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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가 안 좋아지는 결정적 이유 1위

말만 하면 서로를 자극하다

누가 옳고 그른지만 따지려 했습니다.

남편: “애가 학교에 들어간 뒤로 계속 감기 기운이 있잖아. 선생님이 문제 있다는 거 당신은 정말 모르겠어?”


아내: “선생님 혼자 그 많은 학생을 돌보느라 고생하는데 당신은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남편: “애가 이렇게 골골거리는데 왜 선생 편을 들어?”


아내: “편드는 게 아니야. 난 오히려 당신이 쓸데없이 이것저것 탓하는 것 같아.”


남편: “당신은 매번 남의 편만 들지. 한 번도 내 편에 서준 적이 없잖아.”


아내: “자기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굴어놓고 또 남 탓이야?”


지윤 씨와 대한씨는 두 아이가 학교에서 번갈아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오는 바람에 집에서 이런 논쟁을 자주 벌였다. 대한씨는 툭하면 아내에게 “애가 왜 계속 열이 나지?”라고 물었고 지윤 씨는 남편이 괜한 트집을 잡는 것 같아 짜증이 났다.


“학교에 보내면 원래 한 번씩 아프고 그래. 마스크 쓰고 온 애들도 아프던데 우리 애들이야 오죽하겠어.” 그녀가 짜증을 부리는 데도 이유가 있었다. 벌써 몇 번째 똑같은 얘기를 하느라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생트집을 잡는 게 당신인가, 나인가

부부 갈등 대부분은 ‘대화’로 시작된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서로 툭툭 내뱉는 한마디와 논점 없는 말다툼이 쌓이면 결국 관계의 초점을 잃게 된다.


사실 사례 속 부부는 거친 말을 주고받았지만 내면의 가장 핵심적인 두려움과 기대를 터놓고 이야기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아이가 병이 나자 엄마인 지윤 씨는 불안하고 어쩔 줄 몰랐고 남편이 그에 관해 물을 때마다 정곡을 찔린 느낌이었다. 불안할수록 진심을 드러내기가 무서워서 대한 씨처럼 걱정하는 바를 밖으로 표출하거나 요구 사항을 제시하지 못했다.


대한 씨는 아내가 자기만큼 이 일에 몰입하지도 걱정하지도 않는 모습을 보며 ‘아내는 나만큼 아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니 내가 그 중요성을 더 과장되게 드러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강력하게 말했는데 그때마다 지윤 씨는 불안감이 증폭됐고 남편의 말을 신뢰할 수 없었다.

결국 부부는 무한 순환에 빠졌다. 한쪽은 ‘저 사람 지금 통제력을 잃을 것 같아. 신뢰할 수 없어’라고 생각했고 다른 한쪽은 ‘저 사람은 나만큼 이 문제를 중시하지 않아’라고 여겼다.


지윤 씨는 모든 상황의 균형이 깨질까 봐 남편이 그만했으면 했고 남편의 말 때문에 무력감이 드는 것도 싫었다. 하지만 대한 씨는 아내를 이해할 수 없었고 지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에 한바탕 지적을 통해 지윤 씨를 깎아내렸다.


결국 두 사람 사이에는 좁히기 어려운 틈과 오해가 생겼다.

학술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부정적 상호작용의 고리negativeinteraction loop’라고 한다.


이 순환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대한 씨가 “애가 학교에 들어간 뒤로 계속 감기 기운이 있잖아. 선생님이 문제 있다는 거 당신은 정말 모르겠어?”라고 물어본 의도는 ‘내가 보기에 선생님이 잘 돌보지 않아서 아이가 자꾸 감기에 걸리는 것 같아. 정말 속상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일 것이다.


“당신은 모르겠어?”를 “내 생각엔”으로 바꿔 말하면 이 문제에서 아내의 참여도는 낮추면서 동시에 아내에게 생각해볼 여유를 줄 수 있다. 처음부터 아내를 ‘참여형 대화법’으로 끌어들이면 아내는 어떤 부분에서는 반드시 명확하게 응대해야만 하는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 남편의 말에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 대답해야만 하는 것이다.


소통이 인정과 부정, 옳고 그름, 흑과 백을 표명하는데 갇혀버리면 논쟁과 반박으로 변질하기 쉽다. 그리고 논쟁이 한번 부정적인 순환을 타게 되면 상대방이 멀게 느껴지고 서로의 진심에 닿기 더욱 어려워진다.


부정적 상호작용의 고리를 풀지 못하면 오랜 시간 함께 지내 서로를 충분히 아는 사이라 해도 상대방이 진짜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얼마나 많이 어긋나고 부딪혀야 진심에 닿을 수 있을까? 모든 커플은 확률에 도박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넌 정말 모르겠어?” “너 어떻게 할 거야?” 식의 화법을 “우리 어떻게 할까?” “우리 대안을 생각해 보자”로 바꾸는 것이다. ‘너’를 ‘우리’로 바꾸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의 조력자가 될 수 있고 나아가 관계의 지뢰를 피하면서 소통의 초점도 맞출 수 있다.

부부, 가족, 친구,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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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1초를 아껴주는 정성 | 도서출판 길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