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빛이 만드는 온화하고 따뜻한 집
[모든 것을 담아도 한 층이면 충분한 단층주택의 특별한 매력 ③_계룡 미니멀하우스]
단층은 땅이 아깝다고들 한다. 단층은 심심하지 않냐는 말도 한다. 하지만, 다섯 집의 가족들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주말주택부터 상가주택까지, 단층이라는 제약 속에서 더욱 빛나는 아이디어와 여유를 각양각색 다섯 주택 사례에서 만나본다.
높은 창을 따라 쌓아 올린 블럭 사이로 특별한 빛의 축제가 펼쳐진다. 주택에서만 만날 수 있는 요소들을 가득 담은 집에서은퇴 후 부부의 새로운 삶의 시간이 시작된다.
1_해가 질 무렵 실내의 조명이 블럭 사이로 빠져나와 영롱한 빛을 낸다. |
2_어렸을 적 살던 집을 떠올리며 만든 툇마루. 툇마루를 따라 어떤 방이든 출입이 가능하다. 걸터 앉아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다. |
교장 선생님으로서의 인생 제1막을 마친 남편. 아내의 남동생이 건축가이기에 그의 도움을 받아 집짓기와 함께 특별한 시작을 하기로 했다. 계룡 신도시 택지 개발지구의 작은 땅 위에 마련한 집터 주변으로는 이미 몇몇 집들이 들어와 살고 있었다. 새로운 집이 기존의 이웃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기를 바랐다. 그렇게 선택한 집의 주재료는 연륜이 쌓여 자연스러운 색감과 질감을 만들어내는 고벽돌. 새로 지은 집이지만 원래부터 있었던 집인 듯 주변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계획했다.
PLAN
3_주방 및 식당으로 사용하는 공간. 대면형으로 단순화된 주방과 깔끔하게 정리된 수납공간으로 조리 작업을 하기에 최적화된 모습이다. |
4,5_주방과 복도 위쪽으로 아내의 바람인 작은 다락이 구성되어 있다. 높은 층고와 천장까지 이어지는 큰 창 덕분에 다락에서도 테라스에 나와 있는 듯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진다. |
아내가 새로운 집에서 꿈꾼 모습 중 하나는 2층 테라스에 앉아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층집은 더 나이가 들면 오르내리기가 힘들기 때문에 단층집에 작은 다락을 만드는 것으로 타협했다. 천장까지 높게 설치한 창 덕분에 다락에서도 야외에 나온 듯 탁 트인 시야를 확보했다. 다락을 따라 끌어올려진 지붕선은 집의 외관을 이층집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6_집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안방. 공용 공간인 거실과 가장 멀리 배치해 작은 면적 안에서도 사적 공간을 확실히 구분했다. |
7_주방에서 다락으로 연결되는 계단실. |
8,9_주방과 안방 사이의 다실. 주방으로는 액자형으로 벽이 뚫려 있어 서로 소통이 가능하다. 지붕선에 따라 사선으로 떨어지는 유리창이 빛의 또 다른 재미을 보여준다. |
편안한 모양새로 알뜰하게 지어진 집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커다란 창으로 마감된 집의 전면에 쌓아 올린 블럭이다. 규칙적으로 올라간 블럭은 집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주고, 집 안으로 쏟아지는 빛의 아름다운 산란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밤이 되어 툇마루에 앉으면 내부의 조명이 블럭을 통해 밤하늘의 반딧불처럼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