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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10에 콧기름 묻혀라?" ‘지문인식’ 소비자 불만 빈발

사용자들 “지문인식률 떨어져 불편, 금융서비스 이용 제때 못해” 하소연

삼성전자 대응법 설명 ‘뒷북’…“건조한 곳에선 이용 말고, 꾹 누르라”

"갤S10에 콧기름 묻혀라?" ‘지문

갤럭시S10 사용 모습. 화면 속 지문인식 센서가 비치고 있다. '한겨레' 독자 제공

지난 5일 출시된 삼성전자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10’이 국내외에서 ‘명품’ 대접을 받으며 공급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 새로 추가된 초음파 방식 지문인식 기능이 기술적 한계 탓에 사용자들의 불만을 초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채택했다는 지적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해 왜 그런지를 적극 설명하지 않아 사용자들의 불편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전 스마트폰에는 뒷면에 ‘정전용량형 지문인식 센서’를 달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를 화면 속에 넣는 방식을 채택했다. 정전용량형은 지문 굴곡에 따른 전기적 특성 변화를 이용하고, 초음파 방식은 초음파를 쏜 뒤 반사되는 초음파의 변화를 이용한다. 기술적으로 아직 이르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채택됐다.


13일 갤럭시S10 사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갤럭시S10의 지문인식률이 떨어져 사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문이 인식되지 않아 금융거래를 제때 하지 못하는 게 대표적이다. 갤럭시S10 사용자가 금융거래 앱의 본인인증 방식을 지문인식으로 해놓은 경우, 지문인식이 3~5차례 실패하면 도용으로 간주돼 앱이 종료되고 지문을 다시 등록하게 한다. 홍아무개씨는 “두번 정도 실패하면 땀이 난다”고 말했다.


클리앙 등 스마트폰 사용자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갤럭시S10 사용자들의 지문인식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글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일부는 ‘기술적 결함’이라는 주장도 편다. 더불어 갤럭시S10 지문인식의 성공율을 높이는 ‘팁’도 공유되고 있다. “지문인식을 하기에 앞서 손가락에 콧기름을 바르거나 침을 묻히고, 꾹 누르라”고 권하는 게 대표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을 들어보면, 갤럭시S10의 지문인식율이 낮은 것은 결함이라기보다 기술적 한계 탓이 커 보인다. 초음파 방식은 기술 특성상 센서와 손가락 사이에 공기가 있으면 인식률이 떨어진다. 따라서 손가락이 건조하거나 꾹 누르지 않으면 인식률이 떨어진다. 한 전문가는 “건강검진 시 복부 초음파 검사 등을 받을 때 검사 부위에 젤을 바르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사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삼성전자는 이날 뒤늦게 지문인식률이 떨어지는 이유를 해명하고 나섰다. 주위가 건조한 곳,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 때 등 손가락이 건조한 상태일 때, 손가락의 지문 부위가 벗겨졌거나 뭔가가 묻었을 때 등에는 지문인식이 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품이 아닌 보호 필름을 붙였을 때도 잘 안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문인식 센서의 인식율을 높였고, 삼성닷컴 매뉴얼에 설명을 추가하고 고객센터에서도 적극 설명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용자들이 공유해온 ‘팁’ 그대로다. 업계 관계자는 “지문인식을 초음파 방식으로 바꿨으면, 처음부터 기술적 특성을 설명하며 제대로 된 사용법을 안내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게 아쉽다. 제품의 하자는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고객과 눈높이를 못맞추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만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갤럭시S10의 초음파 지문인식 기능과 관련해서는, 밝은 곳에서 기기를 사용하면 화면 속 지문인식 센서가 비치는 것으로도 논란이 된 바 있다.([단독] “화면 속에 뭔가 비친다”…갤S10 사용자들 불만 제기) 지금도 이를 두고 사용자들은 “께름칙해서 어찌 쓰냐. 기기를 교환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삼성전자는 “아주 밝은 곳에서만 보일 수 있다. 불량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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