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 로켓 재활용 새 역사 쓴다
11일 ‘1로켓 4회 발사’에 도전
2018년 7월부터 3차례 발사-회수
회수한 페어링도 처음 재활용
“로켓의 80% 재활용하게 됐다”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가 로켓 재활용의 역사를 새로 쓴다. 스페이스엑스는 11일(현지시각)로 예정된 인터넷위성 스타링크 발사 때, 팰컨9 로켓의 재활용 4회 발사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한 로켓을 회수해 3회까지 발사한 적은 있지만 4회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공군기지 내 40번 발사대에서 이륙할 이 로켓(B1048.4)은 2018년 7월25일 위성을 싣고 처음 날아오른 데 이어 10월8일, 2019년 2월22일에도 각각 위성 발사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위성이나 우주선의 덮개 역할을 하는 페어링도 지난 4월 대서양에서 회수한 것을 다시 쓴다. 페어링의 재활용 발사는 이번이 첫 시도다. 이 페어링은 당시 아랍샛-6A 위성 발사 때 회수한 것이다.
스페이스엑스가 로켓과 페어링 재활용에 역점을 두는 것은 우주로 가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현재 팰컨9 발사 비용은 6200만달러인데, 이 가운데 60%가 1단계 추진체(부스터) 비용이다. 두 쪽으로 구성돼 있는 페어링은 한 쪽 600만달러씩 1200만달러에 이른다.
화성 여행을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우주선 스타십과 슈퍼헤비 로켓도 재활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미 공군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스타십의 이용료는 200만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이는 소형 로켓 발사 비용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현재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로켓 1회 발사에 지불하는 비용 1억5200만달러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머스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페어링 회수로 팰컨 로켓은 전체의 80%를 재활용하게 됐지만 다시 날기까지는 며칠의 시간과 선박이 필요하다”며 “스타십에선 로켓은 몇시간 내로, 우주선은 8시간 내로 다시 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링크 위성 발사는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번과 같이 위성 60기가 지구 저궤도에 배치된다. 스페이스엑스는 6~8차례 발사를 통해 400개의 인터넷 위성을 쏘아 올린 뒤 2020년 중반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미 공군은 이미 군용 수송기에서 스타링크 인터넷으로 통신하는 것을 시험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총 1만2천개의 인터넷 위성을 2020년대 초반까지 쏘아올려 지구 전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이를 4만2천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쏘아올린 위성 8500개의 5배에 이르는 규모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스페이스엑스를 대신해 각기 1500개의 위성 발사 계획을 담은 문서 20개를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제출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