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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하지만 독립된 모던한 절제감이 돋보이는 두 개의 휴식처

잠시 머문 집_19탄 : 진천 시기공추

평범한 일상 속 마음 한구석에 남을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공간.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그 열아홉 번째는 충북 진천에 위치한 ‘시기공추(時記空追)’이다.

'시기'와 '공추', 대칭으로 갈라지는 두 객실의 출입구가 나타나는 스테이의 외관. 회랑으로 이어지는 디딤석은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간격을 계산해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진천의 숲속 봉화산으로 둘러싸여 짧은 해가 뜨고 개울을 낀 대지 위에, 예전부터 거기 있었다는 듯 자연스레 자리잡은 직선의 건축물. 마음 맞는 친구 둘이 모여 온전한 휴식이 있는 자신들과 가족들만의 공간을 만들고자 한 계획이 커져 스테이를 열기까지에 이르렀다. 혼자만의 시간과 기억을 굳건히 만드는 숙소, 시기공추(時記空追)다.

PLAN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대지면적 ≫ 654㎡(197.83평)

건물규모 ≫ 1동 지상 1층, 2동 지상 2층

건폐율 ≫ 18.98% │ 용적률 ≫ 23.61%

건축면적 ≫ 124.15㎡(37.55평) │ 연면적 ≫ 154.39㎡(48.21평)

외부마감재 ≫ 스터코 │ 내부마감재 ≫ 유럽미장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포세린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외

주방 가구·붙박이장 ≫ MDF + 필름지 부착 외 현장

제작조명 ≫ 3인치 매립조명, t5 라인 조명 외

현관문 ≫ 국내산 시스템 창호 │ 방문 ≫ MDF + 필름지 부착

데크재 ≫ 시멘트, 콩자갈설비 전기 │ 기계 ≫ 건축주 직영

조경 ≫ 건축주 직영 │ 조경석 ≫ 자연석

시공 ≫ 어울림종합건설

설계 ≫ 영남건축사사무소 010-5001-2777​

복도를 통해 거실 겸 부엌, 침실. 욕실 순으로 병렬되는 구성. 전면에 통창을 적용해 어느 공간에나 고르게 빛이 든다.

주방 테이블은 좌식 구성과 간살 가벽이 적용되어 아늑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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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자체의 계획은 간단했다. 적절하고 꾸준히 관리 가능한,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의 건축물. 이를 위해 다가구주택의 문법을 적용해 대칭으로 똑같은 구조의 객실을 만들고 입구를 분리했다. 연결과 확장이라는 테마를 기반으로, 객실은 통창 등의 요소로 실내외의 경계가 최소화됐다. 인테리어는 모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컬러와 나무, 흰자갈 등을 채택했다. 반대로 외관은 주변의 자연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관리가 용이한 미색의 스터코와 박공 지붕을 적용해 지나치지 않을 만큼의 존재감을 내도록 조절했다. 또한 빠른 공기와 구성의 자유도 등을 고려해 철골 구조로 지어졌다. 

욕조에서 바로 숲 뷰를 즐길 수 있는 욕실. 야외 풀장으로 곧장 이어져 동선의 편의를 더한다.

내부는 거실 겸 주방, 침실, 욕실 겸 화장실로 구성됐으며 복도를 통해 이 모든 실 공간이 한방향으로 이어진다. 막히지 않는 시야로 산을 마주볼 수 있도록 내어진 통창 너머에는 수영장과 바비큐 공간을 마련했다. 각각 시스템 창호 출입문을 통해 욕실과 주방으로 이어져 순환 공간처럼 작동한다. 주변의 나무에서 착안한 우드 브라운과 외부에 적용된 스터코와 유사한 미색을 메인 색상으로 한 내부 역시 공간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톤앤매너를 함께 유지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야외 풀장이 있는 마당의 모습. 백색 자갈이 띠처럼 둘러져 있다.

출입구와 현관을 연결하는 회랑에서부터 풀장까지 이어지는 외부 공간에서는 흰색 자갈을 통해 자연물과 건축물의 연결을 꾀했다. 이는 객실 외부, 건축물 주변에 깔린 붉은 자갈과 대비되며 온전한 쉼의 장소의 전환을 돕는 요소가 된다. 땅이 가진 특성은 물론 지역 업체들과의 원활한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스테이는, 진천이 가진 매력을 한껏 더 빛낸다. 오늘도 시기공추의 쉼이 손님만을 위해 이어진다. 

시기와 공추는 똑같은 구성의 대칭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크지 않은 규모지만 그만큼 한 눈에 숙소의 모든 공간이 담기며 더욱 안정감을 제공한다.

INTERVIEW 시기공추 대표 정종현 & James

마음 맞는 이들이 모여 팀을 이뤘다고

맞습니다. 각자 사회에서 자신의 직업을 가지며 일로 함께 만나 친해진 선후배 관계입니다. 건축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꿈꾸는 평범한 건축주들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스테이를 차리게 되었나
처음 구상은 사실 스테이라기보단 우리만의 작은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차 살 때 흔히 하는 농담처럼 “그 돈이면 더 보태서 뭐를 더 하지~”라는 마음으로 계획에 살이 붙게 됐고, 주말농장에서 별장 등을 거쳐 결국 ‘이 공간을 또 다른 이들에게 공유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독채 스테이를 만들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건축에 대해 많이 배워야 했고, 서로의 견해를 잘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디자인과 브랜딩 등을 위해 배운 것은
공간에 대한 공부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무작정 어디 갈 때마다 아무 공간에나 줄자를 갖다대보던 것을 시작으로, 공간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건축사의 손을 거쳐 실 구성으로 완성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시기공추에도 그런 고민의 흔적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개방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본래 채광이 적고 그늘진 땅이었지만, 오히려 이를 활용해 아늑한 별장 같은 콘셉트를 잡게 됐다.

시기공추라는 이름의 의미는
‘시간은 기억으로 새겨지고 공간은 추억으로 남겨진다’라는 의미를 담아 지었습니다. <공간의 시학>이라는 책의 한 구절에서 따왔어요. 사람은 모두 한번쯤 어떤 공간에 얽힌, 잊히지 않는 기억을 경험하잖아요. 이런 경험과 함께 손님이 저희 공간에 추억을 남기고 가셔서 다시 찾아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담았습니다. ​

두 개의 객실은 병렬형으로 제작되어 똑같은 풍경을 누리되 철저히 분리된다.

독채 스테이로서 브랜딩 전략이 있다면

시기공추는 온전한 독채의 스테이를 추구합니다. 타인의 공간에 들어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돈을 주고 묵는 스테이라 할지라도 주인이나 다른 투숙객들을 대면하는 순간, 스스로가 이방인으로 느껴지기 시작하죠. 시기공추는 머무는 이를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는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이런 전략을 통해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이를 알아주는 고객에게 집중하며 브랜드의 가치를 확립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작 등의 부담을 덜어낸 소형 파이어핏. 물과 불을 모두 휴식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매력적이다.

숙박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하자면

어떤 콘셉트의 숙소를 생각하시든 건축주분이 스스로 평생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만드셨으면 합니다. 물론 스테이는 이윤 추구가 주목적인 건축물이지만, 누군가의 시간이 소중히 남겨질 공간이기에 이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애정과 정성이 필수적이라 생각해요. 이게 곧 재방문의 이유로 이어져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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