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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테슬라 제친 전기차 ‘르노 조에’ 타보니…

한겨레

르노삼성의 소형 전기차 ‘조에’(ZOE). 르노삼성 제공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르노의 ‘조에’(ZOE)가 지난 18일 국내에 상륙했다. 조에는 2012년 말 유럽에서 처음 선보인 소형 해치백으로, 르노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든 첫 승용차다.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전기차 진출이 훨씬 빨랐던 셈이다. 이제까지 성과도 기대 이상이다.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가 3만2637대 팔리는 동안, 조에는 3만7540대가 팔려 1위를 차지했다. 상반기까지 누적 판매량으로 봐도 1위다. 국내에서도 테슬라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주행거리 309㎞, 일주일 1회 충전해도 충분?

지난 1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북악스카이웨이를 왕복하는 코스로 조에를 시승했다. 조에의 배터리 용량은 54.5킬로와트시(kWh), 국내에서 인증받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309㎞에 그친다. 동급 차종인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406㎞)이나 쉐보레 볼트EV(414㎞)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회생제동을 잘 활용하면 실제 인증받은 주행거리보다 더 넉넉하게 운전할 수 있다”며 “일반적인 통근 상황을 가정했을 때 일주일에 한 번만 충전해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조에의 짧은 주행거리는 효율성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게 르노삼성 쪽 설명이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 브레이크를 밟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감속을 하는 주행 모드 ‘비(B) 모드’를 회사 쪽은 강조한다. 실제 운전할 때 페달 하나만 쓰는 ‘원 페달 드라이빙’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생제동이 더 자주 이뤄지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비 모드로 운전해보니 감속과 동시에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내리막길에서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눈에 띄게 줄었고,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배터리가 충전되고 있음을 알리는 파란색 불빛이 들어왔다. 북악스카이웨이에서 벗어나고 나니 팔각정 부근에서 297㎞였던 주행가능거리가 310㎞까지 늘어나 있었다. 팔각정에서 내려오는 동안 주행거리 13㎞만큼의 에너지를 충전한 셈이다. 25㎞가량의 코스를 모두 마친 뒤에도 주행가능거리는 출발할 때에 비해 약 19㎞만 줄어들어 있었다.

“20∼30대 첫 차 고객이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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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는 북미나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는 출시된 적이 없다. 최근에는 판매 실적 악화로 호주에서 판매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그만큼 소형 해치백을 선호하는 유럽 시장에 특화된 차량이라는 평가다. 스포츠실용차(SUV) 등 비교적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 반응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에 곳곳에서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눈에 띈다. 조에의 전장은 4090㎜, 전폭은 1730㎜다. 준중형 해치백인 독일 폴크스바겐 골프(전장 4284㎜, 전폭 1789㎜)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만든 만큼 차체 크기에 비해 실내 공간이 더 넓다는 것도 장점이다. 트렁크 밑 부분에도 별도의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 다만 뒷좌석은 성인이 편안하게 타기에는 좁은 편이다.


주행감에도 신경을 썼다. 조에의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이다. 내연기관차 플랫폼으로 만든 대부분의 전기차가 배터리 공간 등을 이유로 후륜구동이나 사륜구동인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르노삼성은 첫 차를 구매하는 20∼30대를 핵심 타깃 고객층으로 한다는 전략이다. 뒷좌석에 불편함 없이 탈 만큼 어린 자녀를 통학시키는 학부모도 포함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최대 2명 정도 탑승하는 일이 많은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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