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활동을 부르는 존재,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
시승기
화려한 컬러를 더한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을 만났다. |
지프의 컴팩트 SUV, 레니게이드가 데뷔 이후 꾸준한 성과와 인기를 얻고 있다.
크라이슬러 브랜드와 피아트 브랜드가 말 그대로 ‘정체된 상태’로 머물러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FCA 코리아가 성장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바로 ‘지프 브랜드’이며 이런 지프 브랜드가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레니게이드인 만큼, 레니게이드의 가치는 분명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FCA 코리아가 레니게이드의 ‘활동 범위’를 대폭 늘릴 수 있는 동력을 제시하고 독특한 외장 컬러를 더한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을 출시하며 다시 한 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정 모델로 데뷔한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의 시승 차량이 있다는 소식에 시승에 나섰다.
지프의 컴팩트 SUV 모델인 레니게이드는 동급에서도 상당히 건장한 모습이다. 4,255mm의 전장과 각각 1,805mm와 1,698mm의 전폭과 전고는 동급의 컴팩트 SUV 사이에서도 확실히 드러나는 수치다. 여기에 2,570mm의 휠베이스를 갖췄고, 사륜구동 등의 시스템을 더하며 공차중량이 1,585kg에 이른다.
매력적인 컬러를 입은 존재,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은 이목을 끄는 존재다.
다만 그 존재를 상세히 살펴보면 말 그대로 ‘레니게이드’에 독특한 컬러, 그리고 해양 및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원동력을 과시하는 ‘요소’를 더해 기존의 레니게이드 대비 더욱 활동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는 모델이다. 즉, 차량의 디자인에 있어서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지프 레니게이드의 외형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이다.
청록색을 떠올리게 하는 ‘비키니 매탈릭 클리어 코트’라는 독특한 컬러를 입은 지프 레니게이드는 여느 레니게이드와 같이 지프 브랜드를 상징하는 세븐 슬롯 프론트 그릴과 X 형태의 디테일을 더한 헤드라이트, 여기에 페이스리프트의 결과를 통해 등장한 다부진 스타일의 바디킷을 더해 전면 이미지를 구성한다.
동급에 비해 다소 높은 보닛 라인과 다부진 차체의 실루엣, 그리고 큼직하고 굵직하게 그려진 휠하우스를 통해 차량의 터프한 감성을 한층 강조한다.
여기에 도어 패널에 자리한 레니게이드 레터링과 새롭게 디자인 된 알로이 휠을 통해 시각적인 완성도 및 차량의 정체성을 한층 강조한 모습이다. 이와 함께 차체 상단에는 ‘툴레 에보 윙바’ 루프 랙 시스템과 ‘툴레 독 그립’ 수상 스포츠 캐리어가 자리해 그 활용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후면은 레니게이드 고유의 정체성을 제시하는 X 스타일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특유의 다부지고 강인한, 그리고 색채의 매력을 한층 강조하는 실루엣을 더했다. 여기에 두텁게 그려진 클래딩 가드와 독특한 라이팅 유닛을 더해 시각적인 재미를 더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남성적이고 컴팩트한 공간
화려한 컬러가 돋보이는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이지만 실내 공간은 여느 레니게이드와 완전히 동일하다. 지프 고유의 스타일이 더해진 대시보드는 물론이고 조수석 보조 그립은 물론이고 계기판이나 스티어링 휠 등 모든 요소들이 기존의 지프 레니게이드와 완전히 동일하다.
모노톤으로 차분히 정리된 실내 공간은 기능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특별한 아이템은 존재하지 않지만 실 주행에서 쾌적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간결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설정되었다. 이와 함께 센터터널 앞쪽에는 간단히 조작할 수 있는 지형 설정 모드 및 4WD 록 기능 버튼을 더했다.
한편 센터페시아에는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이 더해져 차량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참고로 유커넥트로 명명된 레니게이드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능적으로 아주 뛰어난 품질이나 기능을 갖춘 건 아니지만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라디오, 오디오 시스템 및 블루투스 연결 등의 ‘소비자가 요구하는 기능’은 충분히 자리한다.
