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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 공연 논란' 화사, 30년 전엔 '즐거운 사라', '알몸 연극'도 있었다

1992년 소설 '즐거운 사라' 등 판매금지

1994년 연극 '미란다' 등 유죄 선고 받아

2000년대 지드래곤·카우치 선정성 논란

2010년대 SNS 여파로 논란 확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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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28∙본명 안혜진)가 선보인 공연의 외설 논란이 일단락됐다. 화사는 지난 5월 성균관대 축제에서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했다는 이유로 한 학부모 단체로부터 공연음란 혐의로 고발당했으나,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지난달 26일 무혐의 처분했다.


문화예술계에서 외설 논란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국가가 외설 딱지를 붙여 금서를 지정했던 1990년대부터 대학 축제 공연이 구설에 오른 최근까지 예술을 둘러싼 선정성 논란의 역사를 돌아봤다.

1990년대: '즐거운 사라'와 대학로 알몸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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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는 소설과 연극이 주로 외설 논란 대상이었다. 고 마광수 연세대 국문과 교수가 1991년 펴낸 소설 '즐거운 사라'가 대표적이다. 여대생 사라가 성 경험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이 소설로 인해 마 전 교수는 이듬해 10월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문화부는 소설이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판매금지 조치했다.


마 전 교수는 3년간의 재판 끝에 1995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 됐다. 재판부는 "정상적인 성적 정서와 선량한 사회풍속을 침해하고 타락시키는 정도의 음란물까지 허용될 수 없다"면서 "이 소설은 그 한계를 벗어난 것이 분명하다"며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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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는 연극 '미란다'가 공연음란 혐의로 최초의 유죄 선고를 받았다. 1994년 6월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 오른 이 연극에서 주연 배우는 약 10분 동안 알몸으로 출연해 연기했다. 당시 검찰은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해 관객의 성적 자극을 유발하려는 상업적 의도가 있다"고 밝히며 연출자인 극단 대표 최모씨와 배우 등 3명을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지법은 1995년 10월 이들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1996년 6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1997년에는 연극 '마지막 시도'가 외설 논란에 휩싸여 제작자와 연출자가 구속됐다. 당시 서울지법 영장전담판사는 "노골적인 성행위를 묘사한 부분이 상당히 많아 건전한 성풍속과 성도덕을 해칠 수 있는데도 이 같은 음란성 공연을 강행할 의사를 표시해 재범의 우려가 명백하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문화예술계 일부 인사들은 "외설 여부를 떠나 경찰의 사법 처리는 연극인들의 창작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했다. 특히 대형 영화제작사 등은 두고 힘없는 소극단에만 엄격한 법적 기준을 적용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2000년대: 대중음악계 '선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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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는 대중음악계 공연이 선정성 도마에 자주 등장했다. 연예인이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대표적인 사례는 2005년 7월 30일 인디밴드 '카우치' 멤버 2명이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생방송 공연 도중 하의를 벗어 성기를 노출한 사건이다. 이들은 공연음란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돼 같은 해 9월 각각 징역 10개월,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방송 출연 전에 사전 모의가 있었다고 판단되고, 방송 관계자들에게 재산적 피해를 입힌 점을 고려하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예술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법적 개입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가수 지드래곤(당시 22·본명 권지용)이 2009년 12월 공연 도중 선보인 춤 동작으로 선정성 논란이 일며 당시 보건복지가족부가 지드래곤을 음란 혐의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입건유예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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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선정적이기는 했지만 2시간여의 공연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침대 퍼포먼스는 2분 정도였고 직접적인 성행위 묘사는 수초에 불과해 음란에는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권씨가 소속사의 기획대로 공연한 점도 감안됐다. 입건유예는 '범죄 혐의는 있지만 입건할 필요가 없는 경우' 내려진다.


2020년대엔 SNS 여파..."예술 표현의 자유 보장"

2020년대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로 외설 논란이 온라인으로까지 확산했다. 논란이 됐던 화사의 공연도 성인 관객이 대부분인 대학 축제에서 선보였지만, 온라인상에 영상이 회자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등이 보기에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학인연)는 지난 6월 제출한 고발장에서 "화사의 춤 동작이 변태적 성관계를 연상하게 해 대중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불송치 결정에도 학인연은 4일 "화사의 행위가 '음란한 행위'에 해당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면서 "경찰청에 수사심의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선정성 논란에 대해 관객이 문제를 느낀다면 적정 수준에서 토론이 이뤄질 필요는 있지만 과도한 법적 개입은 지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음악인이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분위기와 상황에 맞게 퍼포먼스를 고쳐나갈 수 있지 않느냐"면서 "아티스트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불필요한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선희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청소년에게 유해한 환경을 제한해야 한다는 시각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결과지만, 특정 여성 연예인이나 그의 행동이 공격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예술 표현의 자유가 법적 잣대로 규제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제언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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