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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늘 곁에서 아름다운 소리 내는, 나의 짝 ‘반려악기’

“팬플루트, 오카리나, 우쿨렐레 이어”


올해 칼림바 찾는 사람들 크게 늘어


늘 곁에 두고 연주할 ‘반려악기’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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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침이었다. 아이들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저마다 놀잇감을 찾아 집 안을 어슬렁거렸다. 난 거실 한복판에 앉아 칼림바를 연주했다. 연습 3일째였다. 홍콩 영화 <첨밀밀> 배경음악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하죠)에 이어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음악 ‘언제나 몇 번이라도’ 선율이 집 안을 가득 메웠다. 부산스럽게 집 안을 뛰어다니던 아이들이 칼림바 주위로 모여들었다. 잠에서 깬 아내는 중얼거렸다. “멀리서 울려 퍼지는 성당 종소리 같네.” 고작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악기로 집 안 공기가 달라졌다.


사람들은 각자 이유로 악기와 인연을 맺는다. 회사원 양문영(47)씨도 지난봄 칼림바를 마련했다. “주말에 여행도 못하고 갈수록 삭막해져서 딸과 함께 연주할 소소한 악기를 찾다가 칼림바를 알게 됐다.” 소리가 크지 않아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고 가격도 저렴하며 연주도 쉬운 점이 맘에 들었다고 한다. 더구나 크기가 작아 휴대도 편하다. 무엇보다 칼림바의 청명한 소리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 낙원악기상가에서 만난 김병주(67) 현음악기 대표는 얼마 전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칼림바를 사러 와 했던 말을 기억했다. “종일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을 하는데 자기 전에 누워서 조용히 연주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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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칼림바는 약 2~3년 전부터 수입 판매되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칼림바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쇼핑’에서 올해 칼림바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211% 늘었다”고 설명했다.(지난 21일 기준) 지난해 칼림바 총 주문 건수의 3배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전체 악기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서점가에서도 칼림바 인기가 읽힌다. 온라인 서점 ‘예스24’ 관계자는 “제목에 ‘칼림바’가 포함된 책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권, 19권 출간됐다”고 밝혔다. 총 판매량은 지난해 1260권, 올해 1만3042권으로, 10배가량 늘었다. 구매자 성별·연령층은 40대 여성(38.6%), 30대 여성(25.3%), 50대 여성(9.4%), 30대 남성(7.1%), 40대 남성(6.8%)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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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마다 유행하는 악기가 있다. 지난 10여년간 오카리나, 킹플루트, 팬플루트, 우쿨렐레, 칼림바 교본 등을 펴낸 양강석(48) 아마빌레뮤직 대표는 “1980~90년대 팬플루트, 1990~2000년대 오카리나, 2010년대 우쿨렐레, 2020년 칼림바 순으로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행 따라 악기를 고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피아노나 기타 같은 전통적인 악기든 유행이 지난 악기든, “늘 곁에 두고 연주할 수 있는 ‘반려악기’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악기 전문가들은 말한다. 낙원악기상가 기타 전문점 경은상사 김지화(63) 대표는 “인간이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방법에 악기 연주도 있다”며 “반려악기와 소리로 교감하면 마음이 정돈되고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말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여기 칼림바, 리코더, 오카리나, 팬플루트, 우쿨렐레, 하모니카, 기타 등 반려악기 후보군을 한데 모았다. 악기들이 묻는다.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는 무엇입니까?’



[ESC] 내 마음의 칼림바

두 손에 쏙 들어오는 영롱하고 몽롱한 세계


‘엄지 피아노’ 칼림바 7일 연습기


정확한 움직임이 섬세한 반응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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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반려악기’는 기타와 피아노다. 늘 머릿속으로 환상적인 연주를 꿈꿔왔다. 환상이 클수록 현실은 초라한 법이다. 아주 가끔 집에서 통기타를 꺼내 만화 ‘헬로 카봇’ 주제가를 연주한다. 기타 연주를 방해하는 아이들과의 타협점이다. 연주와 노래는 모두 엉망이다. 어설프게 코드 잡은 기타는 탁한 소리를 낸다. 내 목에선 쇳소리가 난다. 연주를 마치면 찝찝한 공허함이 남는다. 피아노라면 맑은소리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요즘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들을 돌려 보는 중이다. <그린북>, <피아니스트의 전설> 같은 영화들이다. 스토리보다 음악에 빠져든다. 오래 잠들어 있던, 소리에 대한 감각이 깨어나는 기분이랄까? 그러던 어느 날 ‘칼림바’라는 악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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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집에 칼림바가 도착했다. 온라인 쇼핑몰 주문 가격 1만8900원짜리다. 악기상들은 최소한 5만원 이상 가격대의 칼림바를 권한다. 최소한의 가격은 최소한의 품질을 뜻한다는 것이다. 동의한다. 다만 ‘취재용으로 한 번 쓰고 말 것’이라고 여겼다. 오산이었다.


