BMW X5 M50d은 넉넉한 체격과 긴 휠베이스를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1열의 탑승자는 넉넉한 공간과 함께 우수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게다가 시트의 매력도 충분하다. 다만 SUV라는 특성 상 시트의 높이가 높은 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어서 2열 공간도 준수하다. 기존 모델 대비 한층 여유로운 공간은 물론이고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더 높은 만족감을 제시해 2열 탑승자의 만족감이 상당히 높아졌다. 게다가 1열 시트 뒤쪽에 배치한 USB 포트 덕에 IT 제품의 활용도가 높아졌고, 듀얼 존 공조 시스템을 더해 그 만족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적재 공간 또한 불만이 없다. 기본적으로도 동급 최대 수준의 넉넉한 공간을 제시하는데 공간의형태나 구성에 있어서도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특히 트렁크 공간의 좌우 패널이 평평하게 다듬어져 다양한 짐을 손쉽게 적재할 수 있는 점이 큰 매력이다. 여기에 2열 시트를 모두 접을 때에는 2,000L가 넘는 공간이 확보되니 불만이 있을 이유가 없다.
출력을 끌어 올린 X5 M50d의 심장
X5 M50d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400마력과 77.5kg.m의 압도적인 출력을 자랑하는 직렬 6기통 M 퍼포먼스 디젤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기존 X5 M50d 대비 출력 및 토크가 모두 개선된 엔진이다. 여기에 ZF 제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 및 xDrive를 조합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BMW X5 M50d는 정지 상태에서 단 5.2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시킬 수 있는 탁월한 민첩성을 갖췄다. 참고로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9.7km/L이며 도심과 고속 주행 상황에서 각각 8.6km/L와 11.3km/L를 달성한다.
단점을 지우고 강점을 더한 X5 M50d
X5 M50d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면 비교적 높은 시트 포지션 때문에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시야가 충분히 넓은 점은 분명한 이점이다. 개인적로 전방 및 후반 시야는 상당히 만족스러운데 체격에 비해 애교처럼 보이는 자그마한 사이드 미러의 크기와 그 시야가 조금아쉽게 느껴졌다.
한층 고급스럽고 세련된 감성이 드러나는 실내 공간을 둘러본 후 엔진 스타트 버트을 눌러 시동을 걸면 정숙성이 가장 먼저 돋보인다. 물론 시동의 순간에는 제법 우렁찬 사운드가 들리지만 어느새 '디젤 엔진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정숙성을 선사해 그 만족감이 상당하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기어 시프트 레버를 당기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매끄럽게 반응하는 BMW 고유의 디젤 엔진이 돋보인다.
400마력, 그리고 77.5kg.m라는 걸출한 출력을 기민하고 매끄럽게 표현하는 그들의 셋업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출력이 거침 없이 발산되고, 또 실내 공간에는 그러한 사운드가 전해져 M 퍼포먼스의 감성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혹은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X5 M50d는 갑자기 야수가 된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출력을 부드럽게 연출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스포츠 및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과도할 정도로 '출력을 발산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대 토크가 발산되는 RPM 영역을 최대한 유지하며 강렬히 토크를 토해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2초, 충분히 가능한 움직임이라 생각됐다.
덕분에 고출력 차량이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드라이빙 모드 변경'을 권하지 않을 정도로 강렬하니 유의가 필요하다.
변속기 부분에서는 의문은 가질 필요 없을 것 같다. 기본적인 변속 반응도 빠르고 수동 변속 상황에서도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직결감이나 변속 감각도 부족 우수하기 때문에 내심 넓은 RPM 영역을 활용하며 기분 좋은 주행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길 법도 한데 디젤 엔진의 특성 상 RPM을 넓게 사용하지 못해 시승 내내 일종의 ‘욕구 불만’이 이어지게 되었다.
덧붙여 과거의 X5 M50d가 갖고 있던 단점이 하나 사라졌다. 과거 X5 M50d는 지금처럼 강렬한 출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지만속도가 올라갈수록 날카로웠던 출력이 점점 둔탁해지는 모습이라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X5 M50d는 발진 상황은 물론이고 고속 영역에서도 거침 없는 출력 전개로 폭발적인 드라이빙의 매력을 선사하는 모습이다.
단순히 높은 출력과 빠른 반응의 변속기 만으로 2.3톤에 이르는 거구를 감당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스포티한 성향의 SUV를 구성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BMW X5 M50d는 SUV의 매력과 스포츠 성향의 자동차가 갖춰야 할 모든 태도를 하나로 담아낸 모습이다.
기본적인, 즉 컴포트 상황에서는 조향에 대한 난이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평범한 편이고 그에 대한 차량의 반응도 전형적인 SUV, 즉 반 템포에서 한 템포 정도 늦은 셋업으로 예측 가능한 움직임을 연출한다. 게다가 불규칙한 노면이나 요철 등을 지날 때에도 노면에 대한 정보만을 전달하고 충격은 최대한 억제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드라이빙 모드를 바꾸면 차량의 성향이 완전히 바뀐다.
2,380kg의 육중한 체중을 버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명확하고 직관적인 셋업으로 드라이빙의 피드백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물론 차량의 컨디션을 가리지 않고 본다면 이러한 셋업이 주는 즐거움이 정말 크겠지만 주행을 하는 내내 마음 속 한 켠에서는 차량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부하가 심한 드라이빙을 할 때 그 무게의 존재감은 정말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편 BMW X5 M50d와 주행을 이어가며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있다. 바로 주행 편의 및 안전 사양의 대대적인 개선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에는 BMW가 주행 편의 및 안전 사양에 있어 다소 야박한 부분이 있었는데 새로운BMW X5 M50d는 정말 풍부한 편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브랜드의 가치에 걸맞은 만족감을 제시하는 것 같았다.
좋은점: 더욱 명확해진 M-퍼포먼스의 존재감 그리고 더욱 강력해진 편의 사양
아쉬운점: 주행 내내 느껴지는 2,380kg의 무게
더욱 매력적인 M 퍼포먼스롤 돌아온 X5 M50d
개인적으로 X5 M50d 를 시승하면서 가장 단점으로 떠오르는 부분이 있었다면 바로 가격이었다.
실제 X5 M50d 의 판매 가격은 1억 3천 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쉽게 접근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격은 물론이고 앞서 서술되었던 일부 단점 속에서도 분명한 발전을 이뤄내며 상품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 그리고 400마력이라는 걸출한 출력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최적의 패키징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충분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존재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