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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는 왜 열외인가”… 통합당, 김형오發 공천 잡음

또 전략공천 암시 발언에 당내 반발 확산


영도 5선 출신 김 위원장, 현역 김무성 의원 간 어색한 기류 반영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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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5 총선 공천과 관련해 순항하던 미래통합당이 ‘이언주 암초’를 만났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이언주(경기 광명을) 의원이 원하는 부산 중구ㆍ영도구 전략공천 가능성을 언급하고 이에 반발하는 당내 목소리가 거세지면서다. 부산ㆍ울산ㆍ경남(PK) 공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때문에 이번 공천의 최대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PK는 물론 대구ㆍ경북(TK) 등 텃밭 물갈이에 ‘추상 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그러나 유독 ‘이 의원에 예외를 둔다’는 여론이 당내에서 퍼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부산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부산에 출마해본 적 없는 이언주 의원을 경선에 붙인다고 하면 응하겠느냐”며 경선이 아닌 전략 공천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26일에는 이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라가 어려울 때 팔 걷어붙이고 싸운 사람과 수수방관한 사람은 차이를 둬야 되지 않느냐”고 이 의원을 엄호하기도 했다.


이에 부산 중구ㆍ영도구 현역으로,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이 반발했다. 김 의원은 “김 위원장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현재 곽규택ㆍ강성훈ㆍ김은숙 예비후보들이 뛰고 있는데, 경선 기회를 박탈하면 정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그는 김 의원을 향해 “공천 문제는 공관위 소관 사항이고 불출마 하신 분께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역 민심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이 지역 민심을 얘기할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 스스로를 향한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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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잡음이 나오는 이유는 김 위원장의 원칙이 이 의원에게 예외적이라는 데 있다. 고향인 영남권 출마를 원하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에겐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압박하면서 수도권 현역인 이 의원은 부산으로 보내 주려는 것은 일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행보를 놓고 14~18대 국회에서 영도에서 내리 5선을 한 김 위원장과 19대 국회 이후 영도를 물려 받은 김무성 의원간 어색한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김 의원이 영도 출마를 선언하자 “언론을 통해 출마 사실을 알았다. 내가 비록 정치를 떠났지만 서로 예의를 지켜야지 않겠느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통합당 공관위가 27일 국회 인근 호텔에서 안철수계 원외 인사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면접을 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당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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