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면적에 빛을 담는 새로운 방법
[작지만 특별한 SMALL HOUSE ④ - 아마가사키 협소주택]
작은 집에는 편견이 따라붙는다. ‘덜 들어갔을 것이다’, ‘불편할 것이다’, ‘초라해 보인다’, ‘단조롭다.’ 하지만, 작은 집에 같은 일상을 누리려면 부족한 만큼 아이디어로 채워야 한다. 리모델링, 수직증축, 협소주택, 주말주택, 모듈러 객실까지, 국내·외 작은 집 다섯 채에서 면적의 한계를 극복하고 삶을 오롯이 담아낼 아이디어를 만나본다.
일본 효고현 아마가사키 골목길에 자리잡아 지나는 이의 시선을 빼았는 협소주택. 집과 집 사이, 어쩌면 골목보다 작은 12평 부지에서 채광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했다. 띠처럼 건물 전체를 휘감는 유리를 활용해 제한된 조건 속에서도 공간을 관통하는 빛을 담아낼 수 있게 됐다.
PLAN
House Plan
대지위치 ≫ 일본 효고현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1명
대지면적 ≫ 42.11㎡(12.74평)
건축면적 ≫ 24.47㎡(7.40평)
연면적 ≫ 48.94㎡(14.80평)
구조 ≫ 철골구조
준공연도 ≫ 2014년
설계 ≫ 후지와라무로 건축사사무소(fujiwaramuroarchitects)
면적에 딱 맞게 나온 매스에 위로 튀어나온 유리 천장을 통해 빛이 꿰뚫는 구조다. 적절한 광량을 위해 살짝 기울여졌다. |
주택가 사이, 앞길이 좁아 공사 트럭 한 대가 겨우 들어갈 정도의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부지에 집을 계획해야 했다. 현장을 보고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모든 층을 밝고 넓게 만드는 것’이었다. 손님들이 와서 함께 앉을 수 있는, 그 집만의 볼거리가 있는 집. 그러기 위해서는 채광이 먼저 확보되어야 했다.
1층은 생활 공간으로 구성됐다. 들어온 빛이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벽체의 윗부분이 가로창과 평행하게 트여 있다. |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부엌과 테이블이 있는 구조. 화이트와 잘 어울리는 내추럴한 우드 톤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
1층의 전후면으로 문을 낸 뒤 층이 나눠지는 부분마다 와이드한 창을 냈다. 외부에서 봤을 때는 두 층이 분리되어 마치 부유하는 듯한 효과를 준다. 여기에 지붕을 대신해 유리로 슬릿(Slit)을 냈다. 양쪽이 건물로 가득차 확보하기 힘들었던 채광을 천장을 열어서 해결한 것이다. 이 기다란 틈새와 평행하게 2층에도 유리바닥을 설치해 빛이 건물을 관통하여 집 전체를 비추는 느낌을 준다. 이에 맞게 여백이 있는 인테리어도 구성했다. 유리 바닥 덕분에 채광은 물론 주택의 위를 올려다보면 질리지 않는 하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1층에는 현관과 부엌, 욕실 등의 생활 공간이 배치됐으며 2층에 수면공간과 작업실을 두어 적절한 동선이 구성됐다. 1인 가구의 수요와 외관의 톤에 맞춰 구성한 작은 마당에는 우편함과 경차 한대의 주차 공간까지 알차게 들어가 있다.
2층은 작업실과 침실 공간으로 계획했다. 유리 바닥이 전면창으로 연장되어 마치 집이 좌우로 떨어져 있는 느낌을 준다. |
LIGHTING×SMALL
“주어진 조건 속 재치있게 찾아낸 해답”
작은 부지의 한계로 인해 내관과 외관 모두 많은 수정을 거쳤습니다. 이미 오랫동안 형성되어 자리를 잡은 골목 사이로, 자연스럽게 새 집이 섞일 수 있어야 했죠. 동시에 생활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채광을 위해 유리를 통해 빛을 확보했습니다.
집 전체가 들어온 빛을 잘 머금을 수 있도록 각각의 틈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유리 바닥 부분은 채광 확보 이상의 효과를 줍니다. 기존의 작은 집들과 비슷하지만, 유리라는 소재 하나만으로 낯설면서도 새로운 삶의 감각을 일깨울 수 있게 됐죠. 어디에서나 보이는 하늘이 바로 이 집의 상징입니다.
취재_ 손준우 | 사진_ Toshiyuki Y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