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황당한' 조언, "한국 축구는 남북 분단 상황"?
2017년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시절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 연합뉴스 |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지내다 임기를 못 채우고 경질된 울리 슈틸리케(69·독일) 전 감독이 대표팀 새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에 황당한 조언을 했다. 대한민국 축구가 "남북 분단 상황과 같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이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1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슈포르트버저와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축구에 대해 "남북 사이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은 줄곧 경계 태세"라며 "이런 상황이 국민들의 기질뿐 아니라 축구에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축구는) 규율, 의지, 강인함 등 필수적인 특성 때문에 수비는 꽤 잘한다. 반면 공격에선 창의성이나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는 부족하다"는 진단까지 내놓았다.
그러면서 "K리그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한국의 구단들은 독일처럼 회원들이 만든 게 아니라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만들어졌다"며 "축구에 많이 투자했던 현대와 삼성 같은 대기업이 최근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구단들도 힘들어졌다"고 평했다.
국가대표팀에 대해선 "지지 기반이 (K리그보다) 더 넓고 홍보도 잘 된다"고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것이 "대표팀에 더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의 영향력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한국 축구선수 중) 아직 해외 명문 구단에서 뛰는 선수가 너무 적다"며 "손흥민이 없으면 공격이 마비된다"고 말했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과 "아는 사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대표팀과) 계약 관련해선 연락한 바 없다"고 했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많은 경험을 위해 한국에서 거주해야 한다"며 "한국대표팀은 아시아 선도 국가가 되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경쟁적인 경기는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이어 "한편으로는 아주 기대가 크다. 클린스만 감독은 의욕과 야심이 넘치지만 아주 잘 훈련된 선수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2014년 9월 당시 홍명보 감독(현 울산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 감독에 취임해 2017년 6월 경질됐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