한편 실내 공간에서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이 느껴진다.
소형 SUV로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한다. 키가 큰 편이기 때문에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헤드룸의 여유가 느껴진다. 다만 착좌 시의 만족감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은 구매 이전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경쟁 모델 대비 휠베이스가 다소 짧은 편이지만 2열 공간의 만족감도 충분히 우수하다. 시트 자체가 다소 높기 때문에 레그룸에 대한 여유가 느껴지고, 높은 전고 덕에 2열 공간의 헤드룸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2열 시트의 각도가 다소 서 있는 편이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 시에는 약간 스트레스가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의 트렁크 공간은 소형 SUV의 평균적인 수준이다. 기본적인 적재 공간은 355L이며 2열 시트를 폴딩할 경우 1,303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참고로 트렁크는 트레이를 통해 상단과 하단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최적의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2.4L 가솔린 엔진, 9단 변속기의 조화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의 보닛 아래에는 최근의 다운사이징 터보 흐름과는 차이를 두고 있는 2.4L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175마력과 23.5kg.m의 토크를 내는 2.4L 멀티에어 엔진을 탑재하고, 9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했다.
여기에 지프가 자랑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더해져 노면으로 출력을 더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는 복합 기준 9.2km.L의 효율성을 확보했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8.0km/L와 11.3km/L를 확보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그리고 ‘활동을 권하는’ 지프 레니게이드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와의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기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동급의 SUV 대비 차량의 키도 큰 편이고, 시트 높이 자체도 높은 편이다. 게다가 도어 패널의 윈도우 라인도 비교적 낮게 그려진 만큼 시원스러운 시야는 곧바로 느껴지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여기에 윈드실드 너머로 보이는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 고유의 바디컬러, 선루프 건너로 보이는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 만의 루프 랙 및 캐리어가 차량에 대한 정체성을 더욱 강조하는 모습이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의 엔진을 깨워보면 곧바로 ‘가솔린 엔진’의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실 지프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에 사용된 2.4L 멀티에어 엔진이 아주 정숙한 엔진은 아니지만 ‘디젤 SUV’들의 진동이나 소음에 비한다면 정말 부담 없고, 거부감 없는 정숙성을 느낄 수 있다.
기어 레버를 당기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작지만 약간의 무게가 있는, 그리고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아닌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조합이 자아내는 움직임이 드러난다.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라 RPM이 상승하지만 그 움직임에 비해 초반 발진 가속이 그리 빠르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후로도 계속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면 밟는대로 RPM이 매끄럽게 상승하지만 그렇다고 시원스러운 가속력이 살아나기 보다는 '평범한 움직임' 정도로 느껴진다. 크게 단점으로 지목될 부분은 아니지만 고 회전 상황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조금 아쉬웠다.
향후에 레니게이드의 엔진을 어떻게 설정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매력적인 존재로 만들고자 한다면 발진 가속은 물론이고 고속에서 조금 더 시원하고 세련된 감성을 제공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FCA의 여러 차량들이 9단 변속기를 장착했지만 다들 9단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 받았다. 그리고 이는 레니게이드 비키니 에디션도 피할 수 없는 이야기다. 다른 9단 변속기에 비하면 8, 9단의 비중이 분명 늘어났지만 다단화의 성과를 느끼기엔 그 정도가 여전히 부족해 보였다.
변속 속도나 변속 시의 반응 등은 기민한 편은 아니었지만 차량의 성격, 그리고 차량이 추구하는 움직임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셋업이다. 기본적인 차량의 세팅은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를 짧게 설계한 탓에 기대한 것보다는 승차감이 다소 아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키니 에디션만의 요소들이 고속 주행에서 소음 발생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타협도 필요하다. 대신 오프로드에 있는 만큼 정숙성이나 편안함을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 AWD와 셀렉 터레인이 험로에서도 능숙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으니 그야 말로 지프다운 셋업이자 선택인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