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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성공한 기성세대의 공통점

최인아 책방. 좌측 사진 우상단에 최인아 대표가 앉아 있다.

최인아(59) 대표는 국내 최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에서 30년을 일하고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퇴사 후 2016년에 선릉역 인근에 ‘최인아 책방’을 열어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마치 오아시스에 온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녀는 그런 말을 들을 때 큰 만족감을 얻는다. 책방의 도서들에는 그녀가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받은 추천사가 담겨 있다. 직장인들은 바쁘게 살아가는 인생에서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다 지친 상태로 이곳을 찾는다. 그리고 이곳의 우아하고 지적인 분위기에 재충전을 경험한다.


최인아 대표는 자신이 일해온 업의 본질을 기존과 다른 방식인 책방으로 구현하고 있다.

최인아 책방.

<동아일보>에 객원 논설위원으로 쓴 칼럼에서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한마디로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위해, 내 커리어를 위해 일하고 결과로 회사에 기여하라는 거다. 이쯤에서 조금 위험한 발언을 해야겠다. 혁신은 조직이 하는 게 아니라 개인이 하는 거라는 것을. 스스로 움직이는 자각된 개인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의 결과로 혁신이 일어나는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지금부터의 조직관리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춰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개인 역시 월급을 받는 대가로 회사 일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나의 일’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조직원이기 이전에 개인이고 나 자신이므로. 혹시 많은 기업이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그들을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조직원으로 대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니 설령 회사가 나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크게 스트레스받지 말자. 알아주면 고맙지만 결국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일하고 결과로써 조직에 기여하는 것이니.


- “[동아광장/최인아] 내 커리어를 위해 일하고, 결과로 회사에 기여하라”, 〈동아일보〉, 2019.5.18

트레바리 안국동 지점

김상헌(1963년생)은 2007년 LG그룹 법무팀을 나와 네이버에서 대표를 역임한 후 2017년 3월 퇴사했다. 인생에 걸쳐 두 번의 큰 전환을 한 셈이다.


2018년 1월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그는 안국동 건물을 매입해 문화공간을 열었다. 1층은 한국을 소개하는 영어 원서가 전시돼 있는 카페이고, 2층과 3층에는 ‘트레바리’를 입주시켰다. 4층과 5층은 그와 배우자가 함께 쓰는 공용 사무실과 자택으로 꾸몄다.


김상헌 전 대표가 트레바리를 입주시킨 것은 단순히 건물주의 임대 사업이 아니다. 시니어와 밀레니얼 세대의 창의적 경계인들이 일과 삶에서 각자의 자원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트레바리 안국동 지점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밀레니얼 세대가 열광하는 핫플레이스를 만든 이들 중 40대, 50대, 60대들이 있음에 주목했다. ‘매거진 B’와 독립서점 ‘스틸북스’, 한남동의 핫플레이스 ‘사운즈한남’ 등을 만든 조수용 카카오 대표는 40대 중반이며, 서촌의 핫플레이스인 통의동 ‘보안여관’의 최성우 대표는 50대 후반이다.


김 소장은 이들이 변화하는 시대에도 성공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매거진B. 출처 : 매거진B홈페이지

보안여관(우). 출처 : 보안여관 홈페이지

변화는 거부한다고 해서 멈춰지는 게 아니다. 변화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변화는 거부할 게 아니라 인정하는 자세면 충분하다. 변화를 다 따라가라는 게 아니다. 다만 그걸 따라 하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을 공격하지는 말아야 한다.


이런 사람이 진짜 어른일 수 있다. X세대 중에서도 영포티, 베이비붐 세대 중에서도 뉴식스티는 나이가 들었지만 변화를 받아들인 사람들이다. 노인 세대 중에서도 변화를 받아들인 새로운 노인들이 있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주목할 사람들이다.


- “밀레니얼 세대를 열광시킨 ‘어른들’”, 〈비즈한국〉, 2019.6.10

자신의 소명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자기 삶을 디자인할 수 있다면 세대를 넘어 소통하면서 인생의 황금기를 지속할 수 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갈수록 길어지고 직업의 평균 수명은 짧아지는 밀레니얼 시대에 ‘평생직장’과 ‘은퇴’라는 용어는 곧 사라질 것이다. 자신의 소명과 정체성을 다른 일과 삶의 방식으로 이어갈 뿐이다.


이 창의적 경계인들은 자신이 다녔던 직장과 직업의 한계를 넘고 직장 상사로서의 지위도 벗어던졌다. 그리고 영역과 영역, 세대와 세대,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고 소통하면서 ‘자기다운’ 삶에서 행복을 찾는다.

"조직이 아니다. 창의적 개인이 세상을 바꾼다." - <밀레니얼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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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1초를 아껴주는 정성 | 도서출판 길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