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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팽목항 분향소 3일 철거…세상서 가장 슬픈 발걸음

[한겨레] 4·16가족협의회 “분향소 없어도 참사 아픔 기억했으면”


세월호 인양 과정 기록했던 동거차도 초소 3동도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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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상징하는 공간이었던 팽목항 분향소가 3일 철거된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연동리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한다. 유가족들은 이곳에 두었던 희생자들의 사진과 위패 등을 가슴에 안고 세상에서 가장 슬픈 항구를 떠나게 된다. 또 제의 기구와 노란 리본, 신발 등 유품도 수습하기로 했다. 단원고생 고 오영석군의 아버지 오병환씨는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하나씩 뺀다는 게 안타깝다. 팽목항을 영원히 이곳을 잊지 못할 것이다. 분향소가 사라져도 참사의 아픔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팽목항 분향소는 2015년 1월14일 참사가 발생한 지 9개월 만에 설치됐다가 3년 7개월 만에 철거된다. 유가족들은 애초 미수습자 9명을 희생자들과 함께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분향소를 만들었다. 컨테이너 2개 동을 이어붙여 길이 18m, 너비 3m, 높이 3m 규모로 지은 뒤 안에는 희생자 304명의 사진과 위패를 두고 분향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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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과 진도군은 분향소를 선체 인양 때까지 운영하기로 합의했었다. 이후 지난해 3월 말 선체가 인양되고 지난 4월16일 합동영결식이 열린 상황을 고려해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팽목항 일대에 있던 분향소, 식당, 숙소 등 시설물 20여동은 이달 말까지 모두 해체·이동하게 된다. 분향소 주변의 솟대나 십자가 등 추모 예술품 20여점은 방파제 주변으로 옮겨 보존하기로 했다. 방파제에 있는 ‘기다림의 등대’와 ‘기억의 벽화’, ‘하늘나라 우체통’ 등 상징조형물은 그대로 보존된다.


전남도는 2014년 참사가 나기 이전 이곳에서 진도항 2단계 개발을 위한 항만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공사는 세월호 참사로 중단됐고, 대신 참사 수습을 위한 컨테이너 20여동이 들어섰다. 공사가 재개되면 분향소 자리에는 여객선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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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협의회는 지난 2일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언덕에 운영했던 세월호 인양 감시·기록초소를 철거했다. 이 초소는 2015년 9월1일 인양 상황과 정보에 목말라하던 유가족들이 참사 현장에서 2㎞쯤 떨어진 야산 위에 설치했다. 유가족들은 천막형 초소 3곳을 모두 해체했고, 자재들을 산길을 따라 옮겼다. 유가족들은 “구조부터 인양까지 가족처럼 대해주셨던 따뜻함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박재현 진도군 안전지원담당은 “진도항 공사의 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설물을 철거하게 됐다. 정리 대상과 보존 방법을 가족협의회와 신중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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