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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영화 캐스팅 1순위 배우들 있다" '킹덤' '반도' 안무가

한국 유일의 본브레이킹 댄스팀 센터피즈 소속 전영

영화 '곡성'을 시작으로 영화 안무가로 활동

파이낸셜뉴스

본브레이킹 댄서이자 영화 안무가로 활동하는 전영(본인 제공) /사진=fnDB

“좀비물에 1순위로 캐스팅되는 배우들이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의 전영 안무가의 말이다. 한국 유일의 ‘본브레이킹’ 댄스팀 ‘센터피즈’ 소속인 그는 영화 ‘곡성’의 김환희 아역배우 안무를 시작으로 영화·드라마 안무가로 활동 중이다. '부산행' '염력' '킹덤' '죄많은 소녀' 등을 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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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 보도스틸(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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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염력' 보도스틸(뉴 제공) /사진=fnDB

“K-좀비는 해외 좀비보다 더욱 공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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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 보도스틸(뉴 제공) /사진=fnDB

전영 안무가는 서면 인터뷰에서 “‘부산행’ ‘창궐’ ‘킹덤’에 다 참여했을 정도로 좀비 동작 소화력이 뛰어난 배우들이 따로 있다”고 귀띔했다. “본브레이킹 멤버들은 ‘킹덤’에는 출연하지 않았다. 앞서 ‘부산행’에서는 본브레이킹을 가미한 동작으로 해외 팬들을 놀라게 한 적 있다. 하지만 ‘킹덤’의 좀비는 ‘부산행’의 좀비와 스타일이 달라 본브레이킹을 가미한 동작이 맞지 않았다.”


시즌2의 좀비 군단에는 1,300여 명의 배우와 보조 출연자 3,000명이 동원됐다. 대부분 시즌1에 참여한 이가 다시 합류했다. “시즌2에서 오디션을 통해 새롭게 뽑은 인원도 있었다. 새로 합류한 이들은 시즌 1의 동작들을 위주로 트레이닝 했다. 사전 트레이닝은 일주일에 1회, 총 6주가량 진행했다. 반장 역할을 하는 대표 배우가 현장에서 안무 동작을 연습하고 가르치며 이끌어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보도스틸(넷플릭스 제공) /사진=fnDB

현장에서 합류하는 보조 출연자들의 경우 영상을 통해 훈련했다. 기본 걸음걸이와 달리기, 먹잇감을 발견했을 때 반응, 먹잇감을 물어뜯을 때 등의 동작이 담겨 있는 영상이다. 대규모 전투 신에서 액션 감독이나 좀비 단역 중 반장들이 보조 출연자들의 전체 동작을 지휘했다.


“해외 좀비물은 힘든 동작을 CG로 처리한 장면이 많다. 분장에도 힘을 많이 준다. 하지만 한국의 좀비물들은 오랫동안 트레이닝을 받은 배우들과 액션 팀이 대부분의 동작을 직접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국의 좀비들은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띈다.”


한국형 좀비인 ‘K-좀비’로 통하는 ‘킹덤’ 속 ‘생사역’은 먹잇감을 향해 무리를 지어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모습으로 공포를 자아낸다. 밤에만 활동했던 시즌1과 달리 시즌2에서는 그 수도 늘고, 낮에도 활동하게 되면서 동적인 움직임이 늘었다.


“시즌1의 좀비는 밤에만 움직이기에 몽유병을 모티브로 안무했다. 반면 시즌2에서는 그 수도 늘고 낮 동안 무리 지어 군집체로 활동한다. 시야도 더 확보되고 피 냄새도 더 잘 맡게 돼 더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지형지물도 활용해 동작의 스케일이 커 보인다.” 시즌2 후반부 궁궐에서 기와에 오르기 위해 켜켜이 쌓이는 좀비 무리라든지 시즌2 초반부 좁은 수로에서 떼를 이뤄 장애물을 부수고 밀려 들어오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시즌2에서 가장 공들인 안무 장면은 무얼까? 그는 3화 오프닝인 수망촌 역병 환자를 상대하는 왜군 신을 꼽았다. “박인제 감독님의 레퍼런스를 참고삼아 동작을 디자인할 때 나이대가 어리면서도 마샬아츠(무술)에 유능한 인재를 수소문한 적이 있다. 마샬아츠를 접목한 시연 영상 덕분에 멋진 장면이 만들어진 것 같다.”

희소성이 경쟁력이 되다 “뒤늦게 시작한 춤, 내 장점 발견했다”

본브레이킹은 관절을 비틀어 추는 춤이다. 인간의 한계치를 넘어선 관절 비틀기 등의 동작은 놀라움과 기괴함을 자아낸다. “좀비는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생명체다. 보통 사람들의 움직임과 전혀 다른, 초월적이거나 기괴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본브레이킹이라는 장르는 이처럼 괴물이 등장하는 ‘크리처물’에 가장 부합하는 장르 같다. 모든 것을 기괴하게 표현할 수 있다.”


센터피즈 6년차인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춤을 시작했다. 힙합 아티스트와 협업한 공연과 뮤직비디오 출연 등의 활동을 했다. “남들보다 늦게 춤을 시작했지만, 나의 신체가 굉장히 유연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활용해 많은 장르의 춤을 배웠다. 그러던 중 해외 영상을 통해 본브레이킹을 알게 돼 수련했다. 유연함을 더 강력한 무기로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전영 안무가가 온라인에 올려놓은 영상을 보면 관절 건강이 걱정될 정도다. 그는 본브레이킹을 추려면 “유연성이 기본”이라며 “누구나 연습을 하면 기본 동작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기본 동작을 활용하는 댄서들도 늘고 있다. 물론 관절에 무리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아무리 타고난 유연성을 갖춰도 인간의 신체 한계점을 넘어 무리하게 사용해 입게 되는 데미지가 크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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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반도' 보도스틸 /사진=fnDB

‘킹덤’ 이후 관객을 만날 신작은 올여름 개봉하는 ‘부산행’ 후속편인 ‘반도’다. 그는 신작과 관련해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다”며 “지금껏 본적 없는 또 다른 움직임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화나 드라마 속 동작을 안무할 때 특별히 중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제3자의 시선”이라고 답했다. “영화, 드라마 업종과 전혀 무관한 지인의 아이디어에도 귀 기울이는 것이다. 대중의 눈에 나의 동작에 어떻게 보이는지, 대중의 눈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캐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신진아 기자 jashi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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