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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실룩실룩…고양이 ‘발사 자세’의 비밀

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

[애니멀피플] 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


점프 강도 조절, 워밍업, 도파민 분비 등 다양한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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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나 장난감, 주인의 발가락이나 다른 고양이의 꼬리를 향해 몸을 날리기 직전, 고양이는 엉덩이를 좌우로 흔든다. 마치 조준을 하거나 마음을 다잡거나, 아니면 흥분을 가라앉히는 것 같다. 호랑이, 사자, 재규어에서도 관찰되는 이런 행동이 무엇 때문인지 과학적으로 연구된 적은 없다. 하지만 다른 많은 고양이의 신비로운 동작과 마찬가지로 그럴듯한 설명은 차고 넘친다.


공격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육체적 준비라는 설명이 유력하다. 야생에서 뛰어오를 때 먹이까지의 거리에 맞춰 점프의 강도와 방향을 정확하게 정해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 이때 바닥에 풀이 깔려있는지, 흙바닥인지에 따라 점프 강도가 달라진다. 따라서 뒷발의 접지를 확실히 해 점프할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고 바닥의 강도를 시험할 필요가 있다.


한 번에 상대를 제압할 점프를 앞두고 근육의 긴장을 풀고 워밍업을 하기 위한 행동인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강력한 뒷다리의 근육을 이용해 보통 자기 몸의 5∼6배인 성인 키만큼 제자리에서 뛰어오를 수 있다. 따라서 근육을 조금씩 움직이며 풀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니면 심리적 흥분상태의 표시일 수도 있다. 보상이 예견될 때 동물의 뇌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 쾌감과 흥분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공격 직전 엉덩이를 흔드는 행동은 먹이나 장난감을 잡았을 때 예상되는 즐거움이 초래한 도파민 분비의 ‘부작용’일 수 있다. 공격을 마치면 도파민 분비도 멈추고 흥분도 사그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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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이런 행동이 어쩌면 사람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투수의 예측 못 할 공을 기다리며 방망이를 움켜쥔 타자나, 상대의 강서브가 어디로 향할지 초긴장 상태로 기다리는 테니스 선수도 엉덩이를 흔든다. 퍼팅하는 골퍼는 공을 치기 직전 발을 꼼지락거리며 접지를 확인하고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강도를 조절한다. 자유투를 하는 농구선수가 적당한 자세를 잡기 위해 바닥에 되풀이해서 공을 튀기는 동작도 비슷한 맥락이다.


개에서는 볼 수 없는 고양이만의 행동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1만년 동안의 가축화 과정에서 쥐 잡기를 위해 살려놓은 야생성과 관련이 있다. 엉덩이 흔들기는 가장 귀여운 ‘안방에서 보는 야생’일 것이다.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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