칼림바는 넓적한 성냥갑 모양이었다. 갈색 나무(마호가니) 재질 어쿠스틱 칼림바다. 가로 13.5㎝, 세로 18.5㎝, 두께 3.5㎝다. 무게는 443g, 가볍다. 앞면에 얇고 기다란 17개 금속판(타인스)이 줄지어 있다. 그 아래 넓고 둥근 구멍(사운드 홀)이 뚫려 있다. 뒷면에도 작은 ‘소리 구멍’ 2개가 있다.


칼림바는 모양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눈다. 사운드 홀 덕에 상대적으로 울림이 큰 ‘어쿠스틱 칼림바’와 구멍 없는 판자 형태 ‘플레이트 칼림바’다. 입문자들은 보통 ‘어쿠스틱’을 택한다. 좀 더 은은하고 묵직하며 조용한 소리를 원한다면 플레이트 칼림바를 골라도 무방하다. 재질은 나무(마호가니, 코아, 메이플, 로즈우드 등)와 아크릴 등이 있다. 소리 낼 수 있는 음(금속판)의 개수에 따라 5~21음 칼림바가 있다. 17음 C 키(가운데 금속판 음이 가온 도) 칼림바를 주로 쓴다. 칼림바는 아프리카 민속 악기에서 유래했다. 현재의 칼림바는 1950년대 영국인 휴 트레이시가 아프리카 악기 ‘라멜로폰’을 본떠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엄지손가락 두개로 연주하기 때문에 ‘엄지 피아노’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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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림바는 두 손에 쏙 들어왔다. 검지로 양옆을 받쳐 든다. 꼭 태블릿피시를 든 모양새다. 투박한 나무 질감이 따뜻했다. 처음엔 튜닝(조율)부터 해야 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칼림바’를 이용했다. 엄지손가락으로 금속판을 하나씩 긁어내리 듯 튕겼다. 앱이 음의 높낮이를 감지했다. 음이 높으면 조율 망치(대부분 칼림바 제품에 들어 있다)로 금속판을 살살 두드려 내려야 한다. 음이 낮으면 망치로 금속판을 올린다. 금속판마다 숫자(1~7)와 알파벳(C~B)이 새겨져 있다. 계이름을 표시한 것이다. 정중앙 금속판이 ‘도’(1, C)다. 그 왼쪽이 레(2, D), 오른쪽이 미(3, E)다. 음은 좌우로 번갈아가며 한 음씩 높아진다. 한 옥타브 높은 ‘도’는 숫자(1) 위에 점 하나를, 두 옥타브 높은 ‘도’는 점 두개를 찍어 표시한다.


칼림바 악보는 음표 아래 숫자를 표시한다. ‘숫자 악보’라고 부른다. 박자는 숫자에 줄을 그어 표시한다. 한 박자(4분음표)는 숫자만 쓰고, 반 박자(8분음표)는 숫자 아래 밑줄 하나를, 반의반 박자(16분음표)는 밑줄 두개를 긋는다. 두 박자(2분음표)는 숫자 옆으로 선 하나를, 세 박자(점 2분음표)는 선 두개를 긋는다. 정중앙 금속판(도)을 중심으로 왼쪽 음(숫자)은 파란색, 오른쪽 음은 빨간색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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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연주는 새로운 언어의 세계에 접속하는 일이었다. 그 세계에선 음표와 쉼표가 글이고, 악기 소리가 말이다. 연주는 음표를 소리 내 읽는 일과 같았다. ㄱ과 ㅋ을 닮은 8분 쉼표와 16분 쉼표, 암호처럼 생긴 달세뇨, 세뇨, 코다 같은 기호들의 뜻을 헤아리다 보면 낯선 여행지를 헤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난 일상에서 도피해 악보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칼림바의 세계는 영롱하고도 몽롱했다.


