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문 밀려드는데...물량 부족에 가격 인상, 생산 중단까지 ‘비상’
“2022년 말까지 품귀 현상 지속”
PC, 노트북, 자동차 등 가격 상승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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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몸값이 오르고 있다. 자동차와 5G 스마트폰 등 반도체 수요는 급증한 반면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전자제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트북과 자동차, PC 등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 속이 타들어 간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반도체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100년 넘게 운영한 브라질 공장 3곳을 폐쇄한 데 이어 미국 루이스빌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공장 추가 폐쇄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하자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공급업체에 1년치 물량을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 핵심 부품인 반도체 주문량을 줄인 것이 화근이었다.
PC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는 수요에 맞는 공급량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PC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시장 상황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 업체인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PC 수요는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 NXP도 반도체 부족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VLSI리서치의 리스토 푸하카 사장은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능력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파급효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 주문 지연, 급기야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번질 수 있어서다.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게 더 큰 고민이다. WSJ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술을 갖춘 반도체 공장조차도 기존 주문량을 맞추기 버거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김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구형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올해 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며 “2022년 말까지 반도체 품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긴 생산주기를 가진 반도체의 특성상 설비투자에 나선다고 해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자동차용 반도체나 5G, AI 등 최첨단 기술에 필요한 칩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기 어려워 단기간 내에 공급량을 비약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이투데이/최혜림 기자( 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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