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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로 슬금슬금 올랐다가, 시속 120㎞ 집라인으로 '슝~'

국내 최장 모노레일과 집라인, 함양대봉산휴양밸리

세월이 익어가는 산머루 와이너리, 하미앙와인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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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함양 대봉산에 국내 최장 모노레일과 집라인이 개장했다. 해발 730m 하부 정류장에서 1,228m 정상까지 모노레일 탑승 시간만 약 30분이다.

함양은 덕유산과 지리산 줄기의 고봉에 둘러싸인 고장이다. 해발 1,000m가 넘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봉우리가 수두룩하다. 대봉산은 읍내 북측에 위치하고 있어 함양의 뒷산으로 불린다. 백두대간 줄기로 해방 정국에서는 빨치산의 활동 거점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괘관산이라 불렸으나 대통령(봉)같이 큰 인물이 날 것을 기대하며 대봉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2개의 정상 봉우리도 천왕봉(1,228m)과 계관봉(1,252m)으로 각각 개칭됐다.

등산은 일반적으로 서하면과 백전면 경계인 원통재(빼빼재)에서 시작한다. 정상에 오르면 덕유산을 지나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2시간가량의 힘든 산행 후에나 볼 수 있는 꿀맛 같은 풍경인데, 최근 대규모 체험 시설이 설치돼 편안하게 오를 수 있게 됐다. 산중턱에서 천왕봉 정상까지 모노레일(3.93㎞)로 올랐다가 집라인(3.27㎞)을 타고 내려온다. 각각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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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대봉산휴양밸리 모노레일이 가파른 대봉산 정상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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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산휴양밸리 모노레일이 정상으로 오르고 있다. 사진에서 왼편 능선으로 올랐다가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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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산 정상에서는 어느 방향으로나 전망이 시원하다. 정면 멀리 지리산 능선이 보인다.

일단 해발 450m 부근의 대봉산휴양밸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로 730m 지점의 모노레일 하부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모노레일은 같은 구간을 왕복하는 게 아니라 계곡을 중심으로 오른쪽 능선으로 올랐다가 왼쪽 능선을 타고 내려오게 놓였다. 계곡과 맞은편 산줄기를 두루 살필 수 있는 구조다.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에 탑승 시간만 약 65분 걸린다. 기울기는 대체로 완만하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은 몸이 완전히 의자 뒤로 쏠릴 정도로 가파르다.


정상에는 사방을 조망할 수 있도록 전망 덱이 설치됐다. 전방으로 모노레일을 따라 수려한 산줄기가 계곡 아래로 줄달음치고, 눈높이에는 천왕봉·세석평전·벽소령·형제봉·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능선이 끝없이 펼쳐진다. 높은 산에서만 맛보는 웅장하고 광활한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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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산휴양밸리의 집라인도 국내 최장 코스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지그재그로 5개 코스가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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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계곡을 가르는 대봉산 집라인. 최고 시속 12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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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는 모노레일을 이용해도 되지만, 집라인을 타면 짜릿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집라인은 양쪽 능선을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5개 코스로 내려온다. 짧은 코스는 420m, 가장 긴 코스는 1,150m다. 이렇게 표고 차를 줄여도 최고 시속이 120㎞에 달한다니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엄두를 내기 힘들다. 특히 계곡을 가로지를 때는 발아래로 까마득히 푸른 숲이 펼쳐지고, 바람 소리와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집라인을 이용하려면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모노레일을 타기 전 미리 결정해야 한다. 성인 기준 모노레일로만 왕복하면 1만2,000원, 모노레일로 올랐다가 집라인으로 내려오면 4만6,000원이다. 함께 개장한 대봉캠핑랜드 숙박 시설도 모든 건물이 ‘지리산 뷰’를 자랑해 인기가 높다. 1박 요금은 6만~9만 원이다.


함양읍의 ‘하미앙와인밸리’는 똑같이 ‘밸리’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 대봉산휴양밸리가 짜릿함과 속도감을 만끽하는 시설이라면 하미앙와인밸리는 시간의 숙성으로 가꾼 체험형 농장(와이너리)이자 정원이다.


‘하미앙’은 함양을 부드럽게 풀어 쓴 브랜드다. 지역의 50개 농가에서 생산하는 무농약 산머루로 와인과 즙을 생산하고 있는데, 동굴에는 2004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와인이 익어가고 있다. 일반 매장에 내놓을 만큼 생산량이 많지 않아, 이곳을 방문해야만 사거나 맛볼 수 있는 와인이다. 와인족욕과 산머루비누 만들기 등도 다른 곳에서 하기 어려운 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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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머루 와인 체험형 농장인 하미앙와인밸리. 유럽풍 카페 앞으로 삼봉산 능선이 수려하게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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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앙와인밸리의 와인동굴. 2004년부터 생산한 산머루와인이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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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앙와인밸리의 산머루와인. 하미앙은 함양을 풀어서 쓴 브랜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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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앙와인밸리의 카페 겸 레스토랑. 오봉산과 삼봉산 사이에 자리 잡아 전망이 뛰어나다.

하미앙은 오봉산 자락에서 삼봉산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어 전망도 빼어나다. 붉은 기와를 얹은 카페와 레스토랑, 푸른 초지가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풍광이 유럽의 와이너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경관이 뛰어나 지난해에 경상남도 민간정원으로 등록됐다.


함양=글ㆍ사진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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