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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박형준 사퇴하라”… 혁통위 출범 일주일 만에 ‘전면전’

한나라당 시절 친이·​친박 대변 … 유승민과의 ‘과거 앙금’도 작용

한국일보

박형준(오른쪽) 혁신통합추진위원장과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 2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새로운보수당이 16일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혁통위) 위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양측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보수 진영 안팎에서는 갈등의 저변에 과거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시절 친이명박(친이)계와 친박근혜(친박)계 핵심이었던 박 위원장과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사이의 앙금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새보수당은 이날 작심한 듯 박 위원장을 공격했다. 유 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지상욱 새보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중립적 의무를 지닌 위원장으로서 새보수당의 정치행위에 대해 왜 가타부타하느냐”며 “중립성을 위반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제안한 ‘당 대 당 통합기구’에 대해 박 위원장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당 대 당 통합 형식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새보수당은 지난 9일 혁통위 출범 당시부터 박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에 대해 ‘새보수당이 동의하지 않은 위원장’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혁통위가 새보수당과 사전 교감 없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가까운 박 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앉힌 데 대한 불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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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오른쪽)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표면적으로는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기운 박 위원장의 태도를 문제 삼는 듯 하다. 하지만 박 위원장과 유 위원장 간 ‘과거 악연’이 갈등의 더 근본적인 이유라는 얘기가 무성하다. ‘대선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으로 간주됐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박 위원장과 박근혜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유 위원장은 양 캠프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동하며, 연일 거친 공격을 주고 받았다. 박 위원장이 2017년 한 방송에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유 위원장은 굉장히 날카로운 창이었고, 나는 방패 같은 관계였다”라고 회상한 데서도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이후 친이계와 친박계의 계파 구분이 옅어지고 정권도 바뀌었지만, 두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는 겹칠 기회가 없었다. 13년이지났지만, 껄끄러운 관계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 유 위원장 측 관계자는 “두 위원장이 아직까지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두 위원장 간 ‘구원’이 향후 통합논의 과정에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보수 진영 내부 분위기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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