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눌러 드릴께요
[김국현의 만평줌] 제13화
한때 페이스북이 ‘싫어요(dislike)’ 버튼을 도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스트리밍으로 생중계된 마크 주커버그의 질의응답에서 첫 번째 질문도 그것이었다.
무언가 버튼이 생기기는 생길 모양이지만, 그것이 ‘싫어요’는 아닌 것 같다. 유튜브나 레딧(reddit) 등 서양 포럼에서 우후죽순처럼 채택해 왔던 위로 올리고 내리는 투표 방식. 페이스북이 이렇게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는 것. 아마도 (부정적 감정에 대한) 공감 버튼 정도가 나올 것인가 보다.
생각해 보면 ‘좋아요’는 참 편리하다. 버튼 한 번 꾹 누름으로써, 소통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수치화함으로써 ‘좋아요’가 많으면 잘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느낌이다. 소통한 느낌과 소통한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소통에 대한 우리의 본능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굳이 사람을 만나는 대신 좋아요를 수집하게 된다.
모든 중독에는 공통점이 있다. 조금만 몸에 들어와도 충족감을 느끼지만 결국은 점점 더 얽매이고 마는 것. 뇌의 보상 시스템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페이스북 중독이란 결국 이 느낌에 대한 중독인 듯싶다.
‘싫어요’는 어쩌면 이 느낌에 대한 브레이크로 기능할 수도 있지만, 아마 마크는 이를 원치 않을 것이다. ‘좋아요’와는 다른 각도에서 감정적 충족을 주는 버튼을 늘리면 늘렸지….
그리고 그렇게 우리 모두 “페이스북에서만큼은 완벽한 인생”을 구가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해 갈 것이다.
우리 모두 좋아요와 RT가 세상을 바꿀 거라 믿는 동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