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모습을 더해가며 더 다채로워지는 수평 증축 주택
단층주택 특집4_META HOUSE-S
부모님을 위해 준비되었던 소담스러운 단층 주택.
시간이 지나며 더해질 모습들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집은
조용히, 그러나 확연한 변화를 품으며 확장되고 있다.
대지에 얹어진 집의 형태. 남쪽으로 곧게 뻗어나간 매스는 대나무 숲을 향하고, 북측의 중축부는 더 안정적인 프라이버시를 더한다. |
하얗고 단순하게, 앞으로의 더 다양한 모습을 도모하는 집
META HOUSE-S는 본래 정원을 가꾸고 그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현 건축주인 아키리에 정윤채 소장의 부모님을 위해 준비된 집이다. 빠른 기간 안에, 적은 예산으로 두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요구되었기에 우선 20평 정도의 건축 면적을 확보하고 추후 덧대듯 증축하는 것을 제안드렸다. 부모님 역시 이러한 조건을 인지하시고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가진 집을 짓는 방안으로 결정되었다.
다양한 굴절로 생겨난 면과 동선들은 그 자체로 조경의 디자인이 된다. |
증축부를 잇는 통로는 유리 벽체를 통해 길과 조망 포인트의 역할을 동시에 해낸다. |
매스의 각도가 묘하게 엇갈리며 단순함 속의 변칙적인 공간의 재미가 생겨난다. |
필지는 북측과 서측의 도로로 둘러싸인 소규모 전원주택 단지라는 조건을 갖췄다. 각지의 서측은 도로보다 높은 석축이 조성되어 전면의 풍경을 전망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고, 해당 면을 통해 어느 정도의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하다. 이따금 지나가는 호남선 열차와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축사, 그 너머의 천호산을 포함한 전원의 풍경이 두드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풍광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중요한 건축 요소였다. 내부 구성과 외관의 단순화는 예산의 절충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천장 높이 또한 낮게 설정해 적절한 공간감과 더불어 내부와 외부를 수평적으로 하나의 선처럼 잇게 했다. 같은 이유로 담장을 설치할 수 없었기에, 매스의 배치를 통해 채광과 보안을 함께 해결해야 했다. 동측의 인접한 땅에 등을 진 형태로 건축물을 배치하고, 식물의 줄기가 빛을 향하듯 남쪽으로 나머지 면적이 굽어진 매스로 나타났다. 이 굽어짐으로 나타난 다양한 볼륨의 외부 공간은 정원을 가꾸는 어머니를 위한 요소가 된다. 주택 곳곳에 설치된 개구부 같은 창들은 크기와 상관없이 정원을 포함한 외부 공간을 내부로 들이며 실내 공간의 단조로움을 희석시킨다.
넓은 창과 석재 데크는 정성껏 가꾼 소나무 정원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
주택 곳곳에 형성된 다양한 창들은 주어진 풍경을 다채롭게 누리기 위한 뷰포인트다. |
DIAGRAM
통일된 높이의 콘크리트 처마가 만드는 그림자는 그 자체로 독특한 입체감을 형성한다. |
내부는 콘크리트 벽체에 하얀색 수성페인트로 마감하고, 일부 벽체는 콘크리트를 그대로 남겨 두기도 했다. 바닥은 표면이 매끄러운 하얀색 폴리싱 타일을 시공해 외부에서 조경을 지나 들어오는 빛이 반사되며 다채로운 면모를 지닐 수 있도록 의도했다. 다소 거친 내부의 마감들은 증축 등을 통해 미래에 더 채워질 집의 모습을 상징한다.
(위, 아래)본채와 별채 모두 큰 규모의 창을 구성해 채광을 확보했다. |
2018년에 본채를 신축한 뒤, 2022년이 되며 집은 새로운 변화를 덧대게 된다. 부모님이 꾸며두신 정원이 모습을 갖추고, 가족들의 취향으로 길이 들여진 20여 평의 공간에, 한 가족이 온전히 머무를 수 있도록 10평 정도를 증축했다. 별채는 당초 계획된 대로 정원을 둘러싸며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수 있도록 북측 도로면의 빈 공간에 배치했다. 별채는 단순히 새롭게 돋아난 모습이 아닌, 본래 의도된 하나의 매스처럼 보이기 위해 본채에 설치되어 있던 콘크리트 처마와 똑같은 높이의 처마를 형성해 별채와 연결하고, 유리로 벽체를 만들어 특별한 동선을 내주었다. 별도의 출입문을 내고 작은 주방과 욕실을 설치하여 독립적인 주거 공간으로서 가능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남도 논산시
대지면적 : 685㎡(207.21평)
건물규모 : 지상 1층(별채 증축) 거주인원 : 2명
건축면적 : 110.52㎡(33.43평)
건폐율 : 16.13% 용적률 : 15.83%
최고높이 : 3.26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외벽 : THK150 비드법보온판 / 지붕 : THK220 비드법보온판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ㅍ외부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이건 시스템창호 THK43 삼중로이유리
내부마감재 : 벽·천장 – 수성페인트 / 바닥 –폴리싱 타일
데크재 : 석재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모노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제작가구
조명 : LED 조명 현관문 : 단열방화문 붙박이장 : 제작가구
전기·기계 : 대양이엔씨 설비 : 서원이엔씨
구조설계(내진) : 자연구조엔지니어링
시공 : 직영시공
설계·감리 : 아키리에
모든 매스의 높이를 통일하고, 외장재를 최소화해 연결성과 통일감을 주었다. |
이미 한 차례의 증축으로 변화를 맞았지만, META HOUSE-S 프로젝트는 현재 진행 중이다. 현재는 부모님의 거주가 아닌 아키리에의 아뜰리에로 사용 중인 이곳은, 적은 예산이라는 조건을 여유로운 시간을 들인 변화로 극복한 사례라 볼 수 있다. 오묘한 각도로 품고 있는 정원과, 그 사이로 들어차는 빛은 더 먼 미래로도 이어지는 중이다.
정돈된 석축을 통해 길과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대지를 따라 북측에서는 집 안의 모습을 볼 수 없다. |
Architect’s say
META HOUSE-S 프로젝트의 초기 목표는 적은 예산을 들여 독립된 주거 공간을 완성하는 일 자체에 있었다. 이에 추가적인 증축을 처음부터 계획하고 예상해 매스의 배치 방향도 고려했다. 외부와 내부의 마감을 최소화해 추후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함과 동시에 예산의 절충 효과도 가져왔다.
건축가 정윤채 : 아키리에(ARCHIRIE)
일본 아오야마제도전문학교(青山製図専 門学校)에서 건축을 수학하고, 현지 건축아틀리에 archishop(アーキショップ)에서 7년간 실무를 쌓은 후 2014년에 건축디자인 기반의 아키리에를 개소하였다. 삶의 모습과 토지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 형식을 제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www.archirie.com 070-8825-3508
취재_손준우 | 사진_천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