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액티브 X
[김국현의 만평줌] 제2화
액티브X 관련 뉴스는 포기하고 잊을만하면 주기적으로 다시 등장하여 사람들을 허탈하게 한다. 지난 6월 3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최로 '구글 NPAPI 지원 중단 대응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고 한다.
NPAPI란 (특히 한국의 금융 및 공공에서 애용하는) 윈도우 프로그램을 브라우저 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장치. 쉽게 이야기하자면 액티브X가 (윈도우) 프로그램을 웹 안에서 실행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면 NPAPI는 그 프로그램을 IE 이외의 브라우저에서 실행시키기 위한 방식. 서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프로그램을 웹 페이지에 플러그인하기 위한 것.
유독 한국이 이 두 기술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금융 및 결제처럼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국산 업체만이 별도로 만들어 웹 페이지에 플러그인해 오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국산 기술을 IT 강국의 상징이라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 국산 기술에서 이미 헤어 나올 수 없어진 관련 업계가 안쓰러워서 보호하기 위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수시로 나서서 사태를 정리하려고 애쓴다. 대표적 규제 산업인 금융이 관련되어 있으니 두고만 볼 수는 없다는 심정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정부가 구글에게 NPAPI 지원을 조금만 더 해달라고 요청을 한다거나, 윈도10에서 액티브엑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 MS에게 요청한다거나 자꾸 오버해서 나서는 것이 문제다.
이 오버의 역사는 50년 묵은 산업정책의 성공체험에서 나온다. 민간이 아직 미개하던 시절 관료는 국가의 브레인이 되어 민간을 계몽하고 할 일을 정해줬다. 때로는 업계를 재편하고 육성했다. 하지만 세상도 국내 환경도 바뀐 지 한참인 지금도 자신들에게 그런 능력과 역할이 있다고 자만하는데서 문제는 시작한다.
그런데 이 부조리는 모두를 조금씩만 불편하게 할 뿐이므로, 아래의 세 가지 질문은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만 잠시해 볼 뿐, 곧 잊게 되고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게 된다.
- 왜 유독 한국에서만 늘 이렇게 문제가 되는가?
- 왜 기술을 시장이 결정하지 않고 정부부처가 가이드하는가?
- 왜 소비자가 입을 모아 그렇게 싫다고 하는 것이 이렇게 오랜 기간 존속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