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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적정액 계산법…전문가도 손 젓는 금액은?

이투데이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김모(34·여성) 씨는 지인의 결혼 축의금으로 5만 원을 낼지, 10만 원을 낼지 한참을 고민했다. 요즘 기본은 10만 원이라지만, 여기저기 나갈 돈이 많아 사정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을 대변하듯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축의금 액수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밥값보다 덜 내니 되려 욕먹네

지난 21일 블라인드 결혼생활 게시판에는 ‘어제 선배 결혼식 축의금을 5만 원 했는데 잘못한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선배가 ‘5만 원 한 거 맞느냐. 내가 너한테 서운하게 한 거 있느냐’고 말하더라”며 “바쁜데 시간 내서 가줬더니 겨우 한다는 소리가 이거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결혼할 때 (선배를) 부를 생각도 없고 작은 회사라 참석 안 하기도 난처해서 갔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선배가 ‘밥값이 8만8000원인데’라고 했다”며 “밥값이 얼마인지 사전에 몰랐지만, 미리 알았더라도 5만 원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연을 두고 직장인들은 5만 원은 적다는 의견과 직장 동료 간 적정한 수준이었다는 글이 팽팽히 맞섰다.


축의금을 놓고 사이가 틀어졌다는 사연은 올해 6월에도 토론 거리가 된 바 있다. 계약직 동료 직원으로 일하다 퇴사 후 결혼 소식을 듣고 낸 축의금 5만 원이 문제가 됐다. 사연자 B 씨는 “계약직으로 같이 일하던 다른 친구가 왜 축의금을 5만 원만 했냐고 언니(결혼식 당사자)가 실망했다는 소리가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사연자는 다른 친구에게서 “이왕 계속 볼 사이인데 10만 원 했으면 좋았지 않았겠냐”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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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고물가에 축의금 부담 커져

최근 고공행진 하는 물가 때문에 축의금의 액수도 늘려야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결혼 정보회사 듀오가 발표한 ‘결혼비용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총 결혼식 비용은 4719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4346만 원)보다 약 400만 원 정도 올랐다. 물가 인상의 영향으로 올해 결혼식 비용도 증가한 셈이다.


물가 인상에 따라 축의금도 올리는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아직 5만 원이 문제 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듀오가 4월 미혼남녀 3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 이런 경향이 확인된다. 적정 축의금 액수를 물었더니 ‘5만 원’이 48%, ‘10만 원’이 40%로 조사됐다. 평균은 7만9000원이었다. 적지 않은 사람이 5만 원과 10만 원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아직도 5만 원이라고 답한 사람이 절반가량이나 됐다.


무엇보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축의금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경조사비로 10만 원을 지출할 경우 한 달에 경조사 두 번만 다녀와도 20만 원이 훌쩍 날아간다.


고물가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며 축의금 상승이 부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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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친구와 지인 구분으로 적정 액수 계산

축의금은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또는 관계의 친밀도에 따라 정해진다. 재력이 넉넉한 경우 수십만 원을 내도 부담되지 않지만, 취업준비생이나 사회초년생일 경우 10만 원에도 가계부가 구멍 나기 마련이다.


적정 축의금은 얼마일까. 김경필 재테크 분야 작가는 논쟁적인 이 물음에 명쾌한 답변을 제시한다.


김 작가는 KBS 통합뉴스룸ET에 출연해 “우리가 청첩을 받았을 때 보통 친구는 10만 원, 지인은 5만 원이라 사회통념이 있다”며 “친구하고 지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우리 어머니나 부인 등 가족이 이름을 알면 친구고 모르면 지인”이라고 말했다.


경조사 중에도 어필형과 방어형이 있다고 한다. 어필형은 통념보다 많이 할 때를 말하며, 대부분 고민은 방어형에 경조사에서 일어난다. 방어형 경조사에선 친구와 지인을 구분해 사회적 통념상의 축의금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흔히 축의금은 5만 원, 10만 원, 15만 원, 20만 원, 30만 원 단위로 움직이는 게 암묵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20만 원과 30만 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라운드 피겨’(뒷자리가 0으로 끝나는 숫자)라 쉽게 받아들여지지만, 최근 7만 원은 거의 내지 않는 단위가 됐다.


김 작가는 이 틀을 벗어나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7만 원을 하게 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왜냐하면 5만 원을 해야 했었는데 내가 조금 돋보이려고 2만 원을 더 넣었다 해도 친구는 고마워하는 게 아니라 ‘10만 원 하기는 아까웠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투데이/김우람 기자 (hur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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