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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윔블던 우승에 인공지능 있었다

지난 7월 4시간57분 접전끝 페더러 꺾고 우승

공급망 분석 인공지능 도입해 ‘과학적 훈련’

‘인공지능 통한 경기력 향상’ 새 흐름 신호탄

한겨레

지난 7월14일 영국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가 페더러를 상대로 자신의 주특기인 리턴샷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지난 7월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접전 끝에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꺾고 우승한 배경엔 인공지능의 역할이 있었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미국의 과학기술 매체 <원제로(One Zero)>는 지난 7월14일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 명승부 배경엔 인공지능을 활용한 과학적 분석과 훈련이 있었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날 경기는 대회 사상 최장기록인 4시간57분 동안의 접전 끝에 조코비치가 3-2로 페더러에게 진땀승을 거두면서, 테니스 팬들을 열광시켰다. 페더러는 이날 실제 포인트에서는 218-204로 조코비치를 앞섰지만, 세 차례 타이브레이크에서 모두 패하며 눈물을 삼켰다.


스포츠 경기엔 다양한 과학기술이 동원되지만, 세계적 테니스 대회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경기력을 향상시킨 사례가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기업 공급망 최적화 및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인 라이트체인(RightChain)은 조코비치를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경기데이터 분석 및 맞춤형 전략 소프트웨어(테니솔로지)를 만들어냈다. 이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에드 프레이절은 열정적인 테니스 애호가이다. 프레이절은 기업 공급망 설계 전문가답게 테니스 경기는 A 지점으로부터 B 지점으로 공을 받는 게 핵심이라고 보고 분석에 들어갔다. 기존에 ‘브레인 게임 테니스’나 ‘테니스 애널리틱스’와 같은 테니스 경기 분석 프로그램이 있지만,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 테니솔로지는 테니스 경기 분석과 훈련에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테니스 공에 초점을 맞추고 물류 공급처럼 출발점에서 목적지로의 여정과 관계로 정보를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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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프트웨어업체 라이트체인과 브레인게임 테니스가 개발한 테니스 경기 분석용 인공지능 테니솔로지.

테니솔로지는 테니스 코트를 세분화해서 서브 지역을 12곳, 백코트(베이스라인 근처)를 8곳으로 구역을 나눠서 각 지점별 공의 흐름과 승률 등을 산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실수, 서브와 착지, 공격 허용범위 등 25개의 주요 경기요소를 수집한 뒤 분석하고 시각화해서, 코치나 선수가 다양한 차원의 검색을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의 경기 분석 소프트웨어는 각 선수가 포핸드 스트로크 성공률 정도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1차원적인데 비해, 인공지능 도구는 이를 세분화했다. 서브를 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공격 지속시간, 당시 점수, 특정 경기패턴 여부 등 경기 상황에 따른 구체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기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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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윔블던 남자단식에서 희비가 엇갈린 노박 조코비치(오른쪽)와 로저 페더러. 런던/EPA 연합뉴스

조코비치는 이번 윔블던 남자단식 우승으로, 윔블던에서 모두 다섯 번째 우승을 거둔 거두는 대기록을 만들었다. 조코비치의 탁월한 실력이 우승의 최대 요인이지만, 경기 상대별 데이터 분석과 맞춤형 훈련과정 등에 인공지능이 동원되었다는 사실은 향후 스포츠 영역에도 인공지능 도입 확산이 필연이라는 전망을 낳는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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