칼림바 연주를 시작하면 두 아이와 아내가 모여들었다. 내 연주가 끝나고 자기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이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 때문일 거라 생각했다. 나중에 그들은 틈만 나면 칼림바를 뺏으려 들었다. 한번 튕겨 보면 그 맛을 잊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칼림바는 첫 연주에서도 꽤 그럴듯한 소리를 낼 수 있다. 악보 숫자를 보고 두 엄지손가락으로 같은 숫자 금속판을 튕기면 된다. 여섯살짜리 아이도 ‘도레미파솔라시도’는 바로 연주했다. 점점 숫자 악보가 눈에 익었다. 각 음표의 금속판 위치(왼쪽인지 오른쪽인지)와 박자를 순간적으로 파악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제 핵심 과제만 남았다. 섬세한 터치로 정확하고 맑은소리를 내는 것.


연습 5일 차, 유독 틈만 나면 연주하고 싶은 곡이 생겼다. 19세기 미국 가요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음악 ‘언제나 몇 번이라도’다. 난 손가락 끝 신경을 곤두세워 정확한 소리를 갈구했다. 솔. 도. 시. 도. 레. 미. 파. 미. 라. 레. 레. 칼림바는 손가락을 주의 깊게 움직일 때 섬세하게 반응했다. 여느 악기도 그럴 것이다. 정확한 위치에 입 맞추고(관악기) 손가락을 짚고(현악기) 부드럽게 힘을 주어야(타악기) 깊고 맑은소리를 낸다. 난 가끔 단 하나의 음을 정확히 소리 내어 오래 울려 퍼지게 했다. 그리곤 칼림바 사운드 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만졌다. 소리는 볼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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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악은 소리를 내어 소리를 옮기는 행위다. 칼림바는 소리 내고 음을 옮기기 수월하다.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연주는 처음엔 금속판 하나씩 튕겨 할 수 있다. 나중엔 여러 개(4개) 음을 동시에 소리 내 화음을 입히는 슬라이드 주법으로 접어든다. “모든 악기는 깊이 다루면 모두 어렵다”는 말을 새삼 절감했다. 유튜브 채널 ‘양강석의 악기튜브_전국민 1인 1악기’에서 칼림바 연주법을 소개하는 양강석(48) 아마빌레뮤직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 “칼림바 연주를 잘하려면 연습량을 늘리는 것 외에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많이 연습한다고 잘하는 게 아니다. 잘못된 방법으로 연습하면 단순 노동이 될 수 있다.” 양 대표는 “한 음씩 정확히 연습하라”고 조언했다. 입문자들은 보통 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연주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중간에 틀리는 부분은 계속 틀린다는 것이다. “한 음씩 정확히 쳐보고, 그다음엔 한 박, 두 박, 네 박, 두 마디, 네 마디씩 늘려가며 정확히 치는 연습을 해라.” 난 그 말을 ‘곡을 완성하기 전에 소리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이해했다. 칼림바 연습 7일 차, 난 기타나 피아노로 화려한 연주를 뽐내는 몽상을 걷어 치웠다. 대신 손바닥 위에서 내 맘을 어루만지는 칼림바 소리에 온전히 집중하기로 했다.



☞칼림바 연주 영상과 연주법은 여기 : 유튜브 채널 ‘양강석의 악기튜브_전국민 1인 1악기’, ‘알찬칼림바’, ‘마녀의 칼림바-네모숫자악보 교육협회’, ‘위키위키’. 네이버 카페 ‘칼림바 배우기’. 책 <오늘은 칼림바를 연주해볼게요>(안찬영), <놀면 뭐하니? 지금부터 칼림바!>(양강석), <마녀의 칼림바 기초곡집>(김규아 외).

가볍고 휴대 편한 ‘미니 악기’ 인기


오카리나, 리코더, 우쿨렐레, 팬플루트 등


몸통 없는 ‘작은 기타’ 개발한 이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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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꼭 맞는 반려악기를 어떻게 찾을까. 악기 전문가들은 개인의 취향만큼이나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지난 10여년간 오카리나, 우쿨렐레, 팬플루트, 킹플루트, 칼림바 교본을 펴낸 양강석(48) 아마빌레뮤직 대표는 “반려악기는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가격 부담이 적고 휴대하기 편리하며 소리를 내는 게 쉬워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트럼펫이나 플루트처럼 소리를 제대로 내는 데만 한 달이 걸릴 수도 있는 악기는 비전공자가 입문하기에 문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신의 악기 취향은 다양한 연주 영상을 감상하며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 다만 양 대표는 “멜로디를 선호하는 솔리스트(혼자 반주에 맞춰 노래나 연주하는 사람)에 어울리는 성격인 분들은 오카리나, 팬플루트처럼 단선율 악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다른 이들과 합주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우쿨렐레를 선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 접근성 좋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며 휴대하기 좋은 반려악기 후보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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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더 지난 6월 대한민국 공군 유튜브 채널에 리코더 연주 영상이 올라왔다. 남형주 병장이 키보드 반주에 맞춰 ‘소프라니노 리코더’(대중적으로 알려진 ‘소프라노 리코더’보다 음역대가 한 단계 높은 리코더) 연주를 뽐냈다. 곡명은 러시아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관현악곡 ‘왕벌의 비행’. 벌의 날갯짓처럼 섬세하고 빠른 리코더 연주에 놀란 댓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리코더야 미안해 너 대단한 악기였구나’부터 ‘나 전생에 코브라였나봐 왤케 좋지’까지.


