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해서? 미완성이라서? 폴더블폰 유리관 전시, 왜?
삼성전자·화웨이·욜로·TCL 모두
“기술적으로 아직 미흡” 분석 많아
LG전자 ‘듀얼화면’폰만 공개 전시
“저 가운데 일부는 진짜 ‘유물’된다”
귀하신 몸이라서? 기술적으로 아직 미완성 상태라서?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 접히는(폴더블) 스마트폰을 25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에서 개막한 ‘엠더블유시(MWC) 2019’에 유리관 안에 두는 형태로 전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관람객들은 마치 박물관에서 유물 보듯 관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를 사람 키 높이의 직육면체 유리관 안에 보관해 전시하고 있다. 유리관 밖으로 접근을 금지하는 줄까지 쳐져 영락없는 박물관 유물 모양을 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가까이 접근하면 전시관 보안요원이 제지한다.
화웨이는 두꺼운 유리로 가로막힌 장소에 ‘메이트엑스(X)’를 전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처럼 유리관 안에 두는 형태는 아니지만 유물 모습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멀리서 눈으로 보거나 카메라 촬영만 허용할 뿐 만져보지는 못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 때도 폴더블 스마트폰은 무대 위에서 보여주기만 했을 뿐 행사 참석자들에게 만져볼 기회는 주지 않았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아직 기술적으로 일반인들의 체험을 허용할 정도로 완성된 수준이 못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디스플레이를 접는 모양의 기기들을 유리관 안에 모셔 전시하기는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이에스(CES)에서 접는 디스플레이을 처음 선보여 ‘원조’로 꼽히는 로욜도 접히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핸드백과 모바일 기기 등을 유리관 안에 넣어 전시하고 있다. 중국 티시엘(TCL)은 인폴딩과 아웃폴딩 방식 기기를 함께 전시하고 있는데, 역시 유리관 안에 들어있어 관람객들이 만져볼 수는 없다.
반면 엘지(LG)전자는 전날 언팩에서 공개한 ‘V50 씽큐 5G’를 전시관에 대량 배치해 누구나 사용해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누리꾼들이 이를 두고 ‘엘텐도’ 또는 ‘닌텐도 디에스’라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어떤 모습이길래 그러는지 직접 보자”고 관람객들이 몰려드는 모습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애초 엘지유플러스(LGU+) 전용으로 내놓을 생각이었으나 에스케이텔레콤(SKT)과 케이티(KT)도 달라고 해서 공용으로 내놓게 됐다”고 숨겨진 얘기를 전하며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게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은 “귀하게 모셔지고 있지만 시장에서 이겨 살아남지 못하면 소멸될 수밖에 없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저들 가운데 일부 또는 전부가 진짜로 유물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글·사진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