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변호사 "11일 광주 재판에는 출석한다"
이전 두 번의 재판 알츠하이머와 독감 이유로 불출석
광주지법, 지난 1월 강제구인 영장 발부
전씨 에쿠스 차량 인근 정비소에서 장거리 주행 대비 정비
전씨 변호인 “독감으로 몇달씩 아픈 사람이 어딨느냐”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뒤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법원의 강제구인 영장까지 발부된 전두환씨가 오는 11일로 예정된 재판에는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예정된 재판에 출석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오는 11일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광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오전 10시께 전씨의 서울 연희동 집에서 나온 검정색 에쿠스 차량이 인근 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받는 모습이 <한겨레> 취재진에 포착됐다. 광주로 가는 장거리 주행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2017년 4월 낸 회고록에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써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3일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8월27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는 부인인 이순자씨가 남편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고, 지난 1월7일 재판에서도 독감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는 전씨가 지난 1월7일 오후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법률 대리인을 통해 “독감 고열로 무리하게 출석할 수 없었다”고 밝히자, 3월11일로 공판기일을 다시 잡은 뒤 “또다시 불출석할 경우 강제구인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지법은 당시 바로 3월11일 유효기간으로 전씨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건강 상태를 이유로 이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이번 재판은 나가는 거냐고 묻자 정 변호사는 “독감으로 몇달씩 아픈 사람이 어딨느냐”라며 “1월7일 재판은 감기 때문에 출석 못 한다고 말했고, 이전에도 알츠하이머 때문에 출석 못 한다고 한 게 아니라 이동이 힘드니 재판을 광주가 아니라 서울로 옮겨달라고 말하면서 진단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의 재판은 오는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전씨는 부인 이순자씨가 법정에 동석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검찰은 8일 담당 검사를 서울로 보내 경찰과 협의한 뒤 법원과 세부 사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이주빈 박윤경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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