학창시절 탬버린, 캐스터네츠, 트라이앵글 다음으로 단순하고 유치한 악기 정도로 취급했던 리코더는 사실 유서 깊은 악기다. 17세기 바로크 시대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헨델, 비발디는 리코더 연주를 위한 협주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18세기 들어 플루트 인기에 잠시 밀려났지만, 19세기 후반 악기 연구가들이 리코더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3~4년 전 국내에서 한 리코더 연주가가 주목받았다. 국제 리코더 콩쿠르 대회에서 우승하고 영국 런던 길드홀 음악학교에 관악기 전공 최초로 입학한 염은초씨다. 그의 리코더 연주를 들으며 사람들은 숲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떠올렸다. 자연스레 리코더를 취미로 연주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리코더 인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누구나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세대 불문 연주 악기’이기 때문이다. 1시간만 배우면 누구나 연주자가 될 수 있다.


지난 18일 방문한 서울 종로 낙원악기상가 ‘현음악기’는 과거 염씨가 다녀간 곳이기도 하다. 진열장 한쪽엔 독일 몰렌아우어사가 배나무로 제작한 목관 리코더들이 놓여 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리코더 순으로 악기는 커지고 음역대는 낮아진다. 가격은 비싸진다.(13만~84만원) 김병주(67) 대표는 “목관 리코더는 플라스틱 리코더보다 은은하고 깊이 있는 소리가 난다”고 말했다. 입문자용으론 플라스틱 리코더(2~3만원)도 추천한다.


☞연주 참고 : 네이버 카페 ‘리코더세상’, 유튜브 채널 ‘믕디의 반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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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리나 오카리나는 다양한 재질이 있지만, 전통적으로 흙을 가마에서 구워 빚은 관악기다. 작고 앙증맞은 악기에서 영롱한 소리가 난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꾸준히 인기를 얻는 이유다. 현재와 같이 정확한 음계를 구현한 오카리나는 19세기 후반 이탈리아에서 개발됐다고 전해진다. 오카리나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거위’라는 뜻이다. 얼핏 보면 거위나 오리를 닮았다. 기본 연주법은 리코더와 같다. 기본 온음계이지만 작은 구멍 2개를 활용해 반음 소리를 낸다. 리코더가 종피리(세로로 잡고 부는 피리), 플루트가 횡피리(가로로 잡고 부는 피리)라면, 오카리나는 그 중간이다. 악기를 가로로 운지(악기 연주 시 손가락 사용)하고 취구(입김을 불어 넣는 구멍)를 세로로 분다. 종류에 따라 구멍은 4~13개다. 기본 오카리나는 알토C 음역대다. 2~3개 음역대를 포괄하는 더블 오카리나, 트리플 오카리나도 있다. 하나의 오카리나로 넓은 음역대를 연주할 수 있다. 가격은 대략 플라스틱 오카리나 2만원대, 도자기 오카리나 5만원 이상이다.


☞연주 참고 : 네이버 카페 ‘산들오카리나’, 유튜브 채널 ’피리부는언니TV’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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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하모니카는 들숨과 날숨 모두 이용해 소리 내는 거의 유일한 악기다. 19세기 초 독일에서 15개 파이프를 엮어 만든 ‘문데올린’이 하모니카의 원형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쟁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종류는 크게 3가지. 가장 대표적인 하모니카는 트레몰로 하모니카. 구멍 총 21~30개가 두줄로 이어져 있다. 10여년 전부턴 크로매틱 하모니카 인구가 늘고 있다.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구멍 총 12~16개가 한줄로 이어져 있다. 오른쪽 레버를 누르면 각 구멍에 부는 들숨, 날숨마다 반음 소리를 낼 수 있다. 한 구멍에서 4개의 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낙원악기상가 ‘수성악기’ 최중민(41) 대표는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트레몰로보다 음역대가 넓고 반음 체계까지 갖춘데다 하나의 구멍에서 들숨, 날숨 연주가 가능해 빠른 연주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다이아토닉 하모니카는 구멍이 10개로, 소리 나지 않는 음(낮은 파, 라 등)을 호흡(밴딩 주법)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컨트리, 블루스 음악 등에서 ‘끈적한(?) 느낌’을 낼 때 이용한다. 가격대는 대략 트레몰로 하모니카는 1만5000원부터,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7만5000원부터, 다이아토닉 하모니카는 1만7000원부터다.


☞ 연주 참고 : 유튜브 채널 ‘MONICA J’, ‘인투더하모니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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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쿨렐레 우쿨렐레는 하와이어로 ‘벼룩이 뛴다’는 뜻. 우쿨렐레 넥(목)에서 연주자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모습에 착안한 이름이라고 한다. 19세기 말 포르투갈 이민자들이 하와이로 이주해 연주한 포르투갈 민속 악기 브라기냐가 그 원형이라고 전해진다.


우쿨렐레는 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다. 기타 같은 현악기에 쉽게 입문하고픈 이들에게 추천하는 악기다. 몸집에 견줘 기타가 너무 크거나, 기타 코드를 잡느라 손이 아파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권한다. 기타는 줄 6개, 우쿨렐레는 4개다. 기타는 쇠줄과 나일론 줄(클래식 기타)을 쓰는데 우쿨렐레는 부드러운 나일론 줄만 쓴다. 기본적인 연주법 원리는 기타와 같다. 다만 줄이 적은 만큼 처음 입문할 때 코드 잡기가 수월하다. 예를 들어 기타는 C코드를 네 손가락으로 잡을 때, 우쿨렐레는 한 손가락으로 잡는다. 우쿨렐레는 브랜드와 가격대가 워낙 다양하다고 한다. 낙원악기상가 ‘경은상사’ 김지화(63) 대표는 “너무 싼 악기는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은 악기일수록 정밀하게 만든 것이 튜닝도, 연주도 정확히 되고 음감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연주 참고 : 네이버 카페 ‘우쿨렐레속 행복’, 유튜브 채널 ‘양강석의 악기튜브_전국민 1인 1악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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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플루트 팬플루트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악기로서, ‘판의 피리’, ‘시링크스’, ‘팬파이프’ 등으로도 불린다. 루마니아와 페루의 전통악기다. 대나무 피리 여러 개(18~25개)를 이어 붙인 모양이다. 피리가 짧을수록 높은음이 난다. 소리를 내는 원리는 병을 불어 소리 내는 것과 유사하다고 한다. 소리를 내고 관을 이동해 피리마다 다른 음을 낸다. 관 입구 일부를 입술로 덮는 방법으로 반음을 낸다. 팬플루트는 국내에서 1980년대 초반부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현음악기 김병주 대표는 “최근에도 성별과 무관하게 중장년층들이 팬플루트를 종종 찾는다”고 말했다. 입문자용 팬플루트(18~22관) 가격대는 20만원 안팎이다.


☞연주 참고 : 유튜브 채널 ‘이종원’, ‘줄리의 음악 다이어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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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등등 최근 저마다 용도는 다르지만 ‘작은 기타’를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아이나 몸집이 작은 이들이 이용하거나, 휴대성이 좋아 여행용으로 이용한다. 아예 머리(헤드)와 몸(바디)이 없이 목(넥)만 남은 형태의 기타도 출시됐다. 1인 공방인 ‘조동진 기타제작소’가 2016년 4월 출시한 ‘끌랑’이다. 현재까지 3개 모델을 출시했다. 그중 ‘끌랑 엘티디(LTD)’는 총 길이 64㎝, 지판을 구획하는 프렛 20개다. 연주하면 전자 기타 줄을 튕길 때처럼 작은 소리만 난다. 이어폰이나 엠프를 연결하면 크게 들을 수 있다. 조동진(36) 대표는 “어릴 때부터 개인 공간에서 조용히 연주할 수 있으면서도 들고 다니기 쉬운 기타를 만들고 싶었다”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판매가 주춤했다가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쇼핑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끌랑’은 20만원대 중후반 가격에 판매한다.


☞연주 참고 : 유튜브 채널 ‘황용우’에는 23일 기준, 334개 강좌 영상이 올라와 있다. 기본자세부터 시작해 점점 난이도를 올려